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오백리길 답사후기

초복날 찾은 동산고개 모래톱은 물속에 잠기고

돌까마귀 2021. 7. 11. 19:23

언   제 : 2021년 7월 11일 일요일

어디서 : 대전 동구 신하동 일원에서

누구와 : 대청호 모래톱길을 기대하고 오신 길벗들과 함께

 

장마가 시작된 7월 3일부터 새차게 내린 장맛비는 밤마다 금강상류 무주,진안,장수 지방에 무진장 쏟아부어 대청호 수위를 72m로 끌어 올려  6년만에 들어내었던 속살이 다시 물속에 잠겨버려 길벗들의 아쉬움이 가득했던 初伏날 대청호 벙개였다.

아래의 2015년 사진처럼 야생화가 핀 모래밭을 걸어 볼려든 꿈을 접고 

세상에서 가장 긴 벗꽃길로 불리는 회남길 데크길로 올라서

충암 김정선생의 묘소에 들러 문안 인사를 드리고

비금마을 앞을 지나

철책 문을 열고 동산고개로 나아간다.

그래도 물가에 닿으니 탁 트인 시야가 길벗들의 마음을 조금은 녹인 듯 먹거리가 쏟아져 나오고

추억앨범을 만드느라 모두가 열심인데

기억 속의 옛 사진을 꺼내 본 늙은 까마귀는 속이 허하여

소녀를 꼬드겨 모퉁이를 돌아 작은 모래밭으로 추억만들기에 나선다. 

되돌아 나오는 길, 동산고개에서 대청호 물속에 아쉬움을 던져버리고

갈대밭 속의 연못으로 길벗들을 몰아 넣으니

원성인지? 탄성인지? 모를 군시렁 소리가 까마귀 귓전에 맴 돈다. 

전망대에 자리를 펴고 베낭속 남은 먹거리를 모두 꺼내어 점심상을 차린 뒤

아쉬움을 덜어 볼 요량으로

신절골 마을에서 백골산성을 향해 

간밤에 내린 비가 계곡에 철철 흐르기를 기대하고 아치교에 올라서니

겨우 발등을 담글 물이지만 더위를 식히기에 충분하다.

기력이 남은 길벗들은 달밤님을 뒤 따라 태봉정으로 향하고 더위를 식힌 길벗들과 초복달임을 위해 길을 나서니 이제부터 대청호 벙개는 그만 접고 시원한 계곡으로 물놀이를 다녀야 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