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 온 글, 토론, 강의, 역사와 전통 165

시어머니 없는 첫 명절, 19년차 며느리의 다짐

며칠 후면 설이다. 지난 1월, 폐렴으로 응급실에 가셨다가 갑자기 시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처음 맞는 명절이다. "나는 이제 엄마가 없어." 어머님 장례를 치르고 돌아오면서 남편이 나직이 내뱉은 말이다. 미리 경험하신 분들의 말대로 장례를 치를 때는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슬퍼할 여유가 없었다. 모든 것이 선택의 연속이었다. '영정 사진은 준비한 것을 그대로 쓸 것인가, 큰 액자에 확대해서 넣을 것인가. 영정 주변을 장식할 꽃은 얼마짜리로 할 것인가. 수의는 어떤 것으로 할 것인가. 화장한 유골을 넣을 유골함은 기본 옵션으로 할 것인가 진공 기능이 있는 것으로 할 것인가, 그 중에서 어떤 디자인으로 할 것인가 같은 제법 장례와 관계가 있는 것 같은 일부터 손님을 맞을 음식은 육개장이 나을까, 시래기 우거지국..

설날 이야기

남녀 뒤섞여 밤새 먹고 마시고 놀았다…오늘만 통행금지 해제요 풍요롭고 떠들썩했던 18세기 서울의 설날 “집집마다 향기로운 술 넘쳐나고(家家椒酒酒千壺), 쇠고기 구이, 양고기 찜, 폭죽 모두 준비됐지(牛炙羊烹爆竹俱). 반백 노인은 차례술 고통스레 들이키고(老者斑白耐屠蘇), 소년은 의기양양 장군, 멍군 외치네(少年意氣覓呼盧).” 숙종때 학자 김창흡(1653~1722)의 문집인 에 수록된 ‘설날한탄(新歲歎)’이란 시의 일부다. 김창흡의 글에서 묘사된 18세기 전후 한양의 설날풍경은 조선이 가난하고 낙후됐다는 통념을 허문다. 그가 살던 시절의 설날은 풍요롭고 활력이 넘치는 모습이다. “남여 길 위에서 만나 서로 새해인사를 건네니(都人士女途中賀), 이날 만은 모두 즐거운 표정들(是日顔色兩敷腴). ··· 금천교에서..

우리나라 산줄기에 대하여

산경표(山經表) 필사본. 저자는 조선 후기의 실학자 여암 신경준 (申景濬1712~81)이라고 전해왔으나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이 신경준의 저술인 '동국문헌비고(東國文獻備考)'의 여지고(輿地考)와 산수고(山水考)를 바탕으로 하여 편찬된 것임은 분명하다. 내용 구성을 보면, 백두산을 시작으로 하여 1개의 대간과 1개의 정간(正幹), 13개의 정맥(正脈) 등으로 조선의 산줄기를 분류했는데, 이는 지금의 우리나라 산맥 분류 체계와 전혀 다르다. 15개의 산줄기는 백두산으로부터 금강산·오대산·태백산 등을 거쳐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白頭大幹) 장백산에서 시작하여 함경북도 동쪽을 향하는 장백정간(長白正幹) 백두대간의 낭림산에서 시작하여 평안도의 강계·철산·용천을 거쳐 의주에 이르는 청천강 북쪽의 청북정..

기맥과 지맥의 분류방법

기맥이나 지맥 등 산줄기에 격을 부여하는 것은 산경표에 나오는 1대간 1정간 13정맥의 격은 그대로 유지하고 산경표에서 후손들에게 유보한 흐름은 있으되 산줄기 이름이 없는 산줄기에 대해 이름을 짓는 것이다 모산줄기에서 분기된 산줄기의 길이가 100km 이상 되는 산줄기를 기맥으로 건장한 사람이 하루 이상 주파할 수 있는 30km이상 100km미만의 산줄기를 지맥으로 건장한 사람이 하루정도면 주파할 수 있는 10km이상 30km미만의 산줄기를 단맥으로 하자 그리고 10km미만의 산줄기는 그 모산줄기에 포함하는 것으로 보자 그리고 특별한 경우만 여맥이라는 표현을 쓰자 이렇게 용어정립을 하고나니 대한민국 산줄기는 다 망라가 된 것이다 그런데 항간에서는 100km이상 되는 중후한 세를 가진 산줄기도 지맥 미미한..

