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경계길 산행후기

대전의 북쪽 땅끝에서 소문산성 넘어 꾀꼬리봉으로

돌까마귀 2024. 1. 25. 12:32

언   제 : 2024년 1월 24일 수요일

어디서 : 대전광역시 유성구 금탄동에서 소문산성, 꾀꼬리봉 넘어 세종특별자치시 금남면 대박리까지

누구와 : 한밭언저리길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09:30 대청댐 발 대전의 북쪽 땅 끝 마을 금탄동행 73번 버스가 모처럼 시끌벅적하다.

金灘(쇠여울), 쇠울 마을로 불리는 종점에서 친절한 버스기사님과 헤어져

잠시 이 마을이 창녕성씨(昌寧成氏)의 집성촌임을 증명하는 비석을 둘러보고

산행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과

기력충전을 마치고

지금은 쉬고있는 아주 오래 된 '택택이(發動機)' 방앗간 앞을 지나

동남 쪽에서 금강이 살짝 고개를 내미는 고개마루에서 왼편 산길로 들어선다.

창녕 成씨의 문중묘지가 펼쳐진 양지쪽을 지나 

숲가꾸기 사업으로 잔가지가 깔려있는 임도를 따라

찬 바람이 쌩쌩부는 북동 쪽으로 내려가니

비단강 너머로 세종시 부강면 동곡리, '쌍용C&E'의 레미콘 타워가 햇살을 받은 환한 모습으로

항암치료를 이틀 전에 받고 벙개산행에 참가하신 '청춘아'님을 반겨준다. 

세종시 부강면 노호리, 폐쇄된 경부선 매포역 뒤로 한라시멘트의 레미콘 탑이 보이고

지난 22년 여름을 비롯하여 여러 번의 홍수로 떠 내려 가

아예 언덕 위에 설치 한 극북점 안내판에서 단체 기념 사진을 한장 찍는다. 

비단강변으로 내려와 물속에 있는 대전 땅의 가장 북쪽 바위에 올라 개인 사진도 남기고

'대금로'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눈 길을 잠시 걷다가

잔디를 키워서 판매하는 묘포장 한 켠에서 기력충전을 위한 주막집을 차린다.

'진이'님의 가래떡 안주로 시장끼를 해결하고 길을 나서니

'세종-유성과학길'의 가장 북쪽에 위치 한 이 '회화나무길'은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모두 걷기에 좋은 길인데 

흰눈이 쌓인 구비구비를 돌아 올라서

유성구 신동의 '중이온가속기연구소'가 내려다 보이는 따스한 문중묘지에 점심상을 차린다.

진수성찬을 마치고 단체사진도 한 장 찍은 뒤

대전시기념물 제23호 소문산성 들머리에서  

회화나무길과 헤어져 소문산성을 항하여 산길을 오른다.

잘 가꾼 가족묘지에서 바위에 올라 사진도 한 장 씩 찍으며 

오전에 걸어온 길을 뒤 돌아 보며 잠시 숨을 돌리고  

성벽 위에 올라서니 찬바람이 매섭게 불어온다.

강추위에 장대지 성혈(星穴)바위에서 목을 축이려던 계획도 잊어버리고 '얼음낙옆 미끄럼'을 타며 성벽을 내려와

대전광역시 유성구 신동과 세종특별자치시 금남면 박산리를 가르는 

박산2길 고개마루에서 단체사진을 한장 찍는다.

항암 치료 중인 '청춘아'님은 여기서 먼저 내려 가시고

칼바람도 매서운 된비알을 올라

데크마루가 깔린 능선에서 소문산성에서 마시지 못한 막걸리 잔을 나눈다.

꾀꼬리봉을 향하는 능선길에서는 북동쪽으로 아시아 제지와 비단강이 내려다 보이고

남서 쪽으로는 충남의 명산 계룡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꾀꼬리봉 정상의 팔각정자에 모두의 베낭을 내려 놓고 돌까마귀 혼자 '대전生막걸리'가 든 배낭을 메고

장군봉의 멋진 조망터를 찾아 나서니 매서운 칼바람은 얼굴을 마구 때린다.

<서북 방향의 세종시>

<동쪽으로 보이는 오전에 걸은 금탄동 회화나무길과 소문산성, 오른쪽 끝은 신탄진 시가>

장군봉 정상의 전망데크에서 한참을 풍광에 취하다가 바로 밑의 기막힌 조망터에서 마지막 주막집을 차리는데 

'아뿔사" 거금 2,500원을 들여 하루 종일 무겁게 매고 다닌 '대전生막걸리' 병이 천길 낭떨어지 밑으로 굴러 내려갔다.

'애고~아까버라~' 만사를 포기하고 꾀꼬리봉으로 되 돌아가려는데 '수기'님이 환호성을 지르며

'이프로'님이 조난 당한 막걸리병을 구조하여 올라 온다고 만세를 부른다.

"얼씨구 좋네 지화자 좋다!" 

먼저 꾀꼬리봉으로 돌아갔던 길벗들도 한잔 씩 나누고 하산길에 오르니 오늘의 영웅은 바로 '2%'님이 분명하다.

광덕사에 들러 주지스님의 따끈한 커피 대접까지 받은 뒤

햇살을 가득 받아 따스한 대박리에 내려서니 

구즉 송강마을아파트가 종점인 세종버스 691번이 바로 달려온다.

 

걸은 거리 9km, 걸은 시간 휴식, 점심 포함 5시간 1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