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2일 다음블로그에 쓴 글>
기나긴 봄 가뭄을 풀어 준 단비가 그치고 하늘은 맑다. 년전에 다녀온 경남 마산과 고성의 경계 깃대봉과 적석산이 오늘의 목적지, 진주와 마산을 이어주는 2번 국도 발산재에 내려서니 수많은 표시기가 반겨준다.
급경사 시멘트 포장 길을 올라서면 넓은 묘지가 나타나고 한 켠으로 등산로를 만들어 놓았으니
수 년 전에는 집단묘지 가운데를 통해 올랐었는데 외곽으로 등산로를 돌려놓아 묘지 홰손을 방지하였다.
먼저 올라간 일행들이 전망바위에서 숨을 돌리고
이 아줌마는 넓직한 바위에 편안하게 앉아서 멋진 조망을 즐긴다.
진주와 마산을 가르는 낙남정맥의 암봉을 돌아보고
깃대봉 520.6m 정상에서 잠시 쉬며 먹거리 한 입으로 시장끼를 떨쳐낸다.
고사리는 보이지 않고 취나물을 찾아 저수지 주변을 뒤지다가 음나무재로 올라서는데
저 멀리 낙남정맥의 영봉산 능선이 손짓을 한다.
492m 적석산 칼봉에 걸린 구름다리 위로 4월의 태양은 따갑게 비치고 주차장은 한가한데
바람에 흔들거리는 밀밭에는 연두색 물결이 출렁인다.
개울가 갈대 밭에는 아직도 가을빛이 남아있고
돌담 옆에는 봄이 한창이니
뒤 돌아 본 적석산은 언제 또 올거냐며 잘가라고 아쉬운 눈길을 보내준다.
성구사는 대문채를 새로 지었고
재실 마당 잔디밭에는 봄볕이 가득하다.
고귀한 인품 앞에 예를 갖춰 말에서 내려 걸어야하는 하마비 앞 논에는
덜 영글은 풋밀을 베고있어 물어보니 한우사료용으로 키운 밀이란다.
맛 좋은 고성 한우가 먹을 밀밭 위에도 봄볕은 따갑게 내려 쬐고
오랜 봄 가뭄에 말랐었던 개울에는 맑은 물이 흘러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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