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답사와 추억여행

판암동의 바위구멍을 찾아서

돌까마귀 2022. 8. 10. 11:19

언    제 : 2014.1.9(목)

어디로 : 판암동의 산소골을 구석구석 뒤진 뒤, 황태봉 자락을 구비구비 돌고, 칼바람 부는 로렐라이 언덕을 넘어서

누구와 : 나홀로

 

올 겨울 들어 제일 춥다는 예보를 들으며 사무실 난로가에서 꾸물 거리다 11시가 다 되어 길을 나선다.

619번에 올라 제2치수교에 내려 신흥마을 정류장에서 607번을 기다리니 시내버스 알리미는 12분 뒤에 도착이라 하고 

추위에 떨며 기다리느니 옥천로를 2 정거장 쯤이야 걷기로 한다.

판암그린공원이라고 버스 안내방송이 나오는 판암근린공원 입구 횡단보도를 건너 판암배수지로 오르려니  

대리석 계단 위에 대크계단 설치공사가 한창이다.  좌측 굿당의 대나무숲을 돌아 올라서니 은진송씨의 묘소가 반겨주고

일제강점기 세천저수지의 물을 받아 정수하여 대전시민의 식수를 공급하든 배수장은 잔디를 덮고 새단장을 하였다. 

1934년 준공 당시에 옮겨 심었을 100살 넘은 벗나무는 아직도 봄날이면 멋들어진 꽃을 피우며 싱싱한데

관리소와 사택은 물론 2008년에 새로지은 화장실은 생명을 다하였다. 

국도4호선(옥천로) 확장으로 복개된 판암천과 경부선 철길 너머로 오빠나루라 불리는 141.4m 삼각점봉이 반기고 

 

침전지가 있던곳에 새워진 팔각정 추녀 아래로 식장산도 반겨준다. 

판암고개로 내려가며 오늘 둘러볼 황태봉(163m) 자락 산소골의 쌍청회관과 여러 재실들을 내려다 보고  

동구다기능노인종합복지관으로 내려와 판암2동주민센터 못미쳐 삼거리의 쌍청당 애각바위를 살펴본다. 

 

 

 

 

 

동부로 33번길 옆의 봉곡유치원 한켠에 놓여있는 바위에 7개의 구멍이 파여 있으나 전문가들의 판단이 필요하고 

1998년에 세운 쌍청당묘역비의 우측면 상부에 있는 커다란 바위구멍 7개도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하다.

 

 

묘역비 뒤의 바위에도 인공의 흔적이 보이지만 판단은 뒤로 미루고 

산소골에 모여 있는 재실들을 둘러본 뒤 

 

 

마을 어귀의 보호수로 지정된 왕버들과 쌍청당 송유선생 신도비를 살펴본다. 

보호수 북쪽의 산자락을 뒤지며 올라선 정선군수 묘지에서 한숨을 돌린 뒤 

남쪽 기슭의 재실로 내려와 

산소골 어귀로 다시 돌아와서

쌍청회관으로 들어선다. 

회관 추녀에는 정통혼례식 분위기를 띄우는 청사초롱이 달려있고 

 

잔디광장 한 가운데의 바위 위에는 불꺼진 드럼통 난로가 놓여 있는데   

아이쿠! 2개의 바위구멍이 보이니 이를 어쩌나? 아마도 전통혼례식을 치룰때 추위를 피할려고 불을 피우나 보다.

관리인을 찾아보나 보이지 않고 안채에 모여있는 사람들도 놀러 왔다는데 할수없이 다음을 기약하고 뒷문으로 나서   

황태봉 등산로를 오른다. 

육각정자와 황태봉 방향표지가 뒤바뀌어 있고

북쪽으로 210m 뻗어 나간 163m 삼각점봉(황태봉)에도 육각정자가 있다.

한숨을 돌리며 주변 경관도 즐긴뒤 정자 주변의 바위들을 살펴 보지만 바위구멍은 보이지 않고 

돌탑 옆으로 뻗어 내린 산줄기도 뒤지다가 다시 되돌아 올라 

서남 능선으로 내려와 골짜기를 뒤져보고 다시 서쪽 능선을 타고 나가니 절개지 위에서 눈앞의 오빠나루가 반겨준다. 

동오빌라 옆 달기장1길로 내려서서 동부로33번길로 들어서니 신도비와 왕버들이 다시 한번 "수고 많었다" 하고 

동부로를 가로질러 판암주공4단지 옆으로 로렐라이 언덕에 올라서니 동쪽에서 대전시기념물 제17호 삼정동산성이 반겨준다.  

남동쪽에선 대전 제1봉 식장산이 판암주공1,2단지 너머로 우뚝하고

남쪽으론 판암주공3단지 옆으로 동구청이, 

서남쪽엔 오빠나루 뒤편의 보문산과 판암근린공원이라 불리는 판암배수지가 보이고  

북서쪽엔 3시간 동안 산자락을 휘돌아 다녔던 황태봉이 잘가라 손짓한다.  

언덕 주변에 산재한 분명 있음직 한 여러 바위에서도 확실한 구멍 흔적은 보이지 않으니  

한파주의보 속의 찬바람도 개이치 않았던 돌까마귀 날개짓을 4시간 반 만에 거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