대청호오백리길 답사후기

추억 속의 꽃님이식당과 방축골

돌까마귀 2023. 2. 3. 11:46

언   제 : 1986년 5월 5일 어린이 날

어디서 : 충청남도 대덕군 동면 신촌리 방축골에서

누구와 : 1977년생 아들과 1980년생 딸 그리고 1952년생 마나님과 함께

 

대전시상수사업본부 대청호수질관리소가 생기기 전, 공휴일 영업만 하던 '꽃님이식당' 전망바위에서

지금의 대청호수질관리소 옆에서

"오빠하고 나눠 먹어라~"

당시 대청호에는 '가두리양식장'이 하나 둘 생겨 '이스라엘 잉어'라 불리던 향어를 키우기 시작하였고, 전국의 강태공들이 몰려와 '떡밥'미끼를 뭉쳐 단 '멍텅구리 낚시'가 유행하였었는데,  밤샘 낚시꾼들의 부탁으로 이곳 신촌동 방축골에는 '꽃님이식당'이,  직동 냉천에는 '할매집'이 문을 열어 매운탕을 곁드린 백반을 팔기 시작했다.

 

특히 꽃님이식당은 수몰지구 보상을 많이 받은 노부부와 아들 내외가 개량형 한옥에 살며 휴일에만 문을 열었는데, 젊은 아들이 '코란도'를 타고 전국을 다니며 사냥한 멧돼지와 사슴을 지인들에게만 연락하여 파는 방법으로 인기를 끌었었다. 88올림픽과 93엑스포를 거치며 손님이 늘어나자 단층 주택을 허물고 그 자리에 2층 건물을 짓고 산자락 전망 좋은 구석 구석에 원두막을 지어 아베크족들을 끌어드려 대단한 호황을 누렸었다. 그러다 위 사진을 찍은 전망바위 바로 옆에 있던 증조부 묘지를 뒷산(남쪽)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10여명이 둘러 앉을 수 있는 원목 정자를 짓고, 좁은 마당을 넓히느라 방축골 길에 바짝 붙여 축대를 높이 쌓고 능선을 깎아 평지를 만들어 잔디를 심고, 태국에서 수입한 요상한 석물들이 잔뜩 서 있는 곳 곳에 파라솔을 펼친 식탁을 여러개 배치하여 필리핀 벤드와 보컬 공연까지 펼치며 잠시 호황을 누렸으나, 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어렵게 버티다가 결국 문을 닫고 경매에 넘어가 다른 사람이 다시 문을 열었으나 견디지 못하고 또 다시 경매를 거쳐 모 종교단체에서 낙찰을 받아 수련원을 계획했으나 종중 소유의 뒷산 매입에 실패하자 오랫동안 방치되다가 지난 2022년에 새 주인이 인수 받아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새 단장하여 다시 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