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제문
2009년 새해를 맞아 저희 대전둘레산길잇기 회원들은
이곳 만인산 정기봉 기슭 태조대왕 태실에 올라 천지신명과 대전둘레 산신께 고합니다
저희 회원들은 산에 오르면 풀한포기 나무한그루 산짐승 한마리라도 내 몸같이 아끼고
사랑하여 그 터전을 해치거나 더럽히지 않을것을 굳게 약속 하나이다
또한 회원 상호간에 서로 돕고 사랑하여 무거운것은 들어주고 맛있는것은 나누어 먹고
즐거운일은 나누어 배가 되도록 하고 슬픈일은 나누어 반이 되도록 하겠읍니다
시기와 질투를 하지않고 서로가 존경하여 대전시민의 모범이 되겠읍니다
천지신명과 대전둘레 산신이시여!
지난 한해 저희들을 보살피시어 무탈하게 둘레산길잇기를 마치게하여 주셨음을 감사드리옵고
부디 올해에도 오르막에는 힘을 실어 가볍게 하여주시고 내리막 내딛는 걸음마다 바로딛게
잡아주시어 안전하게 산행을 마치게하여 주옵시길 엎드려 비옵니다
모든 회원의 가정에 행복이 가득차게 해주시고
대전시민 모두가 모자람없이 살게해 주시고 하는일 모두가 잘되게 해주소서
집집마다 고을마다 웃음꽃이 만발하고 사고없게 해주소서
그리하여 모두가 근심걱정 하나없이 둘레산에 올라서 만세 부르게 해주소서
삼천리 금수강산 산길마다 꽃이피고 들길마다 풍년들고 물길마다 풍어되게 해주소서
저희 대전둘레 산길잇기가 더 더욱 발전하여 먼훗날까지 자손만대 이어지게 해주소서
천지신명과 대전둘레 산신이시여!
비록 준비한 술과 음식이 변변치 못하오나 부족한 저희들이 정성드려 바치오니
작은 정성을 큰 정성으로 받으셔서 기쁘게 흠향하여 주시옵길 삼가 엎드려 비옵나이다.
이천구년 일월 X일 대전둘레산길잇기 회원을 대표하여 000 받들어 올립니다.
식 순
1, 진 설
2, 분향,강신........대표 재배
3, 참 신 례..........일동 재배
4, 초 헌 례..........대표 헌작후 읍, 독축자 독축,대표 재배
5, 아 헌 례..........산행대장 헌작 재배
6, 종 헌 례..........최 연장자 헌작 재배
7, 헌 작..........희망자 헌작 재배
8, 사 신 례..........일동 재배
9, 낙시,퇴주........대표
10, 분 축..........독축자
11, 철상,음복........일동
진 설 도
시접 신위 잔대
건어 소금 육적 설탕 편
대추 밤 사과 귤 과일 과자 감 배 .....사과,귤,과자는 없어도됨(기본:조,율,시,이)
향로 제주
산신제를 준비하며
새벽 4시에 잠이 깨었다
베낭을 메고 집 뒤 보문산으로 오르는 길, 명수천 약수터엔 선잠 깬 동네주민이 네분이나 계시고
약수 한바가지 들이킨 후 산성으로 오르는 길 부지런한 산님들이 벌써 내려 오신다.
산성 밑으로 우회하여 삼거리 안부를 지나 보문선인 묘소에 올라 신년인사를 드리니 감회가 새롭다.
그러고 보니 보문산에 오른지가 한달이 넘었다.
불구의 까마귀 몸을 지금처럼 산길을 걷게 해준 보문선인께 너무 무심하지 않었냐고 속으로 용서를 빌어 본다.
여든의 나이에도 보문산 자락을 휘접고 다니시던 20여년 전의 모습이 아련히 떠오르고
묘비에 새겨진 글을 되새겨 보며 까마귀가 얼마나 노력해야 선인의 반이라도 뒤 따를까? 생각에 빠진다.
보리밥 한그릇으로 조반을 떼우고 퇴원하고 걸음걸이를 연습하든 목욕탕에 들러 몸과 마음을 닦으니
내일의 대둘 시산제 차림표가 절로 떠오른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8시반, 정갈한 몸으로 컴 앞에 앉아 먼저 시산제 축문을 짓고
둘레산신 지방도 써놓고 제물 목록을 뽑아본다
떡집에 전화하여 시루떡 반말을 주문하니 35,000원이란다
고기집에 들러 돈육 5kg을 30,000원주고 사다가 찜통에 앉히고
옆집 슈퍼에 들러 제주로 쓸 막걸리와 건어물, 양초와 향, 쟁반과 젓가락, 설탕과 약과를 챙기니 총 21,670원이다.
짜투리 고기로 김치찌게 끓여 동네 노인들과 쐬주 한잔 나누며 점심을 때우고
문창초교 앞 문방구에 들러 황금돼지 저금통과 모조 전지 두장을 사니 3,600원
돌아 오는길 간판집에 들러 엊그제 주문한 현수막을 찾으니 마음에 든다.
20,000원을 지불하고 사무실에 돌아오니 김선건 대표님의 댓글이 올라와 있다.
축문 초안을 대둘 산행기란에 올려놓고 검토를 부탁 드렸드니 마음에 드신다는 전갈이다
이제 남은건 과일, 문창시장에 들러 밤, 대추, 감, 배, 사과, 귤을 사니 15,000원이 들었다.
지난해 12월 13일 11구간 안내산행 때 방동 묵집에서의 뒤풀이 남은 돈 30,000원을 제하니
총 125,270원-30000=95270원이 들었다
베낭에 차곡 차곡 넣으니 무게가 만만찮은게 내일 힘이 좀 들것같다
마지막 점검을 하니 떡은 내일 아침에 찾아서 들고가고 고기는 식는데로 베낭에 넣으면되고
막걸리는 봉지에 담아 들어야 될듯하고 돗자리는 어깨에 메어야 할것같다.
내일 아침 501번에 오르면 같이 지고 갈 횐님들이 있겠지 라고 자위하며 준비 끝!
만세! 기분좋게 마무리!
<2009-01-10 다음블러그에 쓴 글>
'돌까마귀(石烏) 창작글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60x12x365=262,800일 만에 한번 오는 날? (0) | 2024.02.09 |
---|---|
고향(故鄕) (0) | 2024.01.20 |
둘레산길 4구간 날머리와 5구간 들머리에 대하여 (0) | 2023.12.01 |
우리는 財健餘對 (0) | 2023.10.10 |
2023년 새해 인사 (0) | 2022.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