외제차 후드 위에 쇳덩어리 조각상…근데 그거 뭐지?

고급 승용차 후드에 튀어나와 있는 ‘그거’ 후드 오너먼트(hood ornament), 모터 마스코트 오너먼트는 장식품이란 뜻으로, 크리스마스 트리에 다는 알록달록한 장식품도 오너먼트라고 부른다. 후드 오너먼트는 단어 뜻 그대로 자동차의 후드(보닛) 위를 장식하는 물건 되겠다. 한국에서는 후드 장식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차량 전면의 그릴이나 후면 트렁크 문에 붙어있는 제조사의 로고는 엠블럼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롤스로이스나 재규어 같은 몇몇 고가 브랜드는 차 후드 위에 입체적인 엠블럼, 후드 오너먼트를 장착한다. 후드 오너먼트의 시작은 실용적인 용도였다. 초창기 자동차는 라디에이터 캡이 후드 위로 노출돼있었는데, 캡에는 온도계가 달려 있어 냉각수의 온도와 라디에이터의 과열 여부를 한눈에 파악할..

‘올드보이’에서 오대수 때문에 고생 많았던 친구 근황

데뷔 30년 만에 첫 주연작을 맡은 배우 지대한의 ‘장인과 사위’ 2월 15일 개봉예정 우리에게 친숙한 '오대수 친구 & 병진이 형' 감독 / 박찬욱, 출연 / 최민식, 유지태, 강혜정, 김병옥, 오달수, 이승신, 윤진서, 유연석, 오광록...지대한... 영화 ‘올드보이’에서 ‘오늘만 대충 수습하고 사는’ 친구 오대수가 말썽을 부릴 때마다 경찰서로 달려가주던 찐친이 있었다.실종되었던 오대수가 15년 만에 돌아왔을 때도 기꺼이 곁을 내주고 그의 복수를 돕는 의리남이었다. 어디서 많이 봤는데 이름은 모르는 배우, 그의 이름은 김병진이다? 그러고 보니 영화 ‘해바라기’에서 김래원이 피날레에서 오열 연기를 하기 직전 ‘병진이 형’에게 나가있으라고 하는 장면은 오랫동안 ‘밈’으로 사랑받고 있다. 그래서 이름이 병..

70년대를 넘어 울분의 80년대 신문 화보

아래 사진들은 수원역 대합실에서 '경인일보 지령15,000호 기념전시회'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5.16 쿠데타 남북적십자회담 10월유신 10.26 박정희 대통령 서거 12.12 군사쿠테타 6.10항쟁 노태우 항복 야권후보 분열-1노 3김-노태우 당선-3당 야합-김영삼 당선 가슴아픈 사건들-때 죽음 추억의 모습들 / 수인선 협괘열차 귀성전쟁 / 그래도 고향가는 길은 좋다 한여름의 추억 / 광교수영장 미스코리아 경기지역 예선 / 상품에 주목

“멀쩡한 부산대서 치료받고 올라갔시믄 좋았을 긴데…”

2024년 1월 하순, 지금 부산의 민심은? ● 이제 고마 젊은 사람이 정치해야 안 되겠나 ● 한동훈 물건 되겠데이, 윤통보다 잘하더구마 ● 떨어진 사람 자꾸 내보내니 또 떨어지는 기라 ● 해운대라고 무조건 여당 편들지 않는다 ● 문통이 부산 위해 일했나, 북한 위해 일했지 황령산에서 내려다 본 부산시내 전경. [지호영 기자] 1월 초순 수도권에는 매서운 북풍한설이 예고돼 있었지만, 부산 해운대 동백섬에는 봄의 전령 동백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다. 해운대 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양지바른 곳에 자리 잡은 동백나무는 매일같이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듬뿍 받아서인지 꽃망울을 일찌감치 활짝 터뜨려 초봄 분위기를 자아냈다. 동백꽃이 한반도에 곧 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전령이라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

