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 땅에 들어와 산지 어언 30여년
시내버스표 한장으로 거의 매일 산을 찾지만 그동안 올라서 본 산봉우리는 불과 200여개
그것도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다 올라본 봉우리는 20여개에 불과하다.
한밭벌을 둘러싸고있는 두 겹의 산줄기에는 봉우리라 일컷는 꼭지점이 400개가 넘으니
평생을 올라도 대전의 산봉우리 모두를 다 못올라 볼것 같아 나는 매일 산에오른다,
하나의 봉우리라도 더 올라보고, 하나의 물길이라도 더 걸어보고, 하나의 사연이라도 더 들어보려고...
연분홍색 진달레 향기를 맡으며 산기슭을 타고 올라오는 노란색에 가까운 신록을 보았든가?
계곡을 흘러 내리는 물소리 들으며 솔향기에 취한 체, 솔솔바람 불어오는 능선길을 걸어 보았는가?
빨간 단풍잎을 입에 물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낙옆 쌓인 산비탈을 걸어 보았든가?
하얗게 쌓인 눈에 무릎까지 빠져보고 살짝 녹았다가 껍질이 다시얼어 빠싹거리며 밟히는 그 쾌감을 느껴보았는가?
봉우리 하나를 눈감고 알기까지, 그것도 사계절을, 거기다 이른, 한창, 늦은 계절을 다즐겨 보았는가?
맑은 날, 흐린 날, 비오는 날, 바람부는 날, 일기상태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그 산을 보았는가?
골짜기마다, 봉우리마다, 산자락마다, 저마다의 예기가 들어있고 볼거리가 같이있고 배울거리가 옆에 있고
들머리 날머리 길목 마다마다에는 먹을거리 즐길거리는 얼마나 많이 있는가?
시내버스 타고 짧게는 10분거리에, 길게는 한시간 거리에...그것도 귀찮으면 두발로 걸어서
가자!
산으로!
대전의 산으로!
돌까마귀 따라서!
2009. 11. 9. 대전둘레산길잇기 카페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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