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이전 한밭언저리길 후기

인단산에서 쌍청당 돌아 황태봉까지

돌까마귀 2024. 11. 10. 22:24

TJB 대전방송이 있는 효동4거리에서 가오동 쪽을 바라보면 낮으막한 봉우리가 보이는데 인단산(117m)이다.

 

TJB 대전방송국 길건너 주차장 오른쪽의 구멍가게 옆 길로 들어서면 한적한 길이 나오고

 

20m쯤에서 오른쪽 급경사 로프를 잡고 오르면 우거진 송림이 펼쳐진다.

 

10여 분 올라가면 넓은 평지가 나오고 자연석으로 된 제단이 놓여있는데 십여 년 전까지 정월 대보름에 제를 올렸었다. 

 

제단을 지나면 바로 확트인 정상이니 주변 조망이 아주 좋으니

 

남으로 뻗은 대전천 저멀리 정기봉과 만인산이 보이고 동쪽으로는 식장산이 보인다

 

남서쪽으로 대전천 너머로 보문산이 손짓하고

 

알바위라 불리는 큰바위가 인단산 정상이다.

 

천동초교에서 가오동길로 넘어오는 큰길 옆 밭두렁엔 봄을 알리는 홍매가 보문산을 배경으로 꽃망울을 터트리고 

 

큰길 가  대나무 숲도 봄 색갈이 완연한 옷으로 모두 갈아입었다. 

 

큰길 건너 133봉 오르는 길에서 뒤 돌아 본 인단산 기슭에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는데 

 

133봉 정상 체육시설에는 동네 어르신이 누워서 쉬고 계신다. 

 

왼쪽 아랫샘골 뒷산 이름이 '오빠나루'라 부르든가?  경부선 철길 넘어 판암배수지는 '판암근린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옥방길로 내려가는 길가에 누워서 꽃 피운 백매화에는 벌때가 앵앵거리며 꿀을 빨고있다. 

 

식장산 철탑 아래로 가오지구의 아파트들이 키재기를 하고

 

봄을 기다리는 복숭아나무에 매달린 저 물병의 용도가 궁금하다.

 

가오고등학교 옆 대전 동구청의 신청사 건립현장 타워크레인은 허공을 맴돌고있지만 

 

아랫 샘골 능선너머 새로 지은 천동아파트가 주인장이 들어오시기를  목 놓아 기다린다.

 

경부선 철길 옆 옥방길 따라 늘어선 호도나무 아래 거름을 넣으시는 어르신의 소매 끝에도 봄은 묻어있고

 

경부고속전철 주변 환경개선공사로 주인이 떠난 빈집은 산산히 부셔져서 새길로 태어 날것이다.

 

2010년이 되면 이 옥방길도 넓은 새길로 바뀔것이고

 

이 건널목 밑으로는 굴다리가 뚫릴것이다.

 

옥천국도를 건너 판암동 쪽으로 100m쯤 가다 좌측으로 들어서면 판암근린공원 돌계단이 나타난다. 

 

그 옛날 세천저수지 물을 받아 정수하여 대전시민에게 공급하던 판암배수지가,   대청댐이 준공되며 물 담은

 

대청호 추동취수장에서 계족산줄기 밑으로 도수터널을 뚫어 송촌정수장으로 물길을 새로 내는 바람에

 

그 기능을 잃고  판암근린공원으로 다시 태어나 인근 주민들의 안식처가 되었다. 

 

오른쪽 가장자리의 황토볼 발맛사지길은  보문산 사정공원의 것과 다름이없고

 

우람한 팔각정자는 화려한 단청 화장을 짙게하고 봄이 빨리 오기를 기다린다.

 

침전지, 정수지, 배수지를 덮은 넓은 잔디밭은 아직 푸르름이 덜하지만 

 

쉼터 평상에서 건너다 본 삼정동산성 아래의 로렐라이언덕이 까마귀의 눈길을 붙잡는다. 

 

산소골에서 널바위로 넘나들던 널바위고개를 내려서면 은진송씨의 쌍청회관 입구다. 

 

황태봉 기슭 양지 바른곳에 자리잡은 쌍청당 묘역의 제각들이 우람하고 

 

들머리의 늙은 느티나무는 300살은 족히 넘은듯한데 

 

먼저가신 선각자님의 송덕비가 가는 길손을 붙잡는다.

 

쌍청당 송유선생의 싯귀를 한구절 읊고나서 

 

조상을 잘모시고 후손이 도탑게 화목하라는 말이 새겨진 돌계단을 올라  솟을대문으로 들어서면

 

넓은 쌍청회관 마당에는 전통혼례를 신바람 내줄 풍악팀이 연습에 한창이다.

 

마당 한켠의 별채는  폐백실로 쓰고있고 

 

담장 밖으로 돌아서 오른 황태봉 기슭에서 뒤돌아 본 쌍청회관이 한껏 멋을 부리며 다시오라 손짓한다.

 

대동과 판암동, 용운동에 산재한 아파트 주민들이 즐겨찾는 황태봉은 소나무 숲이 아주 좋은데

 

곳곳에 배치된 운동시설과 벤치, 그리고 정자도 좋고 안내표지도 잘되어 있으니 

 

동서남북 어느쪽 날머리로 나가도 시내버스 승강장에 닿을수있다.

 

판암6단지로 돌아서 나오는길에 저멀리 식장산 통신탑이 보이고 왼편 가까이 삼정동 산성이 기다린다.

 

산행거리:약 5km  산행시간: 놀며 쉬며 2시간 반

<2009-03-19 17:23:08 다음블러그에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