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 온 글, 토론, 강의, 역사와 전통 165

사촌누나 희롱한 일본인, 그를 향해 달려든 16살

11월 3일은 '학생독립운동기념일'입니다. 1929년 11월 3일 광주에서 일어난 광주학생독립운동을 기념하는데요. 1953년 '학생의 날'로 제정되었다가, 1973년 박정희 정부가 폐지했습니다. 학생들이 유신 독재에 반대하는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벌였기 때문인데요. 그러다 다시 1984년 제11대 국회에서 '학생의 날'이 법정 기념일로 부활하였고, 2006년 '학생독립운동기념일'로 명칭이 변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은 1919년 3.1운동, 1926년 6.10만세운동과 더불어 일제강점기 3대 민족운동으로 손꼽힙니다. 당시 10대 청소년들이 세상을 뒤흔든 대사건이었습니다. 1929년 10월 30일 나주역 사건을 계기로 촉발되어, 1930년 5월까지 전국과 간도, 미국, 중국 심지어 일본..

홍범도 장군 바로 알기

항일 무장투쟁의 독보적인 존재 여천(汝天) 홍범도 장군(1868~1943)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흉상 이전에 이어 이제는 홍범로장군로 폐지 움직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기구한 삶 불구 일평생 무장 독립투쟁에 헌신하다 홍범도 장군은 1868년 8월 27일(음력) 평양의 외성 서문 안에 있는 문열사 앞마을에서 가난한 농부(또는 머슴)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해산 후 7일 만에 출산 후유증으로 숨졌고, 아버지 홍윤식 역시 고역에 지친 나머지 병에 걸려 1877년 세상을 떠났다. 장군은 작은아버지 댁에서 자랐지만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웃 마을 지주 집의 꼴머슴으로 들어가 생계를 유지했다. 어린 시절 삶이 얼마나 기구했을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는 대목이다. 장군이 ..

길어도 너무 긴 아파트 이름

장미, 개나리, 무지개, 은하수…. 흡사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떠오르게 하는 단어들은 원래 아파트 이름이었다. 한글로 지어진 아파트 이름은 언제부턴가 달라졌다. 처음엔 영어와 불어 등 외래어로 시작해, 이젠 좋아 보이는 단어란 단어를 죄다 갖다붙여 외우기도 힘들 정도로 복잡한 이름도 나왔다. 아파트 브랜드 네이밍에 불어닥친 이 광풍, 근본있는 유행일까? “쇼미더머니 찍는 줄”…길어진 아파트 이름 언제부터? “불지옥 아파트 갑니꺼” 푸르지오를 ‘불지옥’으로 발음하던 어르신들의 에피소드도 이젠 옛말이 됐다. 2023년 기준 전국에서 이름 제일 긴 아파트는 자그만치 25글자다. 전남 나주의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빛가람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 1차와 2차다. ‘울산블루마시티서희스타힐스블루원아파트’, ‘동탄시범다은..

10월 5일 세계한인의 날 이야기

합계출산율(合計出産率) 여성 한 명이 가임 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 출산이 가능한 연령대인 15세부터 49세까지를 기준으로 한다. 2023년 현재 대한민국은 합계출산율 0.78명, 인구성장률 -0.14%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할 정도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 급속한 인구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한다면 '지방소멸'을 넘어 '대한민국 소멸'로 이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마저 나온다. 세계한인의날 먹고 살기 힘들어 구한말 하와이, 멕시코, 구바로, 일제강점기 만주로, 연해주로, 한국전쟁 후 60년대 아르헨티나, 브라질로 떠나갔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자손들이 세계 6위 경제대국으로 발전한 조국으로 돌아와야 "배달민족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소멸되지 않을것 같..

더 늙기 전에 한번 생각해봅시다

추석 연휴 고향가는 길 자주 내려가는 길이지만 즐거웠습니다. 고향의 가을 역시 정겨웠습니다 조상님께 茶禮를 올리고 모두 둘러앉아 나누는 飮福자리 愛酒하시던 家兄께서 飮福盞을 마다하십니다 못난 동생은 얼큰한 술기운에 형님 앞에서 건강 자랑을 합니다 年老하신 형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안방으로 들어가십니다. 일흔이 넘어도 철없는 동생은 이번에는 휴대폰에 저장된 것을 쉰이 넘은 맏조카 형제와 從姪, 再從姪, 三從姪들에게 보여줍니다 사후장기기증서약과 연명치료거부등록증을... 올라가는 무궁화호 열차 안에서 낙동강 철교를 건너며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이런 자랑은 많이 할수록 좋을것 같다고...

