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2. 25 경향신문 최승현 기자의 글 퍼 옴>
석탄 산업의 흥망성쇠와 폐광의 아픔을 간직한 강원 삼척시 도계읍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마지막 국·공영 탄광인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의 폐광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대한석탄공사와 강원도에 따르면 도계광업소는 오는 6월 말 문을 닫을 예정이다. 2023년에는 전남 화순광업소가, 지난해엔 태백 장성광업소가 폐광했다. 올해 삼척 도계광업소마저 문을 닫으면 대한석탄공사가 운영하는 국·공영 탄광은 모두 사라지게 된다. 도계읍은 국내 탄광산업의 흥망성쇠가 고스란히 이어져온 지역이다.
도계읍 지역에서 탄광이 운영되기 시작한 것은 1936년부터다. 정부가 외화 획득을 위해 독일로 파견한 광부(파독 광부)들도 1963년부터 1975년까지 도계읍에서 훈련받았다. 석탄 산업이 호황을 맞았던 1970년대 말 도계읍의 인구는 5만 명에 육박했다.
1989년 정부의 ‘석탄 산업 합리화 정책’이 시행된 후 탄광산업을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 조치로 도계읍 지역에서 운영되던 10여 개 탄광이 문을 닫았다. 광부들이 줄줄이 실업자가 됐고, 도처에 빈집에 늘어나는 등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올 1월 말 기준 도계읍의 인구는 8674명이다. 전성기 시절 인구의 20%도 안된다.
이밖에 공투위 측은 도계광업소가 폐광하면 광부 등 270여 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있다. 갱내 보수업무와 경비 협력업체, 목욕탕, 운송업체 등 직·간접 관련 업체 종사자 280여 명도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도계광업소 광원의 절반에 가까운 43.2%는 “폐광 이후 타 시·군으로 이주할 의향이 있다”고 입장이다. 도계읍의 ‘지역소멸’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도계 주민들은 “폐광이 현실화하면 도계광업소 사택 인근 50여 개 점포도 폐업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처지에 내몰릴 것”이라고 밝혔다.
강원도가 최근 실시한 ‘탄광 지역 폐광 대응 연구용역’ 결과를 보면 도계광업소의 폐광에 따른 도계읍의 피해 규모는 5조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삼척시는 도계광업소 폐광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3300억 원가량을 들여 도계읍 일원에 중입자가속기 기반 의료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내국인 지정 면세점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삼척시 관계자는 “오는 6월 이전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진행 중인 ‘중입자가속기 기반 의료클러스터 조성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강원도 등과 협력해 폐광 대체 산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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