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비박, 야행, 캠핑 후기

계족산의 여명과 해돋이 그리고 대청호

돌까마귀 2022. 8. 5. 17:33

언   제 : 2008.8.1(음7.1)금요일

누구와 : 양각산, 마당쇠, 아마추어, 송형, 얼쑤, 리눅스와 황산, 황산연인 부부

 

19 :15 부분일식을 볼려고 서쪽하늘을 바라보니 구름이 잔뜩끼어 햇님이 안보인다.

마냥 기다려도 개일 것 같지않고 묵직한(27kg) 베낭을 점검해본다

얼린 소금물 2리터, 얼린 검은콩 막걸리 2병, 구급약, 2끼 도시락, 텐트, 깔게, 덮게, 우의, 렌턴,

그리고 鷄足山 이름에 마춘 닭 불고기 2마리분(까마귀가 아침부터 요리한 역작) 빠진것은 없는가 보다.

19 :45 부사4가에서 724번 버스에오르니  다들 이상한 눈으로 바라본다  다늦은 저녁때........

20 :15분 동부 경찰서앞 하차 한마음 아파트를 지나 법동저수지 입구 고속도로 굴다리앞 대원세차장앞 쉼터에 닿으니

20 :27  아무도 안보인다. 궁금하여 리눅스에게 전화하니 21:30 집결이란다.

젠장 까마귀가 까마귀 고기를 먹었나?  아니면 지난번 대청호반산길따라 6구간 뒤풀이 취권쇼 후유증인가? 지루한 기다림을 달래려고 슈퍼에 들려 보리술 2병을 사들고 쉼터에 홀로앉아 한잔 걸치는데 리눅스님이 송형을 대동하고 오셨다. 

21:10 곧이어 마당쇠님도 도착하시니 까마귀 취권쇼 관객이 3명이 되었다.

21:30 아마추어님과 양각산님도 도착하시고 얼쑤님은 오시는 중, 황산 내외는 와동에서 봉황정으로 오르셨고 선두에 서서 출발하여 가쁜숨 몰아쉬며 임도삼거리까지 논스톱으로 올라 기촬 한방 박고 잠시 휴식하니 온몸이 땀투성이다. 

이밤중에 산악자전거 동호인 3명이 지나가니 화이팅! 일행은 368봉 오르막을 힘겹게 오른다.

성재산 통신탑에서 잠시쉬며 태양전지에 대하여 논하여보고 추동일대와 대청호 건너 회남길 야경을 감상한다.

380봉 우회로를 버리고  뒤따르는 일행들의 아우성을 즐기며 정상으로 오르는데 잡풀로 덮힌 희미한 등산로가 환상적(?)인데 무슨 불만들은 그리 많은지... 드디어 성곽 턱밑 급경사. 황색 렌턴불을 새로 설치한 가로등인줄 알었드니 황산님 아주머니가 우릴보고 고개를 숨기신다. 반가운 해후, 몇 주 만인가?  6주전 호반길 7구간이었나?

 

넓고 시원하고, 발아래 불빛 찬란하고, 하늘에는 레이져 불빛이 춤을 추고, 구름사이로 카시오페아자리 별이 빛나는 성곽 위에 자리잡고 계족산성 야간뷔페를 펼친다.  아마추어님의 특허품 찐계란. 황산님의 삶은감자. 얼쑤님의 과일, 마른오징어, 얼린 맥주, 홍삼 젤리. 비스켓, 무거워서 양각산님이 대신 지고 오신 아마추어표 냉막걸리, 그리고 까마귀 준비물, 와!

메뉴를 보고 약 오르실 대둘횐님들 하나도 죄송안해요  8월22일에 오시면 되잖아요

 

틈틈이 계족산성호텔이 세워지고, 가스등 아래서의 정담도 깊어가고, 냉막걸리, 얼음막걸리, 얼음맥주도 바닥나고

황산내외의 신방도 꾸며지고, 홀애비들 단체객실도 완성되니 시간은 새벽 3시 까마귀도 텐트치고 플라이를 덮으니 03:30

신혼방과 합숙소 순찰을 마치고 홀로 자리에 누우니 이렇게 좋을수가....바람은 조금 세지만....그래도 까마귀는 잠을 잔다

 

매미소리가 귀를 찢어 성가신 눈을 뜨니 밖이 훤하고 떨어지지 않는 눈을 비비고 텐트 밖으로 나오니 모두가 철수 준비에 한창이다 .... 수고들 많씀다!   좋은 아침!  영어로 GOOD MORNING!