대전시내버스와 지하철 무료 탑승, 여행에서 기쁨을 찾는다

65세 이상 노인에게 주는 지하철 무료 승차 혜택으로 하루종일 열차를 타고 돌아다니는 ‘열차 나들이’를 하루의 낙으로 삼는 한국 노인들의 일상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조명했다. NYT는 23일 ‘나이 든 지하철 탑승자들이 여행에서 기쁨을 찾는다’는 제목의 지면 기사에서 많은 노인이 지하철을 타고 종착역까지 가거나 특별한 목적지 없이 다니다 돌아오는 데에 하루를 보낸다며 열차 나들이를 즐기는 노인들의 다양한 일과와 목소리를 전했다. 특히 노선이 많고 긴 수도권 지하철은 인기가 좋다. 평균 기온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여름에는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데다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에 더할 나위가 없기 때문이다. NYT는 서울의 지하철 무료승차 대상이 연간 승차인원의 15%를 차지하게 되면서..

잃어버린 미군도 못 찾는 '스텔스' 전투기 이야기

세계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 F-117 나이트호크 미국 해병대 소속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B 전투기가 최근 미국 상공에서 실종됐던 사고가 발생하면서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기체 결함으로 조종사가 탈출한 상황에서 해당 실종 전투기가 자동조종돼 비행 도중 추락하면서 레이더로 찾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었죠. 미군은 주민들에게 수소문한 끝에 실종 하루가 지나서야 해당 전투기 잔해를 발견하면서 제대로 자존심을 구겼습니다. 한편에서는 미군의 스텔스 기술력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요. 미군조차 스텔스 전투기의 수색이 불가능한 것이 확인되면서 스텔스 성능의 우수성이 재차 부각됐기 때문이었습니다. 1980년 미국이 공개한 스텔스 기술은 여전히 미국의 최고 군사기밀에 속해있고, 러시아나 중국도 스텔스 전투기를..

가을 산에서 만나는 위험 요소

장수말벌 말벌에 쏘이면 피부에 박혀있는 벌침을 손으로 뽑으려 하지 말고 카드로 밀어서 빼내라는 내용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말벌은 독침을 주삿바늘처럼 찔렀다 뽑았다 할 수 있기 때문에 말벌에 쏘였다고 해서 사람 피부에 독침이 남아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사람 피부에 독침을 남기는 것은 대부분 꿀벌입니다. 꿀벌은 침끝이 갈고리 모양으로 생겨서 한번 침을 쏘면 사람 피부에 박히고 그 끝이 독주머니와 연결돼 있어 독주머니가 뽑혀 나옵니다. 이걸 손으로 만지면 터져서 벌독이 인체로 더 주입될 수 있기 때문에 독주머니가 터지지 않도록 카드나 핀셋을 이용해 조심스럽게 침을 뽑아내라고 하는 것이죠. 장수말벌이 꿀벌의 독보다 작게는 백배, 크게는 수백 배 강하다는 말이 퍼져있는데요. 사실이 아닙니다..

철조망에 갇힌 태안 안흥진성 50년 만에 열린다

[굿모닝충청 태안=김갑수 기자] 1976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센터 보호용 철조망에 갇혀 있던 충남 태안군 안흥진성이 50년 만에 일반 국민에게 개방된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김홍일)는 21일 태안군 근흥면사무소에서 김홍일 위원장 주재로 군민 1만9544명이 제기한 ‘안흥진성 정비 및 개방을 위한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관련 집단 고충민원을 조정했다. 이에 따라 안흥진성은 발굴과 복원을 거쳐 2026년부터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안흥진성은 서해안 방어를 위해 선조 16년(1583년)에 지어진 높이 3.5m, 둘레 1717m 규모의 석성으로, 지난 2020년 11월 국가사적 제560호로 지정되는 등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무기시험소인 ..

