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언저리길 답사후기

보문산 동녁의 숨은 비경을 찾아서

돌까마귀 2023. 10. 20. 10:45

언   제 : 2023년 10월 19일 목요일

어디서 : 대전 중구 대사동, 부사동, 석교동의 보문산 자락에서

누구와 : 보문산을 좋아하고 대전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대전동물원과 '93대전엑스포장의 꿈돌이랜드가 생기기 전

보문산드림랜드를 찾는 아이들이 엄마 손을 잡고 타던 추억 속의 보문산케이블카가 출발하던 곳

대전 중구 대사동 203-5 공용주차장 건너편 '곤드레나물밥' 식당 옆 길로 보운대를 향하여 오른다.

寶雲臺로 불리는 보문산 전망대에서

흐린 날씨지만 훤하게 펼쳐진 대전시가지를 내려다 보며 막걸리 한잔을 나누고

광장으로 내려와 2000년 새 천년을 맞아 새로 제정한 현재의 '대전시민헌장'과

1962년에 제정하여 보운대를 새로지을 때까지 서있던 자리를 내주고 옆으로 밀려 난 옛 시민헌장,

대전일보사에서 세운 '대한민국 어린이헌장'도 둘러보고

근년에 만들어진 산책로를 따라

보문산드림렌드 시절 관리사무소로 운영되었던 '보문산탐방지원센터'에서 열리는

'대전충남녹색연합'의 창립26주년 기념행사장에 들러

12시부터 열리는 행사준비에 바쁜 박은영 사무처장 등과 함께 사진 한장 남기고

따스한 차 한잔을 대접 받은 뒤, 보문산성을 향해 길을 나서니

곳곳에 트인 조망터에서 한밭벌을 살피며 천천히 능선을 따라 올라간다.

정오를 넘겨 대전시기념물 제10호 보문산성에 닿아 주변을 살펴보고

장대루 앞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바람결이 잔잔한 서벽 위에 점심상을 펼친다.

오찬을 마치고 남문으로 나와 석교동 방향으로 내려가니

탁월한 조망터는 일행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험난한 로프구간을 타고 한참을 내려가면

또 하나의 탁월한 조망터가 나타나니

막걸리 잔을 나누는 길벗들은 잠시 산신령이 되어본다.

대전에서 제일높은 식장산(596.7m)과 충청남도에서 제일 높은 서대산(905.3m)이 키제기를 하고

저멀리 계족산 밑의 쌍둥이 빌딩은 가랑비에 흐미하다.

세번째 조망터를 지날 때 부터 빗줄기는 굵어지고

석교동 보석천약수터에서 잠시 숨을 돌린 뒤

여승절로 알려진 복전선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조금 빨라진다.

꿁은 빗줄기를 피해 복전선원 일주문 앞에서 마지막 사진을 찍으니

뒤풀이를 위해 문창동 '돌까마귀 대청호생태문화관광안내센터'를 향해 걷는 바지가랭이는 빗줄기에 흠뻑 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