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오백리길 답사후기

천개동고개에서 개머리산, 함각산 넘어 윗말미 대청호반

돌까마귀 2025. 1. 6. 10:38

언   제 : 2025년 1월 5일 일요일

어디서 : 대청호반 산길따라 3구간 일부와 5구간 일부

누구와 : 대전.충청의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걸은길 : 천개동고개-犬頭山城-효평고개-函角山-절골고개-240m봉-204m봉-昌寧曺氏 납골묘-마산동 동파정-더리스-윗말미

 

대전대학교 종점을 09:15에 출발하는 61-2번 천개동행 버스를 타고 천개동길로 접어들자 싸락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맘씨 좋은 기사님 덕분에 천개동 고개마루에 내려 

 

개머리산(犬頭山城)을 향해 힘차게 출발한다.

 

상어 등지느러미를 닮은 신선바위에 '입산 신고주' 한잔 올리고 음복을 나눈 뒤 

 

새해 瑞雪이 흩날리는대전둘레산길 5구간 식장산길의 길치고개 주변의 산줄기를 살펴보고

 

견두산성을 향한 된비알을 오른다.

 

'큰바위 얼굴을 찾아 보세요!'

'여기 흑염소 두마리가 있어요!'

 

위 사진의 빨간 등산복을 입은 수기님 자리에서만 아래와 같이 '큰바위 얼굴'이 보인다.

 

아마도 지난 가을에 어미 품을 떠난 듯한 야생 흑염소가

 

두꺼비 바위 뒤에서 일행들을 반기며

 

수기님의 셔터에 맞춰 폼까지 잡는다.

대전시 기념물 20호 犬頭山城

계족산성에서 동남쪽으로 1.3㎞ 떨어져 있는 해발 363m의 개머리산의 꼭대기를 빙둘러 쌓은 산성으로, 성의 둘레는 280m 정도이다. 성벽은 자연 암반을 이용하면서 자연석으로 쌓았는데, 남벽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성벽의 대부분이 무너져 내린 상태라 현재는 그 윤곽만을 확인할 수 있다.

성의 동쪽부분에는 지름 6m 정도를 높게 만들어 놓았는데, 지휘자가 망을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장대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산성의 바로 밑으로는 신탄진-옥천 간의 도로가 동쪽과 북쪽의 띠를 두른 듯 휘감고 지나고 있으며, 성의 동쪽으로는 대청호가 내려다 보인다. 이렇듯 이 산성은 도로와 수로를 감시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계족산성의 子城 역할을 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준비하시고~ 하나, 둘, 셋' 찰칵!

 

뒤 편으로 눈발에 덮혀 흐미한 국가사적 355호 계족산성이 보인다.

 

2016년 사진 속 이사람은 누구일까요?

 

허물어 진 동벽을 타고 급경사를 내려가

 

낡은 방향표지가 있는 윗말미 갈림길 313m봉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후미를 기다린다.

 

전국의 유명 산꾼들이 다녀 간 능선길에는

 

남풍을 타고 흩 뿌려진 싸락눈이 나무 몸통에 가리어 묘한 그림을 그려 놓았다.

 

두줄기 몸통이 큰나무를 지나서 바로 왼편 된비알을 내려가는데

 

경사도가 70도에 가까운 급경사 구간이 100여m 이어진다.

 

수 년 전에 쓰러진 소나무 밑을 지나면 안전지대로

 

천막지에 매직팬으로 쓴 15년 전의 리본은 탈색이 되어 글씨가 보이지 않으면서도 너무 오랫만에 왔다고 반겨준다. 

 

대청호수로 효평고개 구간 확장공사로 생긴 절개지 위에서 단체사진을 한장 찍고

 

확장공사 착공 전까지 자동차용품과 칡차, 커피 등을 파는 移動酒保가 있었던 '효평고개 소공원'에서

 

한참을 쉬며 된비알 하강길에 消盡 된 기력충전을 한다.

 

마산동 방향으로 50m쯤 내겨가다

 

왼편 배수로를 건너 집단 묘지로 들어가

 

맨 위의 묘지에서 대청호를 뒤돌아 보며 숨을 돌린 뒤

 

함각산을 향하여 된비알을 한참 올라간다.

 

함각산 정상 직전에서 오른쪽 산줄기를 따라 낙옆에 덮혀 보이지 않는 길을

 

'강산에'의 리본과 나란히 걸린 15년 전의 오렌지 천막지 리본과

 

'뫼꿈이'님이 인쇄 해 준 '대청호반산길따라와 三足烏'가 선명한 노란리본이 걸린 

 

240m봉과 204m봉을 넘어 昌寧曺氏 납골묘에 내려가 안에 계신 분들께 술 한잔씩 올려 사용승락을 받고 午餐場을 펼친다.

 

30여 분의 점심시간이 끝나자 하늘은 심술을 부리는지 겨울비가 제법 굵어지고

 

늙은 까마귀의 머리 속은 복잡해 지는데

 

마산동 삼박골 골짜기를 빠져나와 

 

대청호오백리길 3구간 냉천길 포장길에서 비에 젖은 대청호반 산길을 포기하고 대청호 풍광에 젖기로 결정한다.

 

대청호오백리길 3구간의 끝자락, 말미 주차장으로 들어가

 

은진송씨 문중묘지에 올라서니 눈 앞에 펼쳐진 대청호 絶景에

 

紅一點 수기님은 恍惚境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해맨다.

 

酒母가 出他中인 東波亭 酒幕에서 酒仙이 되어 한참을 風光에 취하다가

 

은진송씨 문중묘지를 한 바퀴 돌아

 

대청호오백리길 3구간 호반열녀길을 끝내고 4구간 호반낭만길에 접어든다.

 

비가 그치고 확 풀린 일요일 오후라 가족 나들이가 제법있는 ''THE LEE'S'' 앞을 돌아서

 

마산동 진등날 끝자락 넓직한 대청호반 물가에 자리를 펴고 오늘 마지막 '이동주보'를 펼친다.

 

15:50 직동 찬샘농촌체험마을발 대전역 동광장행 60번 버스 도착시간에 맞춰 느긋이 술잔을 돌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버스승강장으로 나오니 60번 버스가 눈 앞에서 획! 하고 지나가 버린다. "너무 여유를 부렸나?"

 

"그래도 걱정없다"  15:40 신탄진 용호동발 비룡동 동신과학고행 71번 버스가 15분 뒤에 도착하니

 

대청호수로를 따라 한 정거장 더 나가 마산 B지구 승강장에서 71번 버스에 올라

 

동신과학고 종점에서 607번 버스로 환승하여 동구 정동의 '친친양꼬치' 뒤풀이 장소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