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족산 용화사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林泉물을 보듬어서 德源과 뒷골 빨래터를 지나다가 薺月堂 앞에서 선비정신을 품고 할미, 할애비 돌장승의 배웅을 받으며 '당아래' 마을 앞으로 갑천에 흘러드니 이름하여 법동천이라,
예로부터 '제월당' 송규렴 선생과 그의 아들 '옥오제' 송상기 선생이 오르내리며 "숲속에 숨어 지내는 선비정신"과 "차라리 깨어지드라도 玉을 택하겠다"고 다짐하든 물길이다.
<이상 가을하늘님의 글에서 펌>
그 물길 위로 개화의 물결을 타고 1904년 경부선 철길이 한줄 놓이며 굴다리가 처음 생겨나고, 다시 1936년 철길이 두줄로 늘어나며 굴다리도 두개가 되드니만 구부러진 철길을 바로 잡느라 네개로 늘어나고, 1978년 호남선 분기점을 대전역에서 회덕 조차장으로 옮기며 복선이 깔리자 굴다리는 또 두개가 늘어나고, 경부고속전철 까지 회덕 조차장을 지나게 되니 철로가 없는 옛 굴다리와 근년에 세워진 고속전철 교각까지 굴다리는 모두 7개가 되어 전국 어디에도 이런 곳이 없다.
오늘 이곳에서 뜻있는 축제가 열린다기에 열일을 재치지는 못하고 아침 일찍 찬샘농촌체험마을에 들어가 한 낮까지 "산성마을 생생체험" 준비를 마치고 돌아와 둔산 선사유적지 옆에서 "외손주 첫돐잔치"에 참석, 오렛만에 사돈과 정담을 나누며 오찬을 즐긴뒤 다시 잰 걸음으로 읍내동 축제장에 당도하니 잔치판은 벌써 파장이라 아쉽지만 그 흔적을 쫒아본다.
행사가 끝나고 대문이 굳게 닫힌 제월당과 옥오재를 뒷골육교에서 내려다 보고...
아주 옛스런 간판을 따라...
대문도 없는 순두부집 옆을 지나니...
번쩍이는 검은색 승용차 앞에서 기름기 좔좔 흐르는 검정개(?)가 새까맣고 초라한 돌까마귀를 반겨준다.
이렇게 좁은 골목을 지나니...
김장배추가 초가을 하오의 햇볕을 받으며 졸고 있고...
구비구비 올래를 돌아 나오니 현대식 성냥갑집 앞에는 녹슬은 양철지붕의 방앗간이 기다려 주고...
뒷골(후곡)경로당 담장의 벽화도 멋 스러운데...
새주소 표지판 밑의 "무더위 쉼터"라는 안내문이 한글날을 하루 앞두고 더욱 반갑다.
방앗간 앞을 지나...
일곱번째 굴다리로 내려오니...
여러번에 걸쳐 철길이 놓이며 터널 길이를 늘린 굴다리 천정에는 청사초롱이 졸고있고...
100살이 가까워 오는 느티나무에도 가을색이 묻어 있다.
여섯번째 굴다리 밖에는 행사요원들의 뒷 정리가 바쁘고...
다섯번째 굴다리 밖으로 네번째 굴다리(?-철교)가 보인다.
16:00에 마친 양말페인팅 부스에서는 뒷골지폐(아래 사진 참조) 세기에 바쁘고...
17:00까지 남어있는 유일한 부스에서 명리학 강의가 이어진다.
굉음에 깜짝 놀라 뒤돌아 보니 네번째 굴다리가 아닌 철교 위로 디젤기관차가 내달리고 그 뒤로는 고속철도 교각이 우뚝한데...
세번째 굴다리 밖 가설무대의 주민장기자랑도 모두 끝이 난듯 한산하다.
두번째 굴다리 앞의 본부석 환전소에서...
억지를 부려 사용시간이 지나버린 뒷골지폐 만품짜리 두장을 사서 가슴 깊이 품고...
첫번째 굴다리를 빠져 나오니...
할미,할애비 장승의 미소가 가을햇살을 받아 더욱 정겹다.
회덕동 굴다리축제 추진위원회 여러분들의 정성이 가득 담긴 깃발들의 환송을 받으며 주민센터를 향해 내려오니
참가자가 너무 많아 일찌감치 재료가 떨어졌다는 "소망벽 그리기"로 완성된 벽화가 너무나 멋지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뒷골 성냥갑 집 뒤로 계족산이 우뚝하고...
회덕동주민센터 주변엔 축제를 알리는 수많은 깃발들이 펄럭이는데...
대전로1378번길이라는 삭막한 이름으로 바뀐 "뒷골길"이지만 철판울타리 안에 큰건물이 들어서기 전에 한번쯤 거닐어 봄직하다.
회덕동주민센터로 들어서면...
백성의 뜻과는 상관없던 역대 회덕현감들의 공덕비(?)가 키제기를 하며 서있고...
왼편의 어린이집 마당에는 부녀회원들의 축제 뒤 설거지가 한창이다.
주민센터를 나와
원촌교네거리(읍내동네거리)쪽으로 50미터 쯤 내려와 온갖 연모를 파는 자그마한 만물상 옆 골목 순대집에서
모듬안주 한접시를 놓고 막걸리 잔을 기울인뒤
암행어사 홍원모의 영세 불망비를 둘러보고
되돌아 나와 건너편 승강장에서 대전역 경유 512번 버스를 기다리니 한발 늦은 "회덕동 굴다리축제" 참관이 모두 끝났다.
2011.10.8(토) 대전광역시 대덕구 읍내동 뒷골에서 열린 '2011회덕동 굴다리 마을축제'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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