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이전 추억여행 후기

홍천 가리산 : 암봉 위에서 소양호를 보다

돌까마귀 2023. 7. 12. 17:40

07:00 신도극장 앞에서 버스를 골라봤다

일월산악회-홍천 가리산을 간단다  마음이 끌린다 

제작년 여름 홍천 팔봉산에 올라 조망했든 굽이치는 홍천강이 떠오른다

그 홍천강 끝자락에 자리한 산이니 당연히 좋으리라

 

중부-영동-중앙고속도로 홍천IC를 거쳐 44번국도를 타고 인제쪽으로 가다 철정검문소를 지나니 안내표지가 있다

좌측으로 접어들어 1차선 꼬부랑길을 한참오르니 주차장에 가득한 관광버스에 기가 질린다

포항에서 오신 농협산악회원들이 180명(4대),이천에서 오신 신협산악회원들 225명(5대)으로 주차장이 북적된다

오늘 등산로는 복잡할것같아서 능선길 순환 4시간 반 코스를 잡으니 대전산꾼 7명이 뒤따르신다

 

구멍바위계곡을 우측에 두고 등골산 측면으로 오르는 능선길은 완만하며 굴참나무가 하늘을 가리니 숲길은 오히려 춥다

내친김에 잘다듬어진 등산로를 버리고 능선으로 오르려니 초면의 일행들이 몸을 사린다

혼자서 돌아 올테니 원동리 삼거리쯤에서 만나기로 하고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홀로 오른다

희미한 등산로에는 낙옆이 가득하니 까마귀가 제일 좋아하는 스펀지 길이다.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오르길 30분 일행과 함께한 50분을 보태면 1시간20분만에 능선에 올라섰다.

우측의 등골산까지 얼마나 될까? 지도를 준비못한게 아쉽다. 폰카에 찍힌 등산 안내도는 돋보기로 보아도 불분명하니 왕복 30분이면 되리라 짐작하고 진행하니 애게!  5분만에 정상이다

 

우거진 숲으로 주변조망을 포기하고 뒤돌아서 능선길을 걸으니 거의가 평탄한 길 곳곳에서 백철쭉이 손짓한다

산새소리에 콧노래로 화답하며 원동리 나가는 삼거리봉에 오르니 나뭇잎 사이로 저멀리 소양호가 보인다.

거삽고개 마루에서 전화를 해보니 아직 능선아래에서 하늘이 보인단다. 점심먹을 자리를 잡고 컵라면에 물을 부었다

곧이어 올라온 일행의 베낭속에서 진수성찬이 쏟아진다.  상치,숙갓,풋고추,쌈장,돼지 주물럭,가오리 무침,오징어 튀김

그리고 빼놀수 없는 곡차 "조 껍데기 술"  아우라지님이 산행기를 보시면 약이 오르시리라 크 ㅎㅎㅎㅎ

 

포만감을 느끼며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길에는 현도에서 오셨다는 갑자산님(무자생 동갑)의 육자배기 가락이 흥을 돋우고

여자가 아니라고 우기는 아주 굻직한 산님의 맥주캔 반주도 좋다  화기애애하게 정상 바위암벽 아래에 도착하니

안내표지가 기를죽인다 "심신이 허약하신 분은 암봉등반을 삼가해 주십시오"  그래도 우리는 간다 / 홍일점 여산꾼의 말씀

 

1봉과 2,3봉 갈림길에서 2봉을 오르니 천길 낭떨어지 넘어 1봉이 손에 잡힐듯 솟아있고 3봉 가는 바위길은 험난하다. 3봉까지 100여m,  중간의 작은봉 바위 위에서 소양호를 감상하고 3봉에 오르니 바위틈을 뚫고 자란 나무들이 시야를 가린다.

되돌아 갈림길을 나오는데 농협, 신협 산꾼들이 몰려오시니 외길 등로가 정체된다  이곳 가리산 정상부의 암봉에는 안전로프가 아니고 쇠파이프를 측벽에 고정해놓고 발받침이 없는 바위에는 인공 철재 받침을 박어놓아 한사람씩 통과한다.

 

호루라기로 교통정리를 마치고 1봉으로 오르는 수직 등로앞에 서니 일행들의 표정이 묘하게 기가 죽어있다.

약 30m의 수직벽에 안전 파이프가 지그재그로 설치되있어 실재로 올라보니 큰힘이 들지않는다. 드디어 가리산 정상, 1051m고지에서 사방을 조망하니 소양호 물빛이 손짓하고 온산을 덮은 5월의 신록은 가슴이 후련하다.

밀려오는 산님들로 50평 정도의 정상부가 비좁으니 곳곳에서 방빼라는 아우성에 우리 일행은 역부족이다.

 

무쇠탈재쪽 하산길 역시 급경사다 거의 수직벽의 인공발받침과 안전파이프에 의지하여 약 50m를 내려오니 겨우 흙을 밟는다. 암봉 아래 바위틈에서 석간수 한모금으로 목을 축이지만 가뭄탓인지 수량이 미미하다.

급경사를 한참 내려와서 무쇠탈재로 가는 능선길은 우리 일행들만의 호젓한 길이다  농협,신협 산님들은 빠른길로 가심이리라.

 

무쇠탈재에서 남은 연료를 마저 비우고 능선길을 내려오는데 이번에는 홍일점이 한곡조 하신다.

칠학년 삼반 산님은 어깨춤을 들썩이고 솔바람은 가지말라 붙잡는다 

합수곡에 내려서니 수많은 조합원님들이 손짓하신다 "한잔하고 가시라"고...  오늘 돌까마귀 술복 터졌다. 이---야호!

 

산행거리 약 9km  산행시간 5시간 반(정상부의 교통체증 포함)

 

2008년 12월 18일 다음블러그에 수정 기록되었던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