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까마귀(石烏) 창작글 모음

한여름 날의 보문산자락(보문산의 추억/원문)

돌까마귀 2022. 7. 27. 18:18

대전둘레산길에 취하여 원거리 산행을 잊은지 벌써 여러해, 한달에 두어번씩 산악회를 따라 다녀오기는 하여도 예전에 비하면 鳥足之血인데 월요일 하루를 쉬고 모처럼 집뒤의 보문산에 올라봤다.

대전의 명산이랄수 있는 보문산 오르는 길은 무척이나 많다, 대충 헤아려봐도 160여개가 넘는다,

그것도 100m 이내의 옆길이나 200m이내에서 합쳐지는 길을 빼드라도 그정도이니, 보문산 북쪽기슭 문화동에서 시계방향으로 대사동,부사동,석교동,호동,옥계동,학고개 넘어 동구의 이사동,오도산 아래 구완터널 위 원앙고개를 넘어서면 다시 중구의 구완동,무수동,사정동,산성동,동서남북 어디서나 시루봉이나 산성을 향하여 오르면 바로 산길과 연결된다. 한 두시간이면 정상에 다녀올수 있는길도 있고 6시간이상 걸리는 길도 더러있다,

 

대전에 터를잡은 30여년전 보문5거리에서 케이블카 타는곳까지 대사천이 흐르며 양쪽 길가의 리어카노점에는 먹을거리가 풍부하고 갖가지 놀이장이 발길을 잡든시절 케이블카 내리는곳에서 UN탑까지 돗자리깔고 관상사주 봐주던 수많은 도사님들이 날보고 대전땅에 묻힐것이라고 점괘를 봐주던 보문산, 지금은 쇠퇴한 수영장과 드림렌드가 인산인해로 북적이던 보문산, 남대전고 뒤 미류나무 아래의 떡장수 아줌마부대와 백골저수지 아래 백숙집 아가씨의 청아한 노래소리, 눈쌓인 구불길을 터벅이며 올라가 선양소주 곁드리든 사정골(현공원관리소위) 꿩이며 산토끼도리탕, 여름이면 가제잡고 피래미 잡으로 천렵갔던 구완골, 가을이면 알밤 주으러갔던 범골, 누렇게 익은 벼논두렁에서 메뚜기 잡든 이사리 들판, 모두가 추억속으로 저물어 가고 지금은 술 취한 아낙네의 장구소리도, 아이스케키 사달라고 때쓰는 아이소리도 없어진, 그저 건강을 위해, 웰빙을 위해 땀흘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보문산으로 변하였다.

그래도 정이있고 풍류가 있었던 그시절이 그립다

 

전망대에서 산성가는길   복전암 능선에서 공든탑을 쌓는이는

문창동 사시는 남양홍씨로 2011년 6월말 준공목표로 매일 산을 오르신단다.

시루봉을 다녀와도 아직도 쌓고 있는데 1시간동안 많이 올라갔네? 

아! 고난의 내 삶이여~ 

복전선원 사천왕문이 완공되었네? 

꽃들도 반겨주고 

해묵은 표석도 반겨주고....  

2010. 7. 27. 보문산 시루봉을 다녀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