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오백리길 답사후기

삼정동에서 취하고 미호동에서 쓰러지다

돌까마귀 2021. 5. 31. 07:03

언   제 : 2021년 5월 30일 일요일

어디서 : 대전광역시 대덕구 삼정동, 미호동의 '대청호오백리길 1구간 두메마을길'에서

누구와 : 대청호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아침 9시 대덕구 용호동에서 출발한 동구 비룡동 동신과학고등학교행 71번 외곽버스가 9시7분 신탄진역 건너편 버스승강장에 닿으니 71번 버스가 운행을 시작한 뒤 가장 많은 승객이 자리를 다 채웠다.

대청댐으로 이어진 '대청로'에서 갈라져 대청호오백리길과 함께 대청호반을 따라 구비구비 이어지는 '대청호수로'를 타고 '대덕구 삼정동 473번지 삼정동 승강장'에 내리니 '덕골생태습지공원'이 오월의 마지막 일요일 햇살에 찬란하다.

대청호의 수질 보호를 위해 모든 생활하수는 하수도관을 통해 정화시설로 보내는데, 마을이 있는 골짜기에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물은 이곳처럼 '비점오염저감시설'을 만들어 수생식물로 하여금 자연 정화하여 대청호에 흘러들게 하고있다. 

한참을 머물며 신록의 향과 색에 취한 뒤, 잘 만들어 진 데크길을 따라 '삼정동 소골마을'로 넘어 가며 

지난해에 새로 다듬은 오솔길을 따라 나가니 길벗들의 탄성이 이어진다.

산양삼 재배지 입구에서 뒤돌아 나와 소골마을 앞을 지나

데크길이 끝나는 여흥민씨 묘역 앞으로 대청호수로를 한바퀴 돌아나가니

여흥민씨 종가집 앞 삼거리의 마을 유래비가 길벗들을 반겨준다.

'대청호수로'에서 '대청로 424번길'로 접어들면

대청호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명소가 사진작가님들을 기다리고

진주강씨의 집성촌이었던 '강촌마을' 앞에는

삼정생태습지공원이 길벗들을 반겨준다.

나무그늘에 자리를 펴고 막걸리잔을 한순배 돌린 뒤 호반길을 돌아나가니

조선 세종-문종 때 청주목사와 강릉대도호부사를 지낸 '박효함'의 신도비는 정조 때 '서거정'이 비문을 지었는데 

신도비 앞 정자는 앞서간 길벗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만큼 얼른 차지하고 

뒤 늦은 길벗들은 흙바닥도 마다 않고 대청호 풍광에 빠져든다.

산모퉁이를 돌아 나가니 '이촌마을'이 생태습지공원과 함께 반겨주고

아담한 카페는 대청호와 대덕구 삼정동 34번지의 습지공원 모두를 개인 정원 삼아 손님들을 불러 모은다

산모퉁이를 돌아나가 늙은까마귀가 예정했던 멋진 '세번째 주유소 자리'를 아베크족에게 선점 당했으니

대덕구의 신년 해맞이 행사장으로 쓰는 대덕구 미호동 601번지 일대의 청동기유적지 밑으로 길벗들을 몰아 넣는다.

오솔길을 해집고 나가 '비주류'는 풍광에 취하고 '주류'는 주님에 흠뻑 취한 뒤

뒤돌아 대청로424번길에 올라서 대청댐이 가득차 위험할때 쓰는 '보조여수로댐'을 건너 간다.

노란꽃 향기에 취해 여수로댐이 내려다 보이는 '미호정'에 쓰러져있는 비주류님들을 제촉하여

'대청정'이 있는 자작나무는 시원찮지만 녹음과 주변 풍광이 좋은 '자작나무길'로 접어들며

댐의 안쪽 모습도 살펴보고

시원한 숲길을 걸으며 물향기 숲향기에 또 취한다.

선답자가 차지한 '대청정'에 도착하여 네번째 주유소를 차리기 전에 '까마귀소음'으로 선답자를 몰아내니

이 멋진 대청호가 모두 우리 것이 되었다.

한참을 노닥이며 풍광에 취하다가 일부 길벗은 미호정으로 되돌아 가고

과반수의 길벗들과 함께 대덕구에서 새로 다듬어 아주 편한 '지명산' 둘레길로 들어서

물 건너편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신대리의 '청남대'를 코 앞에서 살펴본다.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서 오른쪽으로 나가니

오늘의 마지막 주유소를 차릴 '지락정'이 손짓하고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어 막걸리와 정담으로 서로에게 빠져든다.

감독의 연출에 아무 말 없이 딸아 준 두 배우의 열연에 모든 길벗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제2보조댐 위에 조성 된 '로하스가족공원' 풋살장에 내려서니

여덟분의 선남선녀는 '대청호오백리길' 1구간 출발점인 대청댐 물문화관을 향하고

나머지 길벗들은 캠핑장으로 내려와 오늘 '대청호 벙개'를 매조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