庚戌國恥

'경술국치’란 ‘경술년에 일어난 치욕스러운 일’이라는 뜻으로 일제에게 우리나라가 주권을 완전히 빼앗긴 사건을 말합니다. 일제는 무력을 앞세워 1905년 을사늑약(을사조약)을 통해 외교권을 빼앗고, 1907년 한일 신협약을 통해 군대를 해산하는 등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차근차근 준비해 갔습니다. 1910년 일본 육군 대신 데라우치가 3대 통감에 취임하면서 이와 같은 조치는 더욱 빠르게 추진되었습니다.일본의 헌병이 경찰 업무를 대신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협했으며, 일본의 정책에 반대하지 못하게끔 신문·잡지를 엄중하게 검열하였습니다. 한국은 사실상 일본의 통제 아래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 놓은 후, 친일파 총리대신 이완용에게 한일합병 조약안을 통과시키도록 하여, 결국 이완용..

가봉 태실 세계유산 가능성 충분, 문화재 지정 필요

충남의 태실 문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꿈꾸다 한국의 조선왕실 가봉 태실의 세계유산화를 위해선 문화재청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와 함께 광역적인 협력이 선결 과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회정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5일 오후 서산시 문화회관 소공연장에서 충남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위원장 김옥수) 주최, 굿모닝충청 주관으로 열린 ‘충남의 태실 문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의정토론회' 발제를 통해 가봉 태실의 세계유산화 방향을 설명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태실의 종류는 왕자·녀가 태어났을 때 최초로 조성하는 아기 태실과 그 주인공이 왕으로 즉위한 뒤 석물을 갖추어 만든 가봉 태실로 구분된다. 또 형태로는 2기 이상의 모둠 태실과 개별 태실로 구분된다. 주로 서울‧경기 일부와 함..

태실 문화와 자살예방 연결고리 찾자

김회정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책임연구원, 탄생목 활용 이벤트 도입 깜짝 제안 오래전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서운한 게 하나 있었다. 두 살 위 형님의 태(胎)를 서울 관악산 어딘가에 묻어 언젠가는 훌륭한 사람이 될 거란 얘기를 종종 하셨는데, 정작 4남 1녀 중 막내인 기자의 태에 대한 얘기는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산부인과보다는 산파를 통한 출산이 보편적인 시기였고, 생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태를 소중하게 모심(?)으로써 자손의 복을 기원하는 것이 서민들의 평범했던 삶이 아니었나 싶다. 지난 25일 서산문화회관 소공연장에서 진행된 충남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위원장 김옥수) 주최, 굿모닝충청 주관 ‘충남의 태실 문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꿈꾼다’ 의정토론회에 많은 관심이 쏠린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

한밭종합경기장 다 부숴놓고 이게 말이되는 이야기입니까?

대전 서남부스포츠타운 차질...하계U대회 비상 이장우 시장 "일정 맞춰 완공하려면 밤까지 공사해야" 중투심 결과 등 변수…시 "플랜B도 모색하고 있는 중" 대전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 공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2027년 충청권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개막식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남부스포츠타운을 건립 과정에서 중앙투자심사와 함께 토지 보상 등 다양한 문제가 얽히고설켜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당초 계획과 달리 하계U대회 개막식은 서남부스포츠타운 이외의 장소에서 치러야할 상황이다. 이장우 시장은 22일 시청 기자실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서남부스포츠타운 공정이 빡빡해 대회가 열리기 전 완공하기 위해서는 밤까지 공사를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전임 시장이 개막식 장소를 대체할 ..

'고려양'과 '마미군'의 상의노출

시대의 '핫템' 된 고려·조선의 깜짝 패션 고려양, 마미군, 하후상박 노출 패션 최근 ‘한복과 갓 등 한국의 복식(옷 꾸밈새) 문화가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주장이 중국 온라인을 통해 확산된바 있다. 참일까, 거짓일까. 지난 21일 동북아역사재단과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공동 개최한 학술대회(‘한국복식문화사-한국의 옷과 멋’)가 그 논쟁의 해법을 풀어보는 자리였다. 결론은 참도 거짓도 아니라는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문화는 어느 한쪽의 일방통행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상호작용을 하면서 지역 특유의 정체성을 가진 새로운 버전으로 창조된다. 그와 같은 사실을 간파하면 굳이 소모적인 논쟁을 벌일 필요가 없다. 학술대회 발표문 중 ‘고려~구한말’ 원(몽골)-중국 대륙에 전파되고, 혹은 ‘비너스 보다 아름답다’는 ..

