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마음이 등산의 바른 시작, 남을 배려하는 등산 에티켓
주말이 되면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산에 간다. 그러나 간혹 마주치는 매너 없는 등산객들로 인해 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산에서는 모두가 자연을 찾아 집을 떠나온 객이므로 자연보호는 기본이요, 타인을 배려하는 것은 필수 에티켓이다.등산을 오래하면 산처럼 마음이 넓어진다고 얘기하는 이들도 있지만 현실에선 반대의 경우도 많다. 정상만 바라보며 속도에 집착해 과시적으로 산을 타는 동안 타인에 대한 배려심은 사라지고 산처럼 마음이 더 뾰족해져 자기밖에 모르는 독불장군이 되는 것이다. 설악산이나 지리산등 국립공원은 너무 아름답지만 대피소에는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행동하는 이들로 인해 기분이 상할때가 많다. 그래서 산을 오래 다닌 사람일수록 국립공원 대피소에서 자는 걸 피하기도 한다. 산에서 남에게 피해 주는 폭탄 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면 기본 등산 에티켓은 상식으로 알아두자.
마주오는 등산객에게 먼저 인사하기
좁은 산길에서 마주쳤을 때는 "안녕하세요, 좋은 산행되세요, 수고하십니다 조금만 가면 정상입니다"하고 인사를 먼저 건네자, 산에서 반드시 인사해야 한다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인사를 하는것이 등산객의 기본예절로 자리를 잡았다. 아무도 없는 산길에서 사람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어 절로 인사가 나오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아무도 없는 산에서 가장 무서운 대상이 사람이기도 하다. 상대방의 경계심을 풀기 위해서라도 내가 먼저 인사를 하자.너무 큰소리로 인사를 하면 오히려 실례가 될수 있으므로 상대방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만 하는 것이 좋다.
간혹 정상이 얼마나 남았느냐고 묻는 사람에게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 겁을 주며 놀리는 말투로 답을 하는 사람이 있다.
실제로 남은 길이 무척 힘들다고 해도 격려의 말은 못해줄지언정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은 삼가야 한다.
숨을 몰아쉬며 누구나 힘든 걸 참으며 오르는 산에서 사람을 만났을 때, 격려의 인사 한마디가 산행의 청량제가 된다.
소리나는 물건은 집에 두고 가자
라디오를 틀고 다니거나 종을 배낭에 매달거나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틀고 다니는 사람들을 산에서 흔히 본다.
이는 도시의 소음이 싫어서 산에 온 다른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다. 이어폰을 껴도 되지만 안전산행을 위해 끼지 않는 것이 좋다.
가급적 산에서는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처럼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좋다.
산에서는 올라가는 사람이 우선이다?
아니다, 원칙은 없다, 좁고 위험한 산길에서는 올라오는 사람은 힘들고 내려가는 사람은 브레이크가 잘 잡히지 않는다. 내가 올라가며 힘들다면 잠시 쉬면서 비켜 주는 것도 좋고 내가 내려 갈때도 내가 먼저 양보하자. 산의 지형은 불규칙하므로 구태여 좌,우측통행은 따지지 말고 상대방이 편히 지날수 있게 몸을 옆으로 돌려 내 배낭이 상대방의 통행에 방해가 되지않게 해주자.
진한 화장이나 향수, 헤어스프레이는 자제하자
짙은 화장과 향수는 산행을 하다 보면 땀 냄새와 섞여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산행할 때는 피톤치드를 호흡기와 피부로 받아들이게 되므로 화장을 자제하는 것이 피부 건강에도 좋다.
산행 중에는 음주를 자제하자
산행 중 음주는 균형감각과 운동능력을 떨어뜨리는 반면 담력을 키워 사고를 유발하며 저체온증을 막아 준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119구조대에 따르면 추락사고자들 중 상당수에게서 술 냄새가 난다고 한다, 정상주 한잔도 좋지만 꾹 참고 안전하게 하산 후 마시자.
자기 물은 자기가 챙겨라
자기 배낭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물을 적게 준비해선 안 된다.
한국인의 정서상 "겨우 물 한모금 가지고" 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물을 나눠 준 사람은 산행계획이 어긋날수도 있다.
남의 밭에 들어가지 말자
간혹 등산객들이 두릎, 옷순 같은 임산물이나 냉이나 상추며 고추, 가지 같은 농산물을 따는 걸 볼 수 있다.
나 혼자만은 비록 적은 양이지만 지나가는 등산객이 모두 하나씩 따간다면 그밭은 심각하게 수확량이 줄어들 것이다.
농부들이 전기철책을 설치할 정도면 오죽 심하였겠는가. 농산물 채취는 절도행위이므로 절대 삼가하여야 한다.