 

 

저멀리 남겨진 분홍색 텐트는?

새벽 5시반 여명 속에서 대청호 물안개 넘어 고리산이보이고

식장산 넘어 안개속 아득히 서대산도 보인다

산성 남문위로 한밭벌은 잠들어있고

일출을 기다리는 군상들...

지평선은 짙은 구름이 가리고 있으니

기다리는 홍일점 여인은 애가 타는데

06 :05 드디어 구름사이로 해가뜬다

일출 기촬 전문찍사 리눅스는 바쁜데...

물안개 걷힌 대청호는 금빛으로 물들어 가고

나 홀로 남겨두고 떠나가는 님들이 매정하여 남문 앞까지 쫓아 가보지만....

성벽 위에서 손도 흔들어 보지만 ....아무도 남지 않고......

쓸쓸히 돌아서는데 성안 한켠의 저 나무는 까마귀 마음을 아는지 바위를 끌어안고.....

담쟁이는 성벽을 끌어 안았는데.....

행여나 까순이가 올까?하여 홀로 남은 까마귀집은 처량하기 그지 없다.

밝아오는 햇살을 받아 한밭벌은 꿈틀 거리고....

동녘의 밝은 빛은 서기를 온누리에 뿌리고 있지만 나머지 산행을 위해 까마귀는 다시 꿈나라로....

막 잠이 들려는데 전화 벨소리....아마추어님이다 "까순이 두마리" 보냈다고 ㅎㅎㅎ

아마 리눅스가 시킨 모양이다  아니면 황산이..... 두번째 벨은 무시하고 그냥 잔다.

 

08 :00 등산객들의 발걸음 소리에 선잠을 깨어 잠시 성안을 둘러보고 텐트를 접고 베낭을 꾸린 후, 얼음 소금물에 식은밥을 말아 열무김치 걸쳐 먹으니 말 그대로 환상궁합 꿀맛이다!

08 :30 산림욕장 길을 버리고 대청호반산길 2구간 점검 차 북문 터로 가는데 성곽 위 부터 각종 넝쿨식물이 길을 막는다.

200여 m를 해집고 나와 안부와 봉우리를 오르 내리길 5번, 2구간 삼거리에 닿으니 등산로는 흐미하지만 까마귀 표시 리본은 그대로 있다. 지난 4월 아우라지님과 개척길 확인 답사 때, 점심 먹고 배고개로 내려 갔던 바로 그 삼거리다.

좌측 내리막으로 내려 가는 길도 여전히 밀림지대,  328봉 가는 길이 만만 찮다. 발목을 잡는 칡넝쿨, 허리를 잡는 망갯대,베낭을 잡아 당기는 산초나무, 시야를 막는 장록대, 어느하나 쉽지 않다

천신만고 끝에 328봉 아래 묘지에서 산성을 뒤돌아 보고, 삼거리 갈림길에 닿으니 12 :20  하늘은 비를 뿌린다. 

할수없이 좌측으로 돌아 임도로 가는길 200여m를 40분에 내려선다 .

무지막지한 넝쿨들은 속수무책, 겨우 임도에 닿으니 간간히 산꾼도 보이고

황토길을 달리는 뜀박질 꾼도 보이는데.....

그래! 오늘은 접자. 임도 따라 300m 우측 소로길로 접어든다.

 

13 :00 장동 산림욕장 수영장에 도착하니 물속의 개구쟁이들은 난리법석! 하늘은 화창! 누구 약 올리나?

관리소앞 자판기에서 음료수 한캔 꿀맛이다.

수돗가 쉼터에서 다 녹은 소금물은 버리고 찬물받아 밥말아 점심 한끼 때우니 시간은 13:30

못다한 잠 눈붙일 곳 찾어 해매다가 산성뷔페에서 나눈 말이 생각나 장동화원에 들린다.

반가운 얼굴과 인사를 나누고 온실 안을 둘러 보니 좋은 작품이 온천지다.

이곳 저곳 둘러보고 평상에 누워 눈을 붙인다 2시간후에 깨워달라고 제수씨께 부탁하고....

얼마나 지났나?  후두득 소리에 눈을 뜨니 장대비가 쏟아진다 온누리를 떠내려 버릴듯이...

시간은 15 : 30 한시간 반 동안 꿀잠에 들었었네... 74번 버스가 산듸 마을로 들어간다.10분이면 되돌아 오겠지?

그래! 리눅스와 함께한 계족산성 야등과 비박 이어진 답사 산행  이만 접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