그 섬에 가다 27 / 충남 보령 호도

해삼 전복은 섬사람들 생명줄... '해루질 금지' 야박하다 말하지 마세요 어쩌면 야박하다 할 수도 있겠다. 배에서 내린 짐을 민박집에 부리자마자, 전봇대에 걸린 확성기가 고막을 때린다. “전복, 해삼, 홍합은 절대로 채취하면 안 됩니다.”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예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세 차례나 반복된 치안센터장(경찰) 명의의 방송은 분명 ‘환영’보다는 ‘금지’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경치를 보러 들어온 외지인의 마음엔 슬며시 ‘누굴 도둑으로 아나’ 부아가 치밀지만, 이내 ’오죽하면 저러겠나’ 싶은 아량이 몰려온다. 그런 방송을 해야만 했던 이유를 확인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선착장을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인 마을을 한 바퀴 돌며 주민들을 만났다. “아이구 말도 마유. 육지서는 해루질(얕..

장마철에 더욱 씁쓸한 우리 배달민족의 옆전 행태

수요일 어느 여인이 계족산100리숲길 벙개길에 예쁜 선물을 주고 가셨다. 목요일 보문산 행복숲길에서 행복했었다. 금요일 보문산 행복숲길에서 행복했었다. 토요일 구도동누리길에서 행복했었다 월요일 계족산100리숲길 고봉산국유임도 樂山餘湖亭에서 행복했었다 화요일 癸卯年 初伏날 복달임을 마치고 대전천 보문교 위에서 아주 행복했었다 수요일 장동산림욕장 숲속공연장을 지나 계족산황톳길에서 계족산성 오르는 데크계단길이 열려 행복했었다. 목요일 식장산문화공원에서 못볼것을 보았다. 어쩌다 이리 되었나? 우리 늙은이들이 분명 자식농사를 잘못 지었나보다. 이미 한풀 삮은 세대지만 지나간 내 삶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세태 분명 내가 내 자식을 잘못 가르킨게 분명하다 그래서 내 자식들은 내 손자 손녀들을 잘못 가르키고도 당연한 듯..

한반도 대운하 대토론회를 다녀와서

지난 4월12일 대둘7구간 뒤풀이 연장전(신탄진 봄꽃축제)에서 못다한 환경토론을 들어볼 요량으로 충남대 사회과학연구소 주최 "한반도 대운하 대토론회"에 다녀왔다. 환경문제 토론회 참석의 뜻을 기리고자 문창동에서 충남대까지 자전거로 다녀오기로 하고 대전천 하상으로 진입하니 옥계교까지 끌어올린 하천수를 다시 흘려 내리니 조금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맑은 물이 흐르고 곳곳에서 노니는 오리며 재두루미며 생전 처음 본 야생 원앙은 눈이 휘둥그레진다. 목척교 구간이 자전거통행 불가구간이라 아쉬웠지만 물가 길은 괜찮았으니 역시 대전은 복받은 땅이다. 삼천교-말그대로 세갈래 개천이 모이는곳에서는 개천을 건너기위해 다리위로 오른다. 한밭대교밑을 지나 평송수련원까지 유등천 구간 하상도로, 다시 둔산대교 밑을 지나면 갑천구간이..

서울의 남과 북을 잇는 한강 다리 위를 걷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내려다본 한강과 한강 다리 전경 입니다. 한강을 기준으로 반으로 나뉘는 서울, 지금은 수십 개의 다리들이 남북을 이어주고 있습니다. 아치교, 트러스교, 현수교 등 형태가 가지각색인데다 분수가 나오고 색색의 조명 불빛이 들어오는 등 개성 있는 모습으로 하나하나의 다리가 서울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자, 이제 백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봅니다. 근대화 이전 변변한 다리조차 없던 시기, 이 넓은 강은 오가기에 얼마나 거대하고 막막한 장애물이었을까요. 유일한 이동 방법은 배편이었을 것입니다. 강을 따라 수십의 나루터가 있었고, 뱃사공들은 이 나루터를 기점으로 사람과 물자를 옮겼습니다. 임금과 그를 따르는 행렬이 선왕 능 행차나 온천 등에 갈 일로 강을 건너야 할 때면, ‘부..