영화 "길위에 김대중"이 던진 메시지

다큐멘터리영화 "길위에 김대중"은 (고)김대중 대통령님의 삶을 사업가시절, 청년정치가시절, 재야인사시절 그리고 미국에서 귀국하여 정치가로 다시 복귀하기까지 정공법으로 덤덤하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어쩌면 이미 대부분 아는 이야기라서 지루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큰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은 김대중 대통령의 삶 자체가 워낙 드라마틱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 속에서 ‘존엄’을 포기치 않은 한 인간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에서 소개되는 김대중, 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의 상반된 삶은 사뭇 흥미롭다. 5.16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는 남로당과 연관된 과거를 지우려 반공을 정체성으로 삼고, 경제성장을 빌미로 민정이양의 약속을 미루며 장기집권을 이어가다가 결국 부하가 쏜 총에 맞아 비명..

“다들 속았다” 사먹는 ‘생수’, 수돗물보다 더러울 줄이야

“왜 수돗물을 마셔요?? 문제가 없다고 해도 굳이 마실 필요가 있나요. 찝찝하게.” 수돗물 마시는 데 대한 인식이다. 수돗물 대신 선택하는 물은 사서 마시는 샘물, 생수다. 그런데 수돗물이 알고 보면 생수보다 더 깨끗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생수를 마시는 건 비용도 들지만, 환경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우리가 쓰는 플라스틱 페트병 쓰레기 대부분이 생수병에서 오고 있다. 연간 56억 개에 달하는 생수병 쓰레기가 쏟아지는 중이다. 돈도 쓰면서 쓰레기도 양산하고, 거기에 오히려 수돗물이 더 깨끗하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온 셈. 수돗물에 대한 과도한 불신이 생수 소비를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종대 자연형 수처리 연구실에서 11종의 생수와 다중시설의 수돗물, 가정의 수돗물을 비교한 결과 5종..

잠수함 이름이 왜 ‘홍범도함’일까?

해군 함정, 무기이자 문화와 정체성 상징 잠수함 명칭, 해양 국난극복 및 독립운동가 이름 붙여 홍범도함, 해외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민족 자긍심 반영 모든 무기에는 이름이 있다. 그런데 육.해.공 3軍마다 무기 이름을 짓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 그중 해군의 무기 작명법은 독특하다. 해군은 대표적인 무기로 함정을 가지고 있는데, 이름마다 상당한 의미가 있다. 해군은 함정을 단순한 무기로만 보지 않고 자신들의 문화와 정체성으로 간주한다. 장기간 함정에서 생활하는 까닭에, 해군에게 함정은 무기이자 생활의 기반이고 존재의 근거가 된다. 함정에는 구축함, 호위함, 초계함, 잠수함 등이 있다. 해군에겐 함정을 진수할 때마다 나름의 작명 규칙이 있다. 구축함은 광개토대왕과 같은 역사적 영웅과 국난극복에 헌신한 인물의 ..

청남대 앞 대청호 무인도 큰섬·작은섬의 비밀

주소지는 대전시 소유는 충북도 대전 대덕구가 황호동 큰섬·작은섬 소유권을 찾아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대덕구 황호동의 행정주소는 대전이지만 실소유는 충북도이기 때문이다. 대청호 무인도 큰섬·작은섬은 충북 청남대 인근에 위치한 곳인데 청남대 개방으로 정부가 청남대와 함께 일부를 충북도에 넘겨주면서다. 당시 어떤 형태로 황호동이 충북도로 이관됐는지를 확인할 필요성이 있고 이관 방법에 따라 구가 취할 전략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워낙 오래전 일이라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3일 구와 충북도 등에 따르면 청남대는 지난 1983년 전두환정부부터 2003년 국민의정부까지 사용된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 별장이다. 충북 청주 상당구 문의면에 소재했으며 2003년 취임한 노무현 대통령이 민간 개방을 선언, 소유권을 ..

