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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까마귀 2023. 7. 9. 09:26

하얀세상 전인미답의 길

늦은 눈이 빗물과 함께 밤새 내리길래

높은 산기슭에는 하얀 세상이 펼쳐졌을거라는 기대속에

등산화 끈을 조이는데 과년한 딸자식이 "아부지 전화 받어 보이소"한다

아뿔사 거창사는 향우회 막내놈이 부친상을 당했단다

그래 문상 다녀와서 간다.

 

하루를 지나서 스무여드레. 옆집 배불뚝이. 건너집 곱슬머리를 꼬드겨

310번 버스를탔다. 장수마을 하차 출렁다리 건너 뿌리공원으로

안영1터널 위 국궁장넘어 침산(만성산)으로 공격개시

아뿔싸 전인미답의 첫 발자욱 바램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한분의 나보다 바지런한 어떤 산지기님이 왕복 발자취를 남기셨길레

만성정 벤치에서 일행을 기다리며 쓴 라일락 한대를 피워본다                                                                                      

 

셋고개까지 단숨에 달리니 왼쪽 발 밑에 푸르디 푸른 유등천 줄기 그리고 징검다리

뒤따라온 곱슬머리에게 시계종주코스를 일러주고

헤철이산 장군바위까지 단숨에 올라 커피한잔.   바로 이맛이야...

장안봉 정자에서 효자봉아래 계곡길 코스를선택 한것이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

정림동 갈림길부터 내리막 길은 그야말로 황홀한 백옥이 가득 깔린 하얀세상

선두에서 내달리니 배불뚝이가 소리친다

"나도 처녀길 뚫어 보자"라고

선두를 양보하니 바로 효자봉 오르막길.

쟁기봉 정상 복수정에서 '조 껍데기 술' 한잔

내리막 길 흥타령은 유등천 물위에 흩 뿌려지고 징검다리 건너 촌돼지 찌게먹으러 간다

 

세상이 360도 돌면 제자리라는 진리는 오늘도 변함 없구나.

 

마지막 눈길 추억의 길

어제 걸었든 전인미답의 길이 너무나 좋아서 주말에는 고향행사도 있기에 무리를 하기로 했다.

'배불뚝이'를 꼬드기니 흔쾌히 따라 나선다. 509번을 타고 산정마을 입구 하차 머들령으로....

 

대진고속도로 마달터널 옆 등로에 다다르니 눈앞에 펼쳐진 하얀세상

아무도 밟지않은 비탈길을 지그재그 올라 머들령 고개마루

커피 한잔 후의 언제나 처럼 구름과자 한모금 오늘도 역시 달다.

 

국사봉으로 오르는 길은 몇몇분의 발자취가 있었으나 수북히 쌓인 눈위로 일부러 발을 디뎌보니.

사각사각 감촉 좋고 무릎까지 빠지는 눈은 6,70센티는 되는 듯 하고

뒤따라 오는 배불뚝이 입에서 연신 탄성이 터진다  "와!  너무좋다"

국사봉 정상 벤치에서 예의 천연 비아그라주 한잔씩 걸치니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구나.

닭재까지는 논스톺.  돌탑 위에 배불뚝이가 아들 임용고시 합격을 기원하며 돌을 올려놓는다.

신 정자를 지나 구 정자에서 잠시 쉬고 망덕봉으로 오르니 발 밑에 금산 새길과 옛길이 보인다.

운무와 황사 때문에 시정은 제로 보문산. 식장산. 서대산이 간곳이 없다.

아쉽지만 눈밟는 재미로 대신하고 곤룡재 못미쳐 남대전IC 쪽으로 급경사 하산 501번 좌석버스에 몸을 실었다. 

 

만인산 정기봉 머들령

어제 다녀온 이사동 오도산에서 전망대와 칠성당을 지나 범골 골짜기로 올라 보문산성 찍고

가는골 마애불 들러 동명중 뒷산 줄기따라 봉소루까지 내려 온 산행이 너무 좋았다고 배불뚝이가 나를 꼬신다.

더 좋은곳 없냐고...

