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5월 25일 다음블로그에 쓴 글>
계절의 여왕 5월이라 했던가, 하늘은 흐렸지만 산행하기에 쾌적한 날씨인데 새벽 5시에 일어나 부산을 떨며 꾸린 용왕제 제물로 가득찬 베낭은 무게가 만만찮다. 막걸리를 넣은 가방과 도시락 주머니를 양 손에 들고 버스에 오르니 하늘채와 사랑채님이 반겨주시고 대전역에서 날.늘행복님과 시루떡을 찬조해주신 고마운 타샤님이 타신다.
신탄진역 앞 승강장에서 내려 하늘채와 사랑채님이 짐을 나눠 들어준 뒷모습이 아주 아름답고
신탄4가 정류장에 도착하니 신라의 달밤,별밤과 봄날님등 몇 분이 기다리고 곧 이어 여러 횐님들이 몰려오신다.
폴로님의 승용차에 편승하여 용왕제 준비를위해 먼저 물문화관 앞에 당도하니 맑은 대청호 위에 햋볓이 쏟아지고, 첫 참가 '든해'님의 도움으로 용왕제 준비를 모두 마치니 73번을 타고 오신 횐님들이 광장을 꽉 체운다.
모두가 둘러서서 인사를 나누는데 참가하신 횐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하늘채와 사랑채.날마다행복과 늘행복.상록수와 장록수.보스톤과 마라톤.신라의달밤과 별밤.카르페디엠과 에델바이스.죠스와 인어공주 이상 일곱 쌍은 잉꼬부부팀이고, 외톨이.지나가다.봄날.막둥이.아마추어.봉록이.개동.폴로.산돌.청소부.바람개비.청솔.늘푸른님까지 13명의 남쏠그룹과 타샤.미소.김영숙.태극소녀.올곧여나짱님까지 7명은 미녀 쏠로그룹이다. 처음 참가하신 운호.든해.우산.김선권님에 나 돌까마귀 포함 모두 37명이 개인소개를 마치고 안전산행을 기원하는 용왕제를 올린다.
집안 사정으로 참가하지 못한 아우라지님을 대신하여 개동님이 흔쾌히 초헌관을 맡아주셨고 아헌,종헌에 이어 여러 회원님들의 헌작이 이어지니 올 여름 대청호반길은 안전하고 즐거우며 풍성하리라.
용왕제를 마치고 모두가 음복을 즐기니 준비한 막걸리가 모자라고 돼지고기도 동이났다
10시에 문을 여는 물문화관을 관람하는동안 우산봉님이 휴~님을 대동하고 나오셨고 정섭짱이 합류하니 총 40명이 기념촬영을 마치고 10시 20분 제2차 대청호반산길따라의 첫걸음을 뗀다.
완만한 능선길의 싱그러움에 발걸음은 가벼운데 간간히 나타나는 취나물을 모두가 반겨 뜯고 150m봉을 지나 127m봉 묘지에서 한숨 돌리는 사이 고사리까지 발견한 횐님들의 손길은 바쁘다.
제1 보조댐 옆 암벽 위에서 첫만남 대청호 물빛에 모두가 취해보고
제2보조댐 옆 공사장을 지나 113m봉 절개지에서 비상여수로 공사장을 내려다보며 설명을 드리고 149.2m봉을 지나 158m의 '미호산성'에 올라 물건너 청남대를 조망하러 끝 봉우리까지 나갔으나 큰나무에 가려 잘보이지 않아 실망이다.
아쉽지만 넓찍하게 깔린 낙옆 위에 주유소를 차려 위안을 삼으니 아마추어님의 찐계란에 소주 한잔 씩 나누고 되돌아 나오니 백제시대의 산성은 무너졌지만 1990년대까지 특전사 장병들이 경계근무를 섰던 이곳은 녹쓴 철조망이 넓게 깔려있다.
제3보조댐에서 뻗어온 임도를 가로질러 두번째 물가로 나오니 펼쳐진 푸른 초원에 모두가 좋아하고
넓은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들도 찍고 물가를 거닐어 보기도 한다
한참 동안 파란 물빛과 상큼한 바람결에 온몸을 맡겨보고
모래톱 길을 돌아 비상여수로 공사장에 올라서니 일요일이라 공사장은 조용한데 점심을 먹고온듯 몇 분이 차에서 내리시니 아마도 건설회사 당직자인듯 하다.
