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까마귀(石烏) 창작글 모음

향수에 젖어

돌까마귀 2022. 7. 17. 11:09

만치골 흘러 내린 찬도랑 따라

누렁이 앞세우고 꼴 배러 가는길

방천 가 강냉이 밭엔 고추잠자리 춤추고 

 

여름네 멱 감던 찬새미 지나면 

모갈비얄 콩밭이 누렇게 익어가니

배방골 나락논에는 미꾸리가 파고든다

 

코스모스 산들대는 신작로 따라

안질고개 넘어가는 자갈길 걷다보면

높다란 물탱크 아래 코쟁이가 헬로 하고

 

구멍난 고무신 바닥 왕모래가 파고드니 

아까워서 모셔 놓은 새 신발이 생각난다

추석치레로 사다주신 타이아표 검정 고무신

 

 

2010.9.21

경인년 팔월 열나흘

고향길 열차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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