 

무조건 509번을 타고 만인산 자연학습원에 내려서 아스팔트길로 들어서니 왜 이리 가느냐고 불만이다.

학습원 숙소앞 계단을 올라 능선길에 들어서니 그제서야 입이 벌어진다.

 

576m 대전 제2봉 정기봉까지 단숨에 오르니 40분 걸렸다.

한숨을 돌리며 야관문주로 에너지 보충을 하고 라일락 한송이 물고나니

그제서야 배불뚝이의 "아이고! 아이고!"하는 곡성이 들린다.

잠시 쉬게한 후 주변 경관을 일러주니 스모그와 황사탓인지 보.만.식.계와 서대산이 모두 흐릿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급경사 하산 501고지-516고지로 이어지는 능선길에 배불뚝이는 입을 다물지 못한다 

"좋다! 뷰리플!" 짧은 콩글리쉬를 써가며...

여러 산지기님들이 경계를 벗어나 측면으로 돌아간 길을 정규 능선코스로 개척하고 시그널을 부착했다.

 

왼쪽 발 아래로 상소동산림욕장과 동구청소년수련원이 펼쳐지고 멀리 떡갈봉은 운무속에 아스라한데

오른쪽 어깨 위엔 서대산이 신기루처럼 보일락 말락, 발아래 장산저수지에는 은구슬이 찬란하다.

 

아! 만인산, 식장산 산신령이시여!

당신은 한밭과 비단뫼 그리고 구슬내 3고을을 지키시는 지킴이임이 분명합니다.

 

541봉 아래 큰바위 밑 양지쪽에 앉아 커피 한잔으로 피곤한 배불뚝이를 달랜 뒤

정상에 오르니 역시나 그는 돌탑 위에 아들 놈 잘되라고 돌을 세운다,

 

내리막을 내려서니 머들령 지난번 산행때 부친 돌까마귀 시그널이 반긴다.

머들령길 초입까지 앞으로 30분. 지나온 산길은 2시간 반. 늦은 점심을 생각하니 배가 고프다.

문창동 논두렁 추어탕집의 추어칼국수 맛이 입속에 맴돈다.

 

태봉재-금동고개

8시반 곱슬머리가 왔다 배불뚝이를 재촉하여 만인산 휴게소에도착하니 9시 15분

등로에 들어서니 발바닥 감촉이 무척좋다

간밤에 내린 비가 알맞게 젖어있어 촉촉한 낙옆길과 맨흙의 촉감이 맨발로 걷고싶다

뒤따르는 곱슬머리는 밤새 야근후 바로온게 잘했다고 "기분 짱" 이란다

 

만인산 정상까지 40분 논스톱하니 오르막에서 많이 뒤 떨어진다

사방을 둘러보고 커피를 타 놓으니 올라온다

 

발아래 중부대학 건물이 깨끗하게 보이니 시계도 양호. 하늘도 쾌청. 흰구름은 둥실

커피맛은 일품. 어찌 한잔 없을소냐! 얼쑤!

 

먹티고개로 내려오는 길에 꽃님 두분을 만났다 만인산 휴양림 주차장에서 올라오셨단다

먹티를 지나 안산까지 길은 계속 원더풀! 잠시 휴식 칡즙 꿀꺽!

438봉에서 내려다본 느네미고개와 하소동 성심보육원이 바로 코앞이다

 

479봉-490봉을 지나는 동안 2분의 산지기님을 각각 만났다. 너무나 반가웠다

떡갈봉 정상에서 떡이 열린 나무 전설을 읊어보며 복분자주로 연료충전하니 시장끼가 가신다

 

467.9봉을 지나니 장척동과 금동이 보인다

이동통신 기지국은 아주 깔끔하게 조형미까지 갇추고 반갑게 우리를 맞는다

드디어 금동고개 도착 14시 정각, 산행시간은 4시간 45분

콜 택시를 기다리며 남은 연료와 첨가제로 허기를 달래다가 웃음보가 터진다.

 

태실 출렁다리에서 겁을 먹은 곱슬머리가 다시 길로 내려가 건너편으로 올라오든 생각이...

푸 핫핫핫!!!

 

2008년 12월 18일 다음블러그에 수정 기록되었던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