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언저리길 답사후기

2024년 첫 벙개산행 구도동누리길 3탄 馬墳山 급경사길

돌까마귀 2024. 1. 4. 10:31

언   제 : 2024년 1월 3일 수요일

어디서 :대전 동구 구도동누리길 3코스에서

누구와 : 한밭언저리길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08:50에 낭월차고지를 출발한 30번 외곽버스를 타고 '산서로' 지프재를 넘어 

대전 동구 소호동의 '소리,말미' 승강장에 내려 '산서로1374번길'을 잠시 걷다가

소호동 148번지 개인 소유 정원수단지의 임도에 올라서니

구비구비 완만한 경사의 임도는 작년과 달리 따스한 날씨에 눈이 모두 녹아 조금은 아쉽다.

살짝 고개를 내민 대전둘레산길 1구간의 오도산과

왼쪽의 금동고개를 향해 뻗어나간 대전둘레산길 1구간도 뒤 돌아 보며 오르다 보니

보문산 시루봉과

대전에서 제일 높은 식장산도 간간이 모습을 나타내고

한번 사용하는데 거금 100만 원 씩 받는다는 명당자리의 '굿당'은 여전하게 자리를 지키고있다.

임도의 끝자락에 자리를 펴고 막거리 잔을 돌리며 기력을 충전 한 뒤 376m 봉을 향하는데

같은 산줄기에 있는 마분산(馬墳山 말무덤산)과 높이가 같은 376m봉에는 고사목이 여러 그루 생겼고

급경사 내리막은 길벗들의 오금을 저리게 한다.

무려 표고차 120m를 내려서면 소호동 알미천 골짜기와 구도동 안골을 넘나드는 고개마루 

한전 송전철탑을 지나면서 다시 된비알 오르막길이 길벗들을 힘들게 하다가

오른쪽으로 휘어진 산줄기에서 잠시 완만하여지지만

두번째 철탑을 지나면서 부터는 엄청난 된비알이 길벗들의 비명을 이끌어 낸다.

구도동 누리길 개통 당시의 돌계단은 산악오토바이 때문에 많이 망실되었으나

계백장군과 내가 2011년에 매어 놓은 합성섬유 로프는 아직도 건재하고

급경사를 올라 온 길벗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다시 피어났다.

마분산 정상 산불감시카메라 앞에서 두번째 주막집을 차려 기력을 돋운 뒤

짧지만 경사도가 더 높은 된비알을 내려가며 나를 포함한 여럿이 엉덩방아를 찧고

이어지는 평지와 다름없는 편안한 산길을 구비구비 돌고돌아

통영대전고속도로 남대전 나들목이 내려다 보이는 조망터에서

점심상을 펼칠려고 하였는데 어느 님이 선수를 쳐 모두 배낭을 놓고 내려왔으니

나 혼자만 목마름을 달랠수는 없어 꾹 참고 애꿎은 카메라 셔터만 눌러댄다.

다시 능선길로 올라와서

따뜻한 묘지에 술 한잔 올리고 자리를 빌려 점심상을 차린다.

한참을 쉬며 배낭속 먹거리를 모두 비운 뒤 길을 나서니

낙엽이 푹신하게 깔린 길에는 익숙한 리본이 걸려있고

구도동누리길 3코스 끝자락, 통영대전고속도로 구도2교 위에는 새해 희망을 가득 실은 대형트럭이 내 달린다.

날머리 동구아름다운복지관 앞에서

배차간격이 22분인 512번 버스를 타고 신흥동 대동천변의 '방실이네'에 들어가

마중 나온 '정오의햇살'님과 함께 '대단하다! 둘도 없다! 대전둘레산길잇기 화이팅!'을 외치니

2024년 새해 첫 벙개산행이 모두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