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월 (4월과 5월)
잔인하였던 4월이 가고 5월이 왔습니다
아픔의 4월이 가고 이렇게 5월이 왔습니다
가신 님들에 대한 죄스러움을 갚지도 못하였는데
아무런 도움도 못주고 그저 빌기만 하고 있었는데
5월은 이렇게 슬그머니 우리곁에 다가와 있습니다
우리들의 안일함과 안전불감증으로
다음 세대를 책임질 고귀한 어린 생명들이
아직도 진도 앞 바다에서 돌아 오지 못하고
엄니와 아빠의 귓바퀴에만 맴 돌고 있는데
5월은 이렇게 슬그머니 우리곁에 다가와 있습니다
부둣가 등대와 체육관을 오가며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에게도
흔들리는 보트와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바다 속에서
새찬 물결 해치며 목숨걸고 희생자를 찾는 그들에게도
아무런 도움도 못주고 그저 빌기만 하고 있었는데
5월은 이렇게 슬그머니 우리곁에 다가와 있습니다
2014.5.1 근로자의 날
세월호 침몰현장 구조활동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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