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와 더불어
살다보면 때로는 홀로인것이 두렵다
어두운 밤길 걸을때 처럼
간혹 혼자만의 공간이 공포로 닥어오기도 하고
치밀어 오르는 외로움에 애꿎은 술잔만 비울때도 있었다
그러나 홀로라는 생각을 되새겨 보노라면
결코 혼자가 될수는 없었다
산길에서 만나는 나무가 있었고 풀이 있었고
지저귀는 산새도 있었고 풀벌레도 있었고
내몸을 감싼 모든것들에도 그들의 손길이 있었고
시장끼를 면하게 해주든 도시락 속에도
갈증을 풀어주든 물병 속에도
언제나 그들의 손길은 있었다
마시는 산내음 물내음 속에도
머리위에 흩뿌리는 빗방울 속에도
저물어 가는 여름의 꼬리에도
닥어오는 가을의 햇살 속에도
그들은 항상 있었다
다만 내가 그들과 더불어라는걸 몰랐을 뿐이었다
그들이 내게 배풀어준 고마움을 느낄줄 모르고
혼자서 홀로라고 우겼을 뿐이었다
2008,8,30 닭발산성에서 아침을 맞으며
'돌까마귀(石烏) 창작글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리스마스의 추억 (0) | 2022.07.16 |
---|---|
대전을 떠나지 못하는 돌까마귀 (0) | 2022.07.16 |
秋來心豊饒 思越冬春窮 / 찐쌀 (0) | 2022.07.16 |
고목(古木) / 울 어매 (0) | 2022.07.16 |
산마루에서 (0) | 2021.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