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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을 위한 완충지대와 회색문화

돌까마귀 2022. 7. 16. 08:36

그 옛날 우리의 선조들은 의,식,주 모든 분야에 서로가 같이 살기 위한 상생(相生)의 지혜가 있었다

 

입는 옷에도 기본적인 집안 활동을 위한 바지 저고리를 입었었고 바깥 나들이 때는 두루마기를 입었었다

의논을 위해 사랑방에 찾아온 손님에 대한 배려로 조끼와 마고자를 저고리 위에 입고 손님을 맞았었다

물론 손님의 품격에 따라 나들이의 목적에 따라 두루마기도 입고 그 위에 도포도 입었었지만....

 

먹는 음식에도 상생의 원칙은 존재 하노니

아무리 없이사는 궁핍한 집안에도 부뚜막에는 자그만 항아리 하나가 놓여 있었다

절미운동이 아닌 같이 살기위한 지혜로 매 끼니 밥 앉힐때마다 식구 한명 당 한숫갈씩 식구 수 만큼 쌀을 모았다가

어려운 이웃이나 어려운 일을 당한 집에 보태 주었고 아침 저녁 찾아오는 걸인을 위해 쪼개진 소반에나마

적은 양이나마 우리가 먹었던 그 반찬 그대로 차려서 툇마루에 놓아 주었었다

 

몸을 누이는 집에도 상생의 원칙은 존재하노니

우리의 한옥에서는 방문을 나서면 마당에 내려서기전 뜨락이라는 공간이 존재 하였었다

하늘의 햇빛을 가리는 추녀도 있었다, 밀폐된 방에서 완전 개방된 마당에 내려서기전 처마밑  회색공간이 있었다

양옥에서는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바로 개방된 정원에 나서지만 한옥에는 뜨락이라는 완충지대가 있고

외부와의 소통을 위한 대문안에 사랑채라는 일차적인 합의처와 중사랑이라는 이차적인 합의처가 있었고

행랑채라는 수행원들을 위한 상생공간이 존재 하였으며 최종 합의점에 도달 하므로써

비로소 안채의 대청마루에 올라 주안상을 놓고 너와나 우리의 상생을 위한 합의에 축배를 들었었다

현관문을 닫으면 소음까지 차단되는 양옥보다 여닫이와 미닫이로 이중으로 차단된듯 하지만

요즘의 고어택스 기능을 하는 창호지라는 탁월한 기능의 한지는 얼굴은 보이지 않드라도 서로의 숨결과 말소리 까지

통하게 하였고 일차적인 의사소통후 대청마루에 올라서면 발(簾)이라는 이차적인 완충장치가 있었었다

이처럼 서로의 찌푸린 얼굴을 직접 대면하지 않고 이견(異見)을 조율할수있는 회색공간이 존재하였었다

 

한달남은 무자년 쥐띄해에... 저물어 가는 서기 2008년과 밝어올 2009년 년말년시에....

부디 조상의 지혜로운 정신을 본받아 상생의 길이 열리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