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까마귀(石烏) 창작글 모음

보문산 행복숲길에서

돌까마귀 2022. 10. 18. 17:41

2022년 10월의 세번째 월요일

 

파란 하늘

하얀 반달

아직은 설 익은 이른 단풍

하늘은 너무 푸르고 맑아서 쨍그랑! 하고 깨어질까? 두렵고

파아란 '미리내'에 떠 있는 하얀 쪽배는 兎사공이 잠들었나? 너무 조용하다. 

 

계절은 寒露를 지나 霜降이 가까워 지는데

"한절골" 산지기는 아직도 가을 옷 장만이 덜 되었나?

나무들이 추워 보인다.

한밭 벌에서 젤 높은 '색경산' 위에는 벌써 얼음판이 생겨

앉은뱅이 '씨게또(썰매)'를 탈 아희들을 기다리는데

한밭 벌에는 묵은 것들이 자꾸 사라져 간다

병이 든 것도 아닌데,

단지 나이가 먹었다는 이유로...

오래 동안 기억해야 할 정겨운 그 이름

"부처댕이"마을과  "대전공설운동장"

다시 한번 가슴 속에서 조용히 그 이름을 불러 본다.

 

2022년 10월 17일 보문산행복숲길 부사, 대사동 구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