막장에서 '한강의 기적'을 캤다…'1호 탄광' 118년 만에 작별

"아듀! 국내 1호 탄광"…화순광업소 눈물젖은 종업식 1905년 문 연 화순탄광 폐광 기념 종업식 열려 광부歌 부르며 작별…게시판엔 취업박람회 포스터 한강의 기적 일궈낸 광부들 대통령 하사품 받기도 석유 보급 본격화에 밀려난 석탄…폐광논의 본격화 화순탄광의 광부들이 작업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 광부들 뒤로 '증산보국'이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사진=한국석탄공사 제공) 지난달 30일 오전 9시 전남 화순군 동면 복암리 화순광업소(화순탄광). 2교대로 직원 절반씩만 출근하던 화순광업소가 모처럼 269명의 전직원으로 북적였다. 이날은 화순탄광이 문을 연 지 118년 만에 폐광하는 날. “막장 인생도 이제 정말 끝이네. 수고들 했어”. 광부들은 애써 씩씩한 척 서로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지만 촉촉해진 눈가를 감..

明宗大王 胎室 이야기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충남도청 소재지인 내포신도시에서 명종대왕 태실과 비가 있는 서산시 운산면 태봉리까지는 승용차로 약 40분 정도 걸렸다. 주말인 10일 오전 10시쯤 출발해 예산 덕산을 거쳐 마애여래삼존상과 가까운 고풍저수지를 지나 해미읍성 방향으로 좌회전하니 얼마 안 가 명종대왕 태실 이정표를 만날 수 있었다. 좁은 농로를 따라 좀 더 들어가니 안내판이 있는 공터를 만났다. 주차장 등 관련 시설이 없어 그냥 지나치기 쉬워 보였다. 논일을 하던 주민에게 “여기가 명종대왕 태실 맞느냐?”고 물어본 뒤 “그 위로 올라가라”는 답변을 듣고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 멀리 명종대왕 태실 및 비가 있는 태봉산이 보인다. 한우개량사업소가 목초지로 조성한 주변 산과 달리 숲이 조성된 것이 눈길을 끈다. 해발 1..

대청호 청남대와 초정행궁 이야기

국가 원수들이 힐링을 위해 찾았다는 그곳 ‘청주’ 여행법 스트레스가 숨통을 옥죄여 올 때면 잠시 쉬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국가의 중대사를 논할 때도 마찬가지다. 업무에 과부하가 찾아올 때면 머리를 비울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한글 창제와 중대 법안 발의 등 우리나라의 굵직한 역사적 사건 속에도 그를 도울 장소가 있었다. 조선의 왕과 대한민국의 대통령들이 찾은 곳은 충청북도 청주시다. 세종대왕은 이곳에서 질병을 치료하고 훈민정음 반포를 마무리했으며, 금융실명제 등 굵직한 법안도 이곳에서 고안했다. 원수들의 심신 안정을 도운 역사 속 숨은 공신, 청주시. 그곳으로 힐링 여행을 떠났다. 대통령의 별장, 청남대 하늘에서 내려다 본 청남대 본관 전경 / 사진 = 트래블팀 청남대는 청주에 위치한 대통령 별장이다..

청남대와 대통령 별장 이야기

"욕실까지 금" 소문도…40년전 67억 쏟은 '그분'만을 위한 곳 대통령의 별장 청남대가 개방 20주년을 맞았다. 사진은 본관 뒤편 언덕 봉황탑에서 내려다본 대통령 기념관과 양어장의 모습. ‘대통령의 별장’ 청남대가 마흔 살이 됐다. 1983년 건립돼 대통령 전용 휴양지로 사용돼오다, 세상에 공개된 게 2003년이다. 권력의 공간으로 20년, 다시 시민의 공간으로 20년 세월을 보냈다. 40년간 쌓인 이야기가 적지 않다. 청남대로 봄나들이를 다녀왔다. 마침 그곳에선 개방 20주년 기념 봄축제 ‘영춘제(5월 7일까지)’가 한창이었다. 김대중 대통령 재임 초기 조성된 초가정. 실제로도 대통령 내외가 즐겨 찾던 장소다. 청남대에서도 대청호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1983년 67억원 투입해 조성 청와대를 ..

