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군 즉결처분한 윤웅렬·윤영렬...윤보선 전 대통령 조부 형제들
동학농민혁명군 관련 인물들 행적에 맞는 재조명 첫 시도
"전사자·희생자는 물론 가해자 측 자료도 살필 것"
천안 세성산전투 등에서 패퇴한 동학농민혁명군을 찾아 즉결처분한 천안지역 민보군 우두머리가 윤보선 전 대통령 조부 형제란 주장이 제기됐다.
심우근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회장은 지난 11월 28일 오후 천안 YMCA 1층 강당에서 열린 '2024 천안동학인물사 연구발표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심 회장은 먼저 "세성산에서 패퇴한 농민군을 찾아 죽인 진압군 중 민보군은 당시 양반들이 조직했는데 천안지역에선 윤보선 전 대통령 조부 형제인 윤웅렬·윤영렬이었다. 이미 밝혀진 역사라 알만 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학농민군을 살육한 민보군의 우두머리 손자가 대통령이 됐으니 친일 청산이 제대로 됐겠냐”며 “동학군을 패잔병으로 탄압, 기록하고 5·18 민주항쟁을 깎아내리는 가해층이 권력을 행사해 왔고 아직도 사회 여러 곳에 건재하다”고 개탄했다.
이날 발표회는 천안을 중심으로 활동한 동학농민혁명 관련 인물의 자료를 발굴·정리해 제대로 된 역사를 공유하고자 마련됐다.
세성산 전투는 한성 이남 최북단에서 일어난 큰 전투이고 전사자가 370여 명에 이른다.
연구자들은 동학농민혁명군을 전장에서 사망한 '전사자'와 살아서 도망쳤으나 죽임을 당한 '희생자'로 분류했다.
또 일본군과 조선관군, 민보군(유회군)을 진압군으로 분류해 주요 인물의 행적을 조사한 연구자료를 발표했다.
혁명군과 진압군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행적을 조사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했다. 그러나 실패한 혁명군은 진압군에 쫓겼고 숨어 지냈으므로 제대로 된 기록을 찾기가 어려웠다.
심 회장은 “올해로 동학농민혁명 130주년이 됐는데 늦게나마 인물사 연구를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발표회는 천안지역에서 동학 활동한 사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려는 목적이 크다"며 "천안지역 동학농민혁명 전사자들과 잔혹하게 죽임을 당한 희생자들의 이름·사연·과정을 살펴 사실을 밝혀내려 한다. 혁명을 기념하고 규명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기조 발제자인 김학로 충남동학농민혁명단체협의회 학술위원장은 “동경대전을 간행한 후 김은경 접주의 행적이 묘연하다. 세성산 전투의 대장 김복용은 김공량으로, 기록에 보이는 김형식은 '목천 동학 3로인'과 김화성·김성지·김용희가 이름을 바꿨을 가능성이 크다”며 “오늘의 발표는 그분들 활동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희인의 연구 결과도 공유했다. 그는 "김복용이 전투 총괄을 하고 이희인은 세성산 전투에서 행정을 총괄했던 사람으로 병천 개목마을에서 태어나 활동했다"며 "하지만 가래톳이 서는 바람에 걷지 못해 사돈댁에 숨어있다가 주민 밀고로 잡혀 숨졌다”고 설명했다.
송길룡 천안역사문화연구회 연구실장은 반봉건 제1차 동학농민혁명이 반외세 제2차 동학농민혁명으로 가는 동안을 남접의 ‘집강소(동학군 자치 조직) 시기’와 북접의 ‘항일전환기’로 분류해 설명했다. 항일전환기는 일본군 6명을 처단한 동학농민군의 천안남산항일전투가 있었던 시기이다.
동학농민혁명군 후손인 박기평 유족회장은 자료 설명에서 청주지역 박영구 접주 집안 사람들 10여 명이 동학 의병 관련 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종식 천안향토문화연구회 회장을 대신해 김경숙 천안역사문화연구회 사무국장이 이운규를 발표했다. 본명이 이수증인 이운규는 목천 출신으로 최제우·김광화·김일부 등이 문하에서 배웠다고 했다.
세성산 위령비에 새겨진 동학농민군은 119명이다. 일본군과 조선관군, 민보군의 즉결 처분으로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죽거나 숨어있었기 때문에 실제 활동한 이들은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심 회장은 “그러니 동학농민군은 더 숨어 들어갔고 탄압을 피한 기록도 파기해 제대로 된 자료를 찾기 힘들다"며 "일본에 빌붙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현대사 내내 권력을 승계해 왔으니 친일 청산은 더더욱 될 리가 없다. 박정희도 일본군 출신 아니었냐”며 역사 정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 회장은 “앞으로도 증언과 산재한 기록들을 모아 처참하게 당했던 동학군의 이름과 활동 내용과 지명 등을 발굴·조사·수집·분석할 것"이라며 "이번이 동학농민군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조직하고 움직였는지 지역과 인물의 활동 관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한 첫 시도”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가해자 측 기록도 정리되지 않았다. 군공을 부풀린 듯 가해자 수가 희생자 수보다 많다"며 "이런 조사도 함께한다는 차원으로 발표회를 열었다”고 덧붙였다.
발표회를 참관한 민주당 천안10 출신 김선태 충남도의원은 “봉건시대를 극복하고 근대로 나아가는 역사 전환기에 동학운동이 있었고 천안은 동경대전 간행터, 세성산 전투 등 큰 서사가 있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천안이 진정한 애국충절의 도시가 되려면 천안 동학의 조명이 필요하다. 사건을 넘어 그 속의 사람을 통해 동학의 인물사 연구를 조명한다는 것에 이 발표회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천안 동학을 통해 대한민국 동학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자리매김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회는 천안역사문화연구회(회장 이용길)가 주최하고 동학농민혁명천안기념사업회(회장 심우근)가 주관했으며, 충남동학농민혁명단체협의회(회장 이용길),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신순철)이 공동 후원했다.
< 2024.12.3 굿모닝충청 노준희 기자의 글 퍼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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