2024년 1월, 박은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의 과거 SNS글

5.18의 아픈 기억 때문에 신군부와 맥을 같이하는 정치집단에 반감이 큰 광주에서 태어나, 건국대통령의 과오만 서술해 놓은 교과서를 보며 자란 나는 이승만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해방전후사의 인식’ ‘백년 전쟁’같은 컨텐츠에서 볼 수 있는 교묘하게 짜여진 퇴보좌파/수정주의 역사관에 찌들어 민주당만을 지지하던 2014년... EBS에서 방영된 허동현 교수님의 ‘21세기에 다시 보는 한국근현대사’를 보고 마치 매트릭스의 모피어스가 건넨 진실의 빨간약을 먹은 듯 큰 충격을 받았다. 나의 역사인식이 「특정 정치집단이 추구하는 이념을 지지하도록 필요한 사실만 선택주입된 결과물이구나」 하는 일종의 배신감이 들어 닥치는 대로 세계사 관련 책들을 읽고 부족한 부분은 인터넷을 참고해가며 공부하게 ..

늙으면 왜, 음식을 흘리며 먹을까

입둘레근 강도 청년보다 2배 약해…‘선 삼킴, 후 토크’가 미덕 “아니, 왜 당신 식사한 자리만 지저분한 거야? 이거 봐 이거 봐, 음식 흘린 거!” 안 보는 척 식탁 밑을 보니, 내 자리만 음식 파편이 가득하다. 턱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하다. 회식 때는 더 가관이다. 휴지가 없으면 처리가 안 될 정도로 음식물 파편이 뛰쳐나온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이비인후과 채성원 교수에 따르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단다. 젊은이와 노인의 구륜근(입둘레근) 강도와 지구력을 비교해보니, 노인의 경우 거의 두 배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음식을 먹을 때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게 막는 덮개가 부실하니, 입속 내용물이 쉽게 뚫고 나올 수밖에 없다. 회식은 단순히 밥만 먹으려고 모이는 것이 아니다. 대화와 함께해야 진정한 회식..

김여정 “안보 불안 일상사 된 건 尹 공로…文처럼 영특하지 않아 수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2일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 “안보 불안이 대한민국 일상사가 된 것은 전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공로”라고 비난했다. 윤 대통령의 적대적인 태도가 자신들의 군비 증강을 정당화하는 명분이 됐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영특하지 않아 수월하다고도 했다. 김 부부장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신년 메시지’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윤석열이 1일 발표한 이른바 신년사라는 것을 보면서 가뜩이나 어수선한 제 집안에 ‘북핵·미사일 공포증’을 확산시키느라 새해 벽두부터 여념이 없는 그에게 인사말 겸 지금까지 세운 공로를 찬양해주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조선반도의 안보형세가 당장 전쟁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매우 위태로워지고 안보불안이 대한민국의 일..

1987년 대한항공 K-858기 실종, 2020년 미얀마 해저에서 잔해 발견

전두환 정권, 한 구의 유해도 찾지 못한 채 사건 발생 열흘 뒤 서둘러 수색 중단 제13대 대통령 선거일을 보름쯤 앞둔 한국시간으로 1987년 11월 29일 오후 2시 1분 미얀마 안다만 상공에서 사라진 KAL 858기 실종 사건은 국민에게 메가톤급 충격을 줬습니다. 외국인 2명을 포함한 탑승객 115명이 탄 KAL 858기는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을 떠나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를 경유해 다음 기착지인 태국 방콕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비행기가 감쪽같이 사라졌지만 전두환 정권은 사건 직후 대한항공과 함께 KAL 858기가 테러에 의해 공중 폭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전두환 정권은 먼저 중간 경유지인 아랍에미리트 공항에서 내린 15명의 외국인 탑승자 명단 가운데 일본인 국적의 하치야 신이치와 하치..