굳세어라 금순아 / 부산 영도다리 이야기

영도다리는 피란민의 애환이 서려 있고, 피란민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곳, 아픔과 절망의 순간에도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의 다리 '영도다리 난간 위에 초승달만 외로이 떠 있다.' 1952년 가수 현인이 노래한 '굳세어라 금순아'의 가사 한 부분이다. 한국전쟁 당시 흥남부두에 헤어진 금순이를 영도다리 난간 위에 앉아 외로이 기다리는 피란민의 애끓는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부산으로 온 피란민 중 사연 많은 사람이 이북 출신들이다. 타지역에서 온 피란민은 서울이 수복되면서 부산을 빠져나가 고향으로 돌아갔는데, 이북 출신들은 끝내 돌아가지 못하고 부산·경남에 정착한 사람들이 많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모님도 흥남철수작전 때 배를 타고 경남 거제로 피란을 왔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것으로 알..

임금님 수라상에 공연까지···낮보다 아름다운 밤의 경복궁

경복궁 별빛야행 향원정과 취향교 모습. 우리나라 최고의 문화유산인 경복궁은 낮 뿐만 아니라 밤도 아름답습니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경복궁 별빛야행’을 진행합니다. 행사기간은 4월15일부터 5월 13일까지입니다. 소주방에서 국악공연을 즐기며 임금님의 수라상을 맛보고 또 전문해설사와 함께 경복궁 북쪽권역을 둘러보는 코스입니다. 시간은 110분 정도 소요됩니다. 둘러보는 코스에는 외소주방, 자경전, 함화당, 장고, 집옥재, 건청궁, 향원정 등이 있습니다. 지난 13일의 사전 행사를 다녀온 후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사진과 설명을 곁들였습니다. 경복궁을 보다 가까이 느끼시길 바랍니다. ‘경복궁 별빛야행’을 위해 민속박물관 광장에서 모입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수신 이어폰을 지급받습니다. 안내..

홍동백서·조율시이…“근거 없는 제사상 차림”

“남의 집 제사상에 감 놔라 배 놔라 한다.” ‘조율시이(棗栗柿梨)’는 제사상 차림에 과일은 대추·밤·감·배의 순서로 배열한다는 뜻이다. 쓸데없이 남의 일에 간섭하지 말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제사상에 제물을 차리는 방식을 ‘진설법’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진설법은 조율시이와 ‘홍동백서(紅東白西·붉은 것은 동쪽에 차리고 흰 것은 서쪽에 차린다)’가 있다. 최근 이러한 진설법이 근거 없는 원칙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조상 제례의 지침서인 ‘주자가례’의 제사상 차림에는 과일의 구체적인 명칭을 제시하지 않았다. ‘과(果)’로만 그려져 있고 총 6종이다. 다만 주석서에는 계절에 수확되는 과일을 차린다는 뜻의 ‘시과(時果)’라고 적혀있다. 그렇다면 조율시이가 제사상의 기본 과일이 된 이유는 무엇..

忍冬草, 인동덩굴 이야기

Japanese Honeysuckle , 忍冬 , スイカズラ吸い葛, 겨우살이덩굴, 金銀花, 忍冬草, Honey-suckle 분류 : 인동과, 학명 : Lonicera japonica 인동덩굴의 옛 이름은 겨우살이넌출이다. 겨울을 살아서 넘어가는 덩굴이란 뜻이니 생태적인 특성에 딱 맞는 이름이다. 인동덩굴은 제주도에서부터 중부지방에 걸쳐 만날 수 있고, 비교적 따뜻한 곳을 좋아하며 약간 수분이 있고, 햇빛이 잘 드는 길가나 숲 가장자리에서 잘 자란다. 남쪽지방에서는 겨울에도 거의 잎을 달고 있으나 북쪽 지방으로 올라갈수록 잎 일부가 남아서 반상록(半常綠) 상태로 겨울을 넘긴다. 그만큼 어려운 환경이 닥쳐도 잘 버틸 수 있는 강인한 식물이다. 우리나라, 일본, 타이완, 중국을 고향으로 하는 인동덩굴은 유럽과..