단체 등산객이 지키면 좋은것들
일렬로 걷는다
좁은 산길에서 단체 등산객이 지날 때는 한 줄로 걸어야 한다. 둘 또는 세명이 늘어서서 걸으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된다.
뒷 사람이 앞질러 가려고 갓길로 들어서면 좁은 등산로의 가장자리는 정비되어 있지 않아 안전사고의 위험이 많고, 풀과 어린나무가 밟혀 죽어 결국에는 등산로가 점점 넓혀지고 토사유출을 가속화하니 자연을 홰손하는 행위와 다름이 없다.
식사 후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수십 명의 단체 등산객이 한 자리에서 밥을 먹을 경우 각종 쓰레기로 흔적을 남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리더는 회원들이 자연보존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남은 쓰레기를 모두 수거하여 다녀간 흔적이 절대 없어야 한다.
술을 억지로 권하지 말라
간혹 인터넷산악회나 안내산악회 회원들이 소주나 맥주, 막걸리나 담근 술등을 가져와 다른 회원들에게 억지로 권하는 경우가 있다.
음식과 술을 나눠먹고 권하는 것이 우리 문화라고는 하지만, 산행 중 술을 억지로 권하는 건 잘못된 습관이다.
경쟁하는 산행 습관을 버려라
남보다 먼저 정상에 오르기 위해 산에서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산은 경쟁의 장소가 아니며 자기 과시를 위한 곳은 더욱 아니다.
더구나 하산길에 내달리면 무릎연골이 상하여 나이 들어서 산행은 커녕 걷는 것도 고통스러울 수 있다.
남들보다 먼저 가는 것에 집착하기보다 자연 속에서 즐거움을 찾도록 해야 한다.
다른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않는곳에서 쉬자
단체 등산객들이 길을 점거해 휴식을 취하면 지나는 등산객들에게 피해를 주니 넓은곳이나 비켜난 곳에 자릴 잡고 쉬어야 한다.
리더가 갖춰야 할 예절과 윤리의식
산악회 리더라면 등산학교나 등산교실 등 각종 등산교육기관의 교육에 참가해 기본적인 등산지식을 알고 있어야 한다.
목소리만 큰 사람이 리더를 하던시절은 지났다. 안전하게 산행을 이끌고 초보자들에게 체계적으로 산행지식을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
리더는 산행을 가장 못 하는 회원에게 눈높이를 맞춰 산행을 이끌어야 한다.
빨리 갈 수 있지만 느린 사람의 보폭에 맞춰 걸으며 챙겨 줄 수 있어야 한다. 위험한 코스로 초보자를 데리고 가는 것도 삼가야 한다.
자기 수준에 맞추지 말고 회원의 수준에 산행을 맞춰야 한다. 탈진하거나 다친 회원이 있다면 예정된 코스를 바꾸는 유연성도 필요하다.
원정대를 꾸려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것이 아니므로 반드시 계획한 코스로 가야 할 필요는 없다.
산악회 리더는 장비를 보고 사람을 판단해선 안 된다. 얼마짜리 등산복을 입었느냐에 따라 사람을 보는 눈이 달라서는 안된다.
산을 오를때는 계산적인 태도를 버리고 자연에 동화될 수 있도록 회원들을 유도하고 말보다 행동으로 회원들을 이끌어야 한다.
안내대장이 먼저 산행 중 쓰레기를 주우면 회원들은 자연스레 자연보존 의식을 가지게 되며 더욱 리더를 신뢰하게 된다.
인터넷산악회나 안내산악회의 경우 회원 간 유대 의식이 적어 인간적인 도의를 저버리는 경우가 종종있다.
산악구조대에 따르면 추락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도 리더가 "바쁜 일이 있어 먼저 간다"며 신고만 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산악회"라는 이름을 내걸었고 대장이나 회장같은 리더역할을 맡았다면 그날 처음 본 사람이라도 안전을 책임질 의무가 있는 것이다.
법적인 책임이나 복잡한 과정이 두려워 인간적인 도의를 저버린다면 리더 자격이 없는 것이다.
등산 초보자도 자기 과시욕으로 넘치는 대장과 안전하게 산행을 이끌어줄 믿음직한 리더를 구분하는 눈은 가지고 있다.
산악회도 사람이 모이는 곳이니 분란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산악회 내의 돈, 여자관계, 술로 인해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산악회 리더는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회원이 다른 회원을 비방하거나 멸시하더라도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 버려야 한다. 절대 회원 상호간에 반목이 생기지 않도록 전하거나 옮기지 말아야 하며 회원에게 자연과 함께하는 산행의 의미를 되짚어 줄 필요가 있다.
"초보자는 어떤 산악회와 어떤 리더를 만나는지가 중요하다" <한국등산학교 前사무국장 김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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