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까마귀(石烏) 창작글 모음

백 중 (百 中)

돌까마귀 2022. 7. 17. 14:22

 

틈실자란 나락논을 세벌논매기 끝내드니

외양간 한켠에 호미씻어 걸어놓고

동구밖 개울가에 가마솥 걸었드냐

 

앞집에서 닭내놓고 뒷집에서 쌀내놓고

김진사내 돼지잡아 마을잔치 벌렸으니

오늘하루 일손놓고 질펀하게 놀아보세

 

으뜸머슴 소등태워 집집마다 회가돌고

백가지 햇과일로 삼농님께 빌었으니

올해도 풍년들어 고앙가득 채우리라

 

개울가 모래밭에 청기 홍기 걸어놓고

삿바잡은 저팔뚝은 뉘네집 일꾼인고

으랏찻차 넘어간다 삼돌이가 장사로다

 

꽹가리 소리 요란하니 징 장고도 화답하고

김진사 헛기침과 삼돌애미 얼싸춤에

바위뒤켠 이뿐이는 옷고름을 입에무네 

 

성안말 백중장터 왁자하니 펼쳐지니

물넘이서 마루넘이서 모두가 나왔구나

한해농사 다되가니 새경받아 흥청이라

 

 

2015. 8. 17.  백중장사 씨름대회를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