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수돗물을 마셔요?? 문제가 없다고 해도 굳이 마실 필요가 있나요. 찝찝하게.”
수돗물 마시는 데 대한 인식이다. 수돗물 대신 선택하는 물은 사서 마시는 샘물, 생수다.
그런데 수돗물이 알고 보면 생수보다 더 깨끗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생수를 마시는 건 비용도 들지만, 환경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우리가 쓰는 플라스틱 페트병 쓰레기 대부분이 생수병에서 오고 있다. 연간 56억 개에 달하는 생수병 쓰레기가 쏟아지는 중이다. 돈도 쓰면서 쓰레기도 양산하고, 거기에 오히려 수돗물이 더 깨끗하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온 셈. 수돗물에 대한 과도한 불신이 생수 소비를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종대 자연형 수처리 연구실에서 11종의 생수와 다중시설의 수돗물, 가정의 수돗물을 비교한 결과 5종의 생수에서 일반 세균이 검출됐다. 수돗물에서는 전혀 세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이는 수돗물이 생수보다 엄격한 기준에 따라 관리되기 때문이다. 맹성규 세종대 자연형 수처리 연구실 교수는 “수돗물은 다른 샘물보다 수질 관리하는 항목이 더 많다”며 “(생수의) 수질은 관리적 측면에서 수돗물과 비교할 수 없다”과 설명했다.
심지어 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선 맛도 수돗물이 생수에 앞선다는 결과도 나왔다. 서울아리수본부에서 지난해 5~9월 수돗물 아리수와 생수 2종의 맛을 799명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53.2%가 아리수를 가장 맛있는 물로 뽑기도 했다.
그러나 수돗물을 먹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 끓이거나 필터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20명의 1명 수준으로 떨어진다. 우리나라 수돗물 직접음용률은 5% 가량. 이에 비해 평균적으로 유럽연합(EU) 국가들은 7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51%가 수돗물을 아무런 가공 없이 마시고 있다.
이처럼 수돗물을 먹지 않는 문화는 생수 소비로 직결된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연간 소비된 생수 페트병만 56억 개에 달한다.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 데는 수돗물에 대한 오해가 있다. 설문 서비스 포켓서베이에서 2551명을 대상으로 한 물에 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37.0%는 ‘수질에 문제가 없더라도 수돗물을 굳이 식수로 음용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그 다음으로 ‘수질이 걱정되지만 수돗물을 마실 때도 있다’(29.5%), ‘수돗물을 절대로 마시지 않는다’(18.5%)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수돗물을 거리낌 없이 식수로 음용한다’는 답변은 15.1%에 불과했다.
혹여나 수돗물은 믿어도 우리집 배관을 못 믿겠다면 수질을 확인하면 된다. 환경부와 서울아리수본부 등에 신청하면 수도꼭지와 옥내 배관, 물탱크 관리 상태를 진단 받을 수 있다.
수돗물 특유의 냄새가 싫다면 실온이나 냉장고 등에 30분 가량 두면 냄새도 날아간다.
서울아리수본부 관계자는 “싱크대나 세면대의 수돗물은 바로 떠먹어도 되지만 마시면 안 된다는 오해가 있다”며 “서울 시내 공공기관 등에서는 수돗물이 나오는 음수대를 별도로 약 2만6500대 이상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4.1.16 헤럴드경제 주소현 기자의 글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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