“내가 ‘마루타’를 보았다… 일본이 한국에 사과해야 마땅”

731부대의 만행 증언한 시미즈 히데오씨 “큰 병에 사람을 통째로 넣어 포르말린으로 보존하고 있었다. 신체 일부를 절단해 유리병에 넣기도 했다. 임신부의 배를 갈라, 태아가 밖에서 보이도록 한 포르말린 병도 목격했다.” 지난달 14일 일본 나가노현에서 만난 시미즈 히데오(清水英男)씨는 “엄마의 배 속에 있는 태아마저 포르말린에 넣고…”라는 대목에서 잠시 말을 멈췄다. 그는 ‘731부대의 마지막 증언자’다. 전날 도쿄 신주쿠에서 고속버스와 완행버스를 갈아타고 6~7시간 걸려 도착한 나가노현의 한 시골 마을. 아흔세 살의 고령인 시미즈씨는 흰색 와이셔츠를 맨 윗단추까지 잠근 채 한국인 기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 정부는 반(反)인륜적인 ‘마루타 생체 실험’을 여전히 부정한다. 시미즈씨는 1945년 3월 3..

천재를 품지 못하는 나라 대한민국

천재(天才) 하늘이 내려준 영재라는 뜻으로 어린시절부터 천부적 재능을 보유한 사람을 일컫는다. 남들보다 일찍 재능을 발견한 영재들이 꾸준히 학습하고 시각을 넓힐 수 있도록 돕는 게 교육의 목적이다. 하지만 송유근·백강현 등 다수의 영재들은 제도권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고 갈 길을 잃는다. 한국의 영재 수난사를 통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러브콜로 영국행, 국제 블랙홀 연구 참여 천재소년 송유근 군(26)이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러브콜을 받고 연구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UCL은 QS(Quacquarelli Symonds) 세계 대학랭킹 9위 명문대로, 국내 최상위권 학교인 서울대·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40~50위권이다. 특히 송 군은..

여성 생식기 가려움증 유발 원인 4가지

많은 여성이 외음부 혹은 질이 가렵거나 따끔거리는 경험을 한 번씩은 하곤 한다. 이러한 생식기 가려움증은 저절로 없어질 때도 많지만,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재발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질 분비물이나 골반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불편함을 느낄 때가 많다. 생식기 가려움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을 알아본다. 칸디다 질염 외음부 가려움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질염이다. 질염은 질이 세균에 감염돼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질염에 걸리면 *가려움증과 함께 *분비물이 많아지고 *분비물의 색깔이 평소와 다르게 변하고 *냄새가 심하게 나며 *따가움도 느껴질 수 있다. 특히 곰팡이균의 일종인 칸디다균 번식에 의한 칸디다성질염은 여성의 75%가 일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주로 면역력이 저하되거..

30년 전 12월의 어느 날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위대한 발견

30년 전 12월 충남 부여군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위대한 발견이 있었습니다. 국보 중의 국보라 불리는 백제금동대향로가 수천 년의 세월을 걷어내고 세상에 빛을 봤습니다. 1993년 12월 12일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능산리에서 주차장 공사를 하던 중 발견된 백제의 향로는 고고학계 최대의 수확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작품성이 뛰어난 발견이었습니다. 백제금동대향로가 언론에 공개된 날은 발견 후 열흘이 지난 12월 23일입니다. 당시 전국 주요 일간지 1면을 장식했고 중도일보 역시 3개면에 걸쳐 백제의 위대한 발견을 대서특필했습니다. 중도일보 지면 기사에는 백제금동대향로를 龍鳳蓬萊山(용봉봉래산)향로라 소개했습니다. 현재의 공식 명칭이 지정되기 전 용이 향로를 받치고 봉래산 위에서 봉황..

800m 높은 산 속 사라진 산성마을... 억새 명소로 부활한 순교자 마을

칠곡 가산산성과 한티순교성지 경북 칠곡군 동명면 팔공산 기슭으로 접어들면 동명저수지가 보인다. 수변공원 현수교 꼭대기에 커다랗게 ‘호국평화의 도시 칠곡’이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칠곡군 곳곳에 흔한 도시 브랜드로 대표 상징은 왜관철교다. 경부선 약목역과 왜관역 사이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왜관철교는 한국전쟁 때 낙동강 방어의 최전선이었다. 1950년 8월 유엔군이 적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작전상 파괴했다 다시 복구하는 곡절을 겪으며 ‘호국의 다리’로 불리고 있다. 국군 제1사단이 낙동강전선에서 북한군의 공세를 성공적으로 방어한 다부동전투 역시 칠곡이 ‘호국평화’를 내세우는 이유다. 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과제가 한국전쟁에만 국한될까. 팔공산 자락 가산산성은 또 다른 호국의 상징이다. 주변의 오래된 사찰과 ..

