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이전 추억여행 후기

충북 단양군 단성면-대강면 경계 덕절산 : 큰 알바는 행운이어라

돌까마귀 2023. 7. 16. 10:13

5월 넷째화요일 한마음 정기산행

중부고속도로 증평IC-510지방도-증평-36국도-충주-19국도-38국도-박달재터널-제천IC-중앙고속도로-단양IC를 나와 좌측 5번국도-대강면 소재지 좌회전-남조천 물길옆 927번 지방도를 따라 사인암으로 다시 좌회전 피티재 넘어 가산리로 간다.

 

단양천에 걸려있는 기산교 직전에 하차 한전 철탑 능선으로 오른다

도로에서 보이는 철탑 오르는 길은 산꾼의 발길이 뜸해선지 잡초에 묻혀 찾기 힘드나 다행히 시그널이 붙어있다.

묘지 옆으로 올라서 우측으로 난 오르막길을 버리고 좌측 내리막으로 들어서야 한다.

능선에 오르면 철탑 옆으로 등로가 확연하다  마사토 길에 깔려있든 낙옆이 씻겨 나갔다

조금을 오르니 가뭄과 산불에 대비한 스프링쿨러 송수관이 깔려있는 첫번째 암릉을 만났다.

힘들게 올랐으나 계속되는 암릉지대에 기가 질리지만 산행재미는 일품이다

수직으로 솟은 큰바위는 산꾼들의 등반을 거부하고

옆으로 우회하여 가파른 바위를 올라야한다.

천신만고 끝에 740봉 위에 올라서니 암반에 뿌리박은 소나무가 의연한 자태를 뽐내고

단양천 건너편에선 이름모를 봉우리가 손짓을 한다.

가산리 마을과 단양천 유역의 들판도 보인다.

암릉지대가 끝났는지 푹신한 흙길이 낙옆과 함께 피곤한 발을 달래주고 아름드리 소나무는 몇살일까?

드디어 덕절산 정상이다  여러 산님들과 점심을 나누고 안내도를 꺼내보며 갈길을 짚어보고...

뒷둘재를 향하여 나아간다 완만한 경사와 푹신한 산길에서 오늘 처음으로 꽃을 만났다.

능선길에서 만난 소나무가 사람의 허리아래를 닮아 폰카에 담고 도면상 200m도 안될 갈림길 삼거리로 향하나

좀처럼 갈림길은 나타나지않고 봉우리에 정성들여 쌓은 돌탑을 만나니 이게왠일? 꼭데기돌에 덕절산이라 씌어 있다.

바로 옆 자연석에도 어떤 산님이신지 덕절산 780m라 써 놓으셨다.

나침판과 지형도를 살피니 분명 덕절산이 틀림없고 산림청 핼기의 도움으로 단양군에서 설치한 정상 표지석은 위치를 잘못 잡았거나 안내도의 표시위치가 잘못 된듯 하다.

 

동행하신 산님들께서는 이곳에서 느릅나무골로 내려가시고 까마귀 혼자서 두악산을 향한다.

한참을 가다보니 봉우리하나 727봉인가?

내리막 능선에 있는 이바위는 크지는 않지만 반듯한 면에 기하학적 도형이 새겨져있다, 혹 외계인이?

조그만 봉우리에서 나무사이로 시가지가 보이는데 아무레도 이상한 예감이들어 안내도와 나침반 그리고 까마귀 육감을 총동원하니 알바가 분명하다.

일행을 내려보내고 나홀로 두악산을 넘고 소선암 휴게소로 하산하여 단양천을 거슬러 오르며 하선암을 둘러보고 집결지 대잠교옆 솔밭휴게소로 간다는게 정상표지석이 잘못된 바람에 돌탑봉이 실정상(780m)인것을 이제야 확신했다.

일행들과 해어진 곳이 뒷둘재가 아닌 돌탑정상 밑 갈림길인걸...

깨우침이 너무 늦어 되돌리기엔 너무 멀리왔다  기차소리도 들리고 자동차소리도 들리니, 광주 노공의 묘지에서 남은 막걸리 마져 비우고

예비군 진지를 지나는 동안 길은 까마귀 체질에 딱맞는 스펀지길의 연속이다.

쌍분 묘지에 들어서니 흐미하게 중앙고속도로가 발아래에 보이고 소나무 옆으로 길이 흐미하게 보인다.

한참을 내려오니 눈앞이 확트인다  중앙고속도로와 단양IC 대강면 소재지다.

고속도로 교각밑으로 내려가는 급경사 철계단은 본디 절개지 관리용인데 등산객과 성묘객을 위한 도로공사의 배려이리라  까마귀 직업본능으로 구조를 꼼꼼이 살펴보고

길고 긴 철계단은 교각에 붙어있어 상판연결부를 살펴볼 기회도 얻었으니 이런 행운이 더 있을소냐?

교각 아래서 시원한 강바람을 쐬며 주변도 둘러보고

남조천에 내려서니 맑은 물속에서 아낙들이 다슬기(올갱이)를 잡고있다.

상류쪽 사인암을 지나 흘러온 물은 까마귀를 유혹한다.  벗어라!  씻어라!   그래 신발을 벗자!

넓찍한 돌을 골라 시원한 물에 발 담그고  "물"속에서 맑을"린" 한병을 혼자 다 마셔도 취할리있나?

일행들께 연락드리고 개운하고도 얼큰한 몸을 일으켜 징검다리를 건넌다.

927번 지방도에 올라서니 단양사과 홍보판 옆에는 아담한 쉼터가 취객을 부르고

일행을 기다리는 남은시 간에 주변을 둘러보니 행운은 또 있었으니 기대하시라!

 

기나긴 알바 산길은 멀었지만 본디 까마귀는 육식 동물 인지라 중앙고속도로 교각 밑에서 식탐본능을 만끽한다.

경북 상주에서 오신 커플은 산행에 지친 까마귀를 반겨 주시니 부스타 불판 위의 삼겹살은 염체 불구하고 식욕을 체우는데

어느정도 밥통을 체우고 초청해주신 커플님의 신상명세를 검색하니 어딘가 낯이 익다.

 

통성명하니 김 아무개 란다, 수년 전 백내장 수술 때 업그레이드 한 탓인가? 안경벗은 까마귀 모습을 기억 못한다.

36년 전 육군하사 계급장을 달고 제대 말년 돌까마귀 육군 '마이가리' 병장 밑에서 조수생활을 하면서 그토록 업무상 구박을 받던 장기하사 내 조수였다. 고아원 출신으로 까마귀 신혼 초에 휴가나오면 형을 찾든 바로 그놈 김아무개다.

쏘주가 두어 순배 돌자 갑자기 아우가 까마귀 손을잡고 엉엉운다 "형님을 몰라봐서 죄송하다"고,

"그래 안경벗고 머리빠진 형을 알어본다면 기적이지" 

 

남은 술 다비우고 초등학교 앞 식당으로 옮겨 못다한 회포를 푸는데 아쉽게도 한마음 총무님이 출발했다고 알려오니 후일 자주 만나기로 폰 넘버 주고 받고 아우를 먼저 보냈다.

 

한참을 기다리는 동안 잘가꿔진 정원에서 예쁜 꽃을 담아보고 바로 옆 수석원에서 수석을 감상한다

한참을 둘러 보는데 저멀리 일행을 태운 버스가 온다

오늘 까마귀가 알바를 하지 않었드라면 이런 행운이 뒤따랐을까 되씹으며 버스에 오른다.

 

2008년 12월 18일 다음블러그에 수정 기록되었던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