용왕제 음복과 첫주유소 먹을거리에 시장끼를 면한 횐님들이 삼정동 이촌마을 뒷산 능선길에서 돌까표 두 줄 앉기로 뒤 늦은 점심상을 차리니 갖가지 메뉴에 정은 깊어가고 우산봉과 휴~ 두 미녀에게 술 한 잔 내가 먼저 권하지 못해 아쉽다
오후 1시를 훌쩍 넘겨 점심상을 걷고 길을 나서니 신참신고 노래자랑은 뒤풀이장소로 미루고 대청호수길에서 비상여수로 공사장으로 갈라지는 근장골길 삼거리에서 여흥민씨 종가집 민평기 가옥에 들러 종부님의 환대와 자상한 설명을 듣고 집뒤 복숭아밭 농로로 들어 덕고개로 향한다.
들머리 짧은 오르막에 조금 숨이차지만 이어지는 전인미답의 숲길은 환상의 길로 우거진 숲속의 낙옆깔린 스펀지길은 흐미하지만 돌까의 사전답사 덕분에 길 잃을 염려는 절대 없다.
덕고개에서 덕골로 내려오다 느티나무 아래의 콘테이너 농막 옆에 따가운 5월의 태양 열기도 식힐겸 임시 주유소를 차렸으나 몇몇 횐님을 제외하고는 밀려드는 피로감과 오후의 식곤증이 더하여 넋을 잃고 10여분 동안 푹 쉬고 일어난다.
이제부터는 모든 횐님들 아니 대전의 어느산꾼도 걸어보지 못한 돌까표 오지탐험 코스다. 탄약사 철조망을 향하여 골짜기를 오르다 보면 아주 옛날 갈밭마을에서 덕골로 넘나들던 고갯마루 옛길이 나타나는데 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고갯마루에 성황당이 있으니 모두가 한숨 돌리며 땀을 말린다.
갈밭.심곡.배고개 마을 사람들이 이 고개를 넘고 다시 덕고개를 넘어 하산디마을을 지나 신탄진장에다녔을 이 길이 장동 옛 캠프에이스 미군부대였던 현 탄약사령부의 철책에 막혀 옛길은 끊기고 성황당 흔적만 남아 있으니 조금은 아쉽다.
오늘 산행길에서 제일 높은 연봉(戀峰:270.5m)을 지나 갈밭마을로 내려서면 대청호수로 양쪽에서 돌장승이 반겨준다.
건너편의 여장군을 바라보는 대장군은 시원한 느티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았고
길 아래에 펼쳐진 물 빠진 대청호반의 푸른 초원은 광활하다.
연봉 산줄기와 성치산 반도 사이로 길게 들어온 이현동灣은 겨울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푸른초원으로 바뀌었는데 나팔꽃 닮은 이름 모를 꽃이 만발하였고 길벗들의 발길은 갈대밭 모퉁이를 돌아 직동 아랫피골 '찬샘농촌체험마을'로 이어진다.
여덟분의 횐님이 전망대에서 이현동 승강장으로 바로 나가고 32명의 횐님들이 아랫피골에 도착하니 오후 4시 20분, 뒤풀이를 예약한 '찬샘가든' 식탁 위에서 끓고있는 한방토종닭백숙을 앞에 놓고 다함께 술잔을 높이들고 대청호반! 산길따라! 영원히! 영원히!영원히! 를 외친다.
시장끼가 떠나고 취기가 자리한 횐님들과 함께 돌까표 산행 주제곡 "산사람" 합창을 마치고 동동주에 취한 막둥이님의 한 곡조 후 신참님의 신고식에 이어 모두가 일어나 한바탕 디스코 파티도 펼친다.
17시10분 발 60번 버스를 보내고 18시30분 발 60번 버스를 기다리며 80분 간의 기나긴 뒤풀이를 마치고 버스에 오르니
모든 횐님들의 얼굴에 대청호반 풍경과 동동주 취기가 섞여 웃음 꽃이 활짝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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