'서울의 봄' 그 후 이야기

반란군에 맞선 대가는? 12.12 당시 군인의 본분을 지키며 반란군에 맞섰던 핵심 인물들은 이후 오랜 세월 분노와 고통 속에 수모를 견뎌야 했습니다. 군사 반란 이후 달라진 그들의 삶을 "MBC뉴스데스크 팩트체크 "에서 퍼 왔습니다. 12.12 당시 병력을 동원해 반란을 막으려 했던 정병주 특전사령관 영화 '서울의 봄' 대사 중에서 "너희가 지금 서울로 진입하면 그 즉시 전쟁이야." 결국 강제 전역을 당한 정 전 사령관은 전두환이 아직 대통령이었던 1987년 11월, 기자회견을 자처했습니다. "12.12는 지휘계통을 무시한 하극상"이었다고 규정하며 진상규명의 전면에 선 겁니다. 1987년 11월 정병두 전 사령관 기자회견 "모든 국민들이 이걸 올바르게 알아줬으면 하는 것이 저희들의 충정이고, 군도 좀 더..

박정희가 한탄할 김포-서울 편입 구상

김포를 서울에 편입하자는 주장은 수도를 안보 위험지대로 만드는 꼴이다. 수도 안에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이 생긴다. 군사적으로 수도 방위에도 틈이 생긴다. 갑자기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는 걸 추진한단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다. 김포의 서울 편입은 수도를 전방 지대로 만드는 일이다. 가뜩이나 지리적 위치 때문에 안보 불안정성을 안고 있는 서울의 리스크가 더 커진다. ‘코리아 리스크’를 서울이 다 떠안게 될 것이다. 역대 정부가 우려했던 바다. 김포를 서울에 편입하면 수도 안에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이 존재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서울은 더 이상 자유와 창의력이 충만한 역동적인 도시가 아니다. 안보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안보 불안을 초래하는 발상이다. 정치인 김대중이 행정수도 이전을 처음 제기한 ..

[정희준의 어퍼컷] 병립형 선거제의 유혹

민주당, 꼼수 부리려다 폭 망한다 한국정치 볼 만하다. 품격은 내다 버린지 오래고, 조롱과 비아냥이 난무한다. 민주당이 입법독주를 이어가면 대통령은 연이어 거부권을 날리고 국민의힘은 좋다고 박수를 친다. 국민의힘이 법안을 만들면 이번엔 민주당이 걷어찬다. '국정 올스톱'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보는 '극한 대치,' '국회 파행'은 '국민 불행'이다. 국민은 내년 총선에서 양 당을 심판하고 싶다. 이건희 회장은 "한국 정치는 4류,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게 1995년이다. 지금은 어떠한가. 기업은 '글로벌 1류'가 됐다. 정치는 몇 류인가. 국회의원들을 선거가 아닌 제비뽑기로 뽑아도 이보다는 낫지 않을까 의구심이 들 정도다. 핵심은 의사 결정 과정: 거대 양당 구조를 탄핵해야..

저 하늘에서 110번째 영화 만들까…김수용 감독 별세

안개' '저 하늘에도 슬픔이'…1960년대 한국영화 이끌어 " 한 마디로 충무로의 신사, 인격 있는 예술가였다. 술을 많이 드셨지만 주정하는 법이 없었고, 책을 좋아하셨다. " 3일 별세한 김수용 감독에 대한 정지영(77) 감독의 회고다. 김수용 감독 연출부로 충무로에 들어간 정 감독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평소에 ‘영화감독은 경험이 많아야 하는데 우리가 몸이 하나이니 경험을 많이 할 수 없잖니, 책을 통해 간접 체험해야지’라고 말씀하셨다”라고도 돌아봤다. ‘저 하늘에도 슬픔이’(1965)를 비롯해 109편의 영화를 남긴 김수용 감독이 3일 오전 1시 50분쯤 요양 중이던 서울대병원에서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 94세. 1929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안성 공립농업학교(국립한경대의 전신) 재학 ..

