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이전 시경계 산행 후기

제6차 대전시경계따라걷기 아홉번째 / 극서점-관암산-도덕봉

돌까마귀 2024. 11. 11. 11:42

2009년 3월 22일 일요일

 

봄가뭄에 시달리는 대지를 적시는 반가운 비가 밤새 내리더니 아침에 그쳤다. 베낭을 메고 집을 나서니 하늘은 잔뜩 흐려있으나 발걸음은 가벼우니 반가운 얼굴들과 만나는 기쁨이리라. 시내버스에 올라 서대전4거리 승강장에 내리니 외톨이 이승우님이 반겨주고, 뒤이어 달려온 202번 버스에서 상록수와 장록수가 손을 흔드지만 먼저 보내고 뒷차를 기다린다.

이어서 신라의 달밤,별밤 내외가 지하철에서 올라오시어 함께 202번 버스에 오르니 하늘채와 사랑채, 보스톤님과 미소양이 타고 계시고 서대전역에서 태평동산꾼에 뒤이어 가딩, 개동, 청솔홍솔 내외, 상수리 총무가 올라오고 서대전IC에서 나부산님이 타시니 202번 버스 안은 금새 시경계팀의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아우라지님께 전화드리니 벌써 극서점에 와 계시고 황산님은 뒷차로 연인과함께 양각산, 신성희님과 같이 온단다. 막둥이님이 엉뚱한 곳에서 기다리는 불상사를 청솔님이 전화하여 막아주시니 버스 창밖에는 가랑비가 촉촉히 내린다.

 

두계천을 건너 계룡시로 들어선 버스가 금암지구를 꼬불꼬불 돌아 양정고개를 넘어 엄사지구에 닿으니 9시 15분, 울리는 벨소리에 전화를 받으니 청주 이감섭님이 극서점에 아무도없다고하시어 아우라지님께 전화드려 만나게 해드리고, 지하통로에서 비옷을 챙겨입는동안 202번 뒷차가 도착하여 함께 두계천 보를 건너서 극서점 천변 버드나무에 어제 때어온 리본표지를 옮겨달고, 송정동 묘지 앞에 모두 모여 인사를 나누니 돌까마귀 포함 총 24명이 나오셨다.

우중에 그것도 WBC야구중계방송 시청도 포기하고 나오신 횐님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인천에서 전화주신 날마다행복님의 배려에도 가슴이 뿌듯하다.

 

기촬을 마치고 출발하니 오전10시 정각, 지금부터 산행은 '월드베이스볼 클레식' 중계방송 산행이다.

막둥이 캐스터와 개동 해설위원의 중계방송을 들으며 안개비까지 맞으며 촉촉한 낙옆길 비단길을 걸으니 모두가 신바람이 나고 조개봉 직전 헬기장의 주유소는 활기가 넘친다. 조개봉을 넘고 동문다리를 지나 시루봉 직전 계룡대 골프장이 내려다 보인는 넓찍한  바위에서 점심상을 차리니 금남정맥과 향적산이 보이고

 

계룡산 천황봉도 건너다 보이는데 필드에는 아무도 안보인다. 아마 안개비 때문이리라.

 

하늘에는 구름이 걷혀가고, 산해진미는 꿀맛이며, 온갖 술은 보약이니, 신선이 따로없고, 야구까지 신바람을 더하니, 이아니 좋을손가~. 신참이 아무도 없어 신고식을 못하여도 막둥이님의 중계방송은 모두의 귀를 즐겁게한다.

 

오찬을 마치고 시루봉을 살짝 돌아 관암산에서 오른쪽 동편으로 90도 꺾어 백운봉을 넘어서니 금수봉에서 달려온 대둘 9구간 마루금이 반겨주고 정북으로 뻗은 길은 반들반들 하다못해 포장길이다.

 

지나는 사람 모두의 얼굴 가득히 야구대표팀의 결승 진출에 웃음꽃이 피었고, 하늘은 햇살을 뿌리며 발걸음을 가볍게하니 어느새 470봉을 넘어 지금은 통행이 금지된 동월고개에 닿았다.

 

오르막 바위 길에서 민목재 능선 넘어 계룡산을 둘러보며 

 

휘파람까지 불며 올라선 522봉에서 학하지구와 복룡공원도 내려다 본다.

 

 

앞서가는 일행들에게 도덕봉 정상에 마지막 주유소를 차려 기다리라하였더니 청솔 홍솔과 상록수 장록수만 남고 모두가 앞서 갔다고?  돌까마귀 임기가 얼마 남지않아 시쳇말로 레임덕인가 보다. 

 

뒤 쫓아온 미소, 상수리와 함께 삶은 달걀과 사과를 나눠 먹은 뒤 삽재로 뻗은 시경계 능선을 뒤로하고 앞으로 나가니 이게 왠일! 전망좋은 바위에서 모두가 둘러앉아 주거니 받거니 잔치판을 벌렸다. 산에서는 금주하신다던 아우라지님도 술잔을 높이들고 이 아줌씨들은 무슨 재미난 이야기가 그리 많은지 까마귀가 다가서도 모르고 산상정담에 푹 빠져 계신다.

 

비구름 걷힌 하늘에서 내려쬐는 봄 햇살은 한밭대학교와 유성시가지에 가득하고 

 

오른쪽 끝 옥녀봉은 출입통제라 오를수 없고 왼쪽 갑하산 우산봉은 4월 12일에 만나볼수 있으리라. 

 

쇠기둥과 안전로프에 의지하며 내려선 철계단 들머리에서 옥녀봉 능선넘어로 보이는 우산봉과 갑하산에게 

 

다음달에 만나자고 약속하고 수통골 주차장에 내려서니 시간은 오후 3시30분 약 14km의 산길을 5시간 반만에 지나왔다.

그것도 놀며 쉬며, 우리 횐님들 무척 빠르게 걸으셨다.

 

뒤풀이 불참자는 이름을 적겠다는 돌까마귀 협박도 아랑곳 없이 102번 버스를 타고 도망가던 상록수와 장록수도 되돌아 왔는데 양각산님이 도망을 가셨다고?

"애고~ 두고볼겨~ 까마귀가 원한을 가지면 얼마나 무서운지..."

 

유성시장 뒷골목 "토종순대마을"에서 대강막걸리를 모두 한사발 씩 높이들고 큰소리로 함께 외친다.

 

"대전시경계! 따라걷기! 위하여! 위하여!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