[김선미의 세상읽기] 유성터미널, 녹색정원은 왜 안돼나?

‘네버 엔딩 스토리’ 유성복합터미널, 공공성 강화는 긍정적 발상의 전환 필요한 민간개발에 대한 부담, 생태정원도 한 방법 2025년, 우리는 유성복합터미널 완공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플래카드를 볼 수 있을까? 이제는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말조차 나오지 않는 대전시의 숙원사업. 명색이 대도시의 관문이 될 터미널 개발 계획이 바뀌는 시장 따라 어지러울 정도로 조변석개하고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네버 엔딩(Never Ending) 스토리”, 유성광역복합환승센터(유성복합터미널) 개발 계획이 민선8기 들어 또다시 변경 추진된다. 도대체 이게 몇 번째인지 대전시가 일부러 시민들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 같다. 2010년부터 민간공모로 추진했으나 사업 지연, 법적 분쟁 등으로 4차례나 무산된 유성복합터..

"시대를 앞서간 여성"…홍성 출신 김호연재

동춘당 송준길 증손자와 혼인, 최고의 여성 문인 김호연재는 1681년 8월 19일 충남 홍성 갈산면 오두리 출생으로 300년 전 대전에 살았던 우리나라 최고의 여성 문인이다. 19세에 동춘당 송준길의 증손자인 송요화(1561~1637)와 혼인해 대전 회덕에 자리잡은 그는 한정(閑情), 슬퍼서(自傷)등 총 244수의 한시를 남겼다. 그는 탕탕한 군자의 마음을 지녔음에도 ‘규방의 여인’으로서 좌절할 수밖에 없는 시대에 태어났지만, 작품 속에 성현의 도를 실천하고자 했던 호연지기의 정신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특히 그는 문학적 성취뿐만 아니라, 여성이 소외되던 시대의 아픔을 작품에 남겨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김호연재 - 슬퍼서 아까워라, 이내마음 탕탕한 군자의 마음 겉과 속 숨김없으니 밝은 달이 흉금을 비추..

대전 골령골의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유해발굴사업 마침표 찍었지만 여전히 미발굴 유해로 유가족들 마음 애타 3차에 걸쳐 유해 1441구 수습…전문가들 "8지점까지 사업 확대해야" 견해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유골 발굴을 마쳤다고 하는데, 저희 유족으로서는 여전히 한(恨)이 남습니다.” 가족 품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는 6.25 전쟁 민간인 희생자들의 유해가 대전 동구 낭월동(산내 골령골) 어딘가에 묻혀있다. 여전히 유해를 찾지 못한 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유족들이 이 땅에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해당 지역에 대한 유해발굴사업이 마침표를 찍었다지만, 아직 삽도 뜨지 못한 곳이 있는 이상 유족들에게는 미완일 뿐이다. 6.25 전쟁 이후 민간인 희생자들의 유해를 수습하기 위해 2007년 시작된 대전 동구 골령골 일대 유..

충남 부여 부산이 충북 청주에서 떠내려왔다고?

충남역사문화연구원 '금강이 들려주는 옛이야기' 발간…식장산·보문산 전설도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충남도와 충남역사문화연구원(원장 조한필, 연구원)이 금강역사총서 7권 ‘금강이 들려주는 옛이야기(시간이 흐른 자리, 이야기가 남다)’를 발간한 가운데, 충청권 곳곳의 산(山)에 대한 전설 등을 담아 눈길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충남 부여군 규암면 부산(浮山)에 대한 이야기다. 연구원에 따르면 산 모양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것 같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특히 글자의 해석이 ‘떠 있는 산’에서 ‘떠내려온 산’이라는 뜻으로 바뀌면서 이 산이 원래는 청주에 있었는데 큰 홍수 때 물에 떠내려오다가 어떤 여인의 고함으로 인해 여기서 멈춰 섰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청주의 관리가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