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6 3

5구간 두계천에서 우명교까지 봄빛 들길의 잔설을 밟으며

2월의 마지막 날 새벽에 먼 길을 떠나가신 큰이모님도 뵐겸 길을 나섰지만 09:25 서부터미널발 우명동행 24번을 타려고 나섰는데 환승시간이 늦어 놓쳤다. 조동교를 들머리로 하고 두계철교로 나오려던 계획을 수정하여 역방향 진행을 위해 급행1번을 타고 가수원에서 202번으로 환승하여 논산국도 엉고개를 넘어 나무골 입구에 내린다. 논산국도 지하통로를 지나니 나무골 마을 뒤로 위왕산이 안개 속에 묻혀있고 응달의 양철지붕 위 잔설은 녹아 고드럼이 맺혔다. 갑천 상류 두계천 지류 실개천 양지쪽엔 벌써 봄이 와 있고 호남고속도로 교각 아래로 계룡시 금암지구 아파트에도 봄 햇살이 가득하다. 두계 철교 뒤로 우뚝 솟은 위왕산은 안개 속에 묻혀있고 상류 쪽 무도리 뒷산(163m)은 두계천에 목을 박고 봄기운을 빨아 들인..

계룡산 상신리 용산구곡과 갑사구곡을 찾아

2009년 3월 1일 3.1절이자 3월의 첫 일요일 "좋은사람들과 함께하는 유익한 테마산행"은 계룡산 신선봉-장군봉 능선의 북쪽 골짜기 하신천 계곡에 숨어있는 "용산구곡"을 찾아보고, 금잔디고개를 넘어 "갑사구곡"을 둘러보는, 말 그대로 유익한 테마산행이다. 중앙로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현충원역에 내려 땅 위로 올라오니 반가운 얼굴들이 벌써 많이 와 계시고 "용산구곡"을 발견하여 산사람들에게 처음으로 발표하여 주신 "느낌표"님이 나와주셨으니 고맙기 그지없다. 08:55 공주버스에 오르니 버스 안은 만원이라 한 승객의 말씀이 "오늘 대박났네?"라며 상신리행 버스가 생긴 이래로 처음이라 하시며 의아해 하신다. 왁자지글하는 동안 버스는 삽재와 박정자삼거리를 지나 상신리에 닿으니 모두 내려 당간지주 앞에 둘러서서..

시어머니 없는 첫 명절, 19년차 며느리의 다짐

며칠 후면 설이다. 지난 1월, 폐렴으로 응급실에 가셨다가 갑자기 시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처음 맞는 명절이다. "나는 이제 엄마가 없어." 어머님 장례를 치르고 돌아오면서 남편이 나직이 내뱉은 말이다. 미리 경험하신 분들의 말대로 장례를 치를 때는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슬퍼할 여유가 없었다. 모든 것이 선택의 연속이었다. '영정 사진은 준비한 것을 그대로 쓸 것인가, 큰 액자에 확대해서 넣을 것인가. 영정 주변을 장식할 꽃은 얼마짜리로 할 것인가. 수의는 어떤 것으로 할 것인가. 화장한 유골을 넣을 유골함은 기본 옵션으로 할 것인가 진공 기능이 있는 것으로 할 것인가, 그 중에서 어떤 디자인으로 할 것인가 같은 제법 장례와 관계가 있는 것 같은 일부터 손님을 맞을 음식은 육개장이 나을까, 시래기 우거지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