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이전 추억여행 후기

나 어릴적 뛰어 놀던 고향 땅 유학산

돌까마귀 2024. 2. 5. 12:17

2월의 4째 화요일 한마음산악회 정기산행일 마음이 설렌다

2007년에 다녀온 고향땅 유학산(遊鶴山), 나 어릴적 총알 줍고 해골바가지 주워와 공차기하던 바로 그 산이다.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추풍령을 넘으며 지난 입춘날 오른손엄지 인대를 끊었던 눌의산을 바라보니 마음이 착잡하고, 버스는 고향땅 왜관IC를 나와 석적읍으로 접어든다.

정든 이름 반계리,망정리,도개리와 도개온천을 지나 가산면 다부리 초입, 땅재 내리막 삼거리에서 팥재로 올라서니 드넓은 주차장 한켠 도봉사 오르는 시멘트 포장도로 입구의 안내도가 반긴다.

 

조금은 급한 경사로를 2km쯤 오르면 거대한 암벽밑에 도봉사가 자리하고 있으니

 

오른쪽의 연두색 간판, 제작년에는 칠곡군관광안내도가 그려저 있었는데 아마 내용교체를 위해 칠 해 놓았나 보다.

 

도봉사 축대 위에서 흐린 능선 넘어 희미한 고향땅 왜관읍 석전리를 내려다보고 

 

왼쪽 끝머리 장승사이로 난 유학산 등산로 들머리 나무계단 길을 오른다.

 

힘이 많이드는지 앞선 어르신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이고

 

뒤 돌아 내려다 본 도봉사 주차장엔 햇살이 따쓰하다.

 

벤치에서 잠시 숨 돌리며 윗 옷도 벗은 뒤 바위길을 오르니 

 

서쪽 석적읍 중리골 끝으로 읍소재지가 보이고 낙동강과 구미 금오산은 안개속에 뭍혀있다.

 

정상 헬기장으로 오르는 중간중간 전망좋은 바위 곳곳에서 

 

고향 땅을 열 번도 더 내려다 보며 600m 가량을 올라가니 

 

용두암산에서 550고지를 넘어 온 유학능선 넓은 헬기장에 닿았다.

 

코발트색 맑은 하늘 한 가운대를 비행운이 흰줄로 갈라 놓았고 

 

정상 팔각정까지의 300m 길은 평지나 다름없다.

 

산이 좋아 산으로 돌아 간 산꾼의 추모비를 뒤로 하고 

 

유학산 정상 839고지의 팔각정자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니

 

칠곡군 인동면이었다가 지금은 구미시로 편입된 구미3,4공업단지 너머로 낙동강과 금오산이 안개속에 가물거린다. 

 

동쪽으로는 통신탑이 서 있는 833고지가 손짓하고

 

쉰질바위에서 팥재로 이어지는 능선은 가을철 단풍이 멋진곳이다.

 

830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오르락 내리락 암릉지대이지만 걷기가 수월하도록 조물주께서 만들어 놓으셨고

 

곳곳의 바위와 어우러진 소나무는 운치를 더하며

 

지나가는 님들의 발길을 잡아 걸음을 멈추게한다.

 

835봉을 앞에 두고  눈 앞의 너럭바위에 올라

 

남쪽으로 중앙고속도로 다부IC 옆, '다부동전승기념관' 위로 가산산성과 팔공산지맥을 살펴보는데

 

북쪽으로 구미시 장천면 넓은 들판이 몇 년 전에는 선산군 장천면이 였었지...

 

건너 편 신선대 위에서 일행들이 위험하다고 소리치지만

 

이 거대한 너럭바위에 오르지 않고 어찌 유학산을 말하리... 

 

신선대에 닿으니 일행들이 떠난 자리에 대구에서 온 커플이 점심상을 차렸고 건너편의 너럭바위는 잘가라 손 흔든다.

 

신선대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린 노송은 나 어릴적에 본 모습과 별로 다르지 않고

 

촛대바위가 자그마하게 옛 추억을 더듬게 한다. 

 

835봉에서 다시 한 번 다부1리를 내려다 보고 

 

수 많은 바위를 오르고 내리며 

 

땅재에서 팥재로 오르는 삼거리 너머로 황학산(黃鶴山 761m)을 넘어다 본다.

 

바위 옆으로 팥재 주차장이 보이고 왼편 도로는 다부IC에서 왜관으로 가는 73번 지방도인데

도개리, 망정리, 반계리, 아곡리에 이어 내 고향 석전리가 이어진다. 

 

피 아 간에 10번을 빼았고 빼았기던 793고지를 눈 앞에 두고 미스 홍이 한 컽을 부탁하니 

 

미스터 리도 한 컽 해 달란다.    6,25 한국전쟁 때, 다부동에서 유학산 작오산 지나 낙동강에 걸린

 

왜관 철교까지 이어진 '낙동강 방어선'이 무너졌다면 '멕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도 없었을 터... 

 

노송은 그 때 그 시절 '백선엽' 장군의 호령소리와 피 아 간의 총소리 대포소리를 듣고 자랐을테고

 

다시 한 번 고향 땅 쪽을 바라보니 이어진 저 능선 끝 작오산(鵲烏山)아래 석전(石田:돌밭)이 있으리라. 

 

작은 남근석을 지나면 하산 길이 시작되는데 

 

얕은 봉우리와 봉우리는 암릉으로 계속 이어지고 

 

다부동전승기념관에 서있는 관광버스옆에서 짧은 역산행을 마친 일행들이 뒤풀이 판을 벌려놓고 어서오라 손짓한다.

 

바위마다 올라서 전망을 즐기며

 

눌러 앉아 쉬기도 하고 

 

풍광에 취하다 보니 산행시간은 한 없이 늘어나지만

 

어느덧 날머리가 가까워 오니 소나무 숲길이 시원하다. 

 

날머리 논 둑에서 되돌아 본 유학산 마루금에 안녕을 고하고

 

중앙고속도로 교각 아래의 유학산 안내도 앞에서 산행을 마감한다. 

 

산행거리 : 약 7km, 산행시간 : 놀며 쉬며 웃으며 즐기며 노래도하며 4시간

 

<2009-02-25 12:15:33 다음블러그에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