출산율 0.78명 한국이 망했다고요? 한국의 출산율 분명 높아집니다

한국 아버지들, 근로 시간 너무 길어 육아에 참여할 수 없다고 해…가족의 관점에서 근로시간 줄이는 노력 필요 예비 부모들 위한 소득 지원 강화해야…한국의 지원금, 선진국 평균 금액에 비해 현저히 낮아저 출산 정책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로서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긍정적…위원회 권한 확대-강화돼야 합계출산율 0.78명을 두고 한 명은 '망했다'고 했지만 또 다른 한 명은 '희망'을 이야기했다.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법대 명예교수가 우리나라의 출산율 수치를 듣고는 "대한민국 망했네요(Wow, Korea is so screwed)라며 머리를 부여잡았다. 하지만 카렌 보겐슈나이더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인간발달가족학과 교수는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한국은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고. 2023 대..

두 배로 넓어졌어도 서울은 조선의 外四山 안쪽

조선 수도로 일제강점기, 강남 개발 거치며 팽창한 서울, 1987년 이래 ‘국토 균형개발’ 위해 확장 억제 서울은 왕도(王都)이자 수도(首都)를 의미하는 순 우리말이고, 한양(漢陽)은 신라 진흥왕 때 한양군이라는 행정구역이 생긴 뒤 세월이 흐르면서 한산(북한산) 이남 한수(한강) 이북 땅에 고착된 지명이며, 한성(漢城)은 조선왕조 수도(서울)의 이름이다. 1910년대 서울 도성 안 사진. 옛 서울은 내사산과 성저십리로 둘러싸인 도시였다. 1392년 새 왕조를 개창한 조선 태조 이성계는 1394년 도읍을 한양으로 옮기기로 결정하고 성 쌓을 자리를 물색했다. 논란 끝에 백악(白岳)을 주산으로 하고 목멱(木覓)을 안산(案山)으로 하며, 낙타산과 인왕산을 각각 좌청룡 우백호로 하는 도성의 터가 결정됐다. 이 네..

이리역서 화약운송 열차 폭발… 사상자만 1400명 人災

1977년 11월 11일 밤 9시 15분. TV에서는 한국 대 이란의 월드컵 예선전이 중계되고 있던 그때, ‘쾅! 쾅! 쾅!’ 15초 간격으로 천지를 뒤흔드는 세 번의 폭발음과 함께 거대한 불기둥이 전북 이리역(현 익산역)에서 솟아올랐다. 건물 천장이 무너지고 유리창이 깨지면서 파편이 날아들었다. 익산역 주변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됐다. 놀란 이리 시민들은 전쟁이 난 줄 알았지만, 이리역에 정차 중이던 다이너마이트와 전기 뇌관 등 40t에 달하는 고성능 폭발물이 실린 화물열차가 폭발해 발생한 사고였다. 30㎞ 떨어진 전주까지도 폭음이 들렸고, 이리역에는 지름 30m, 깊이 10m의 커다란 웅덩이가 생겼는가 하면 열차 파편이 700m까지 날아가 가옥을 부술 정도로 강력한 폭발이었다. 59명이 사망하고 13..

'조국 비판' 못하는 민주당, 거슬러 올라가 보니…

황두영 작가의 "성공한 민주화, 실패한 민주주의" 서평 프레시안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어렸을 적 운동권에 대한 이상한 선망 같은 게 있었다. 그 이유에 대해 본격적으로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아마 내가 호남 출신이었기 때문 아닐까 싶다. 고등학생 치고 꽤 유식한 척을 떨던 나는 몇몇 86 인사들의 이름을 어디선가 주워들어 알고 있었다. 86이 한국 사회의 희망이고 횃불이라고 생각하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대학 졸업 후 기자가 돼 국회에서 처음 마주한 86은 뜨악한 존재들이었다. 낮에는 '민주주의' 같은 거대하고 멋진 말을 구사하다 저녁이 되면 '개저씨'가 되었다. 술을 강권하고 담배를 뻑뻑 피워대다가(실내 흡연 금지법 시행 전이었다) 취기가 돌면 '라떼' 이야기를 읊어대는. 1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