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이전 대청호 후기

무더위에 지쳐버린 석호리의 청풍명월

돌까마귀 2025. 2. 25. 10:36

< 2009년 7월 7일 다음블로그에 쓴 글>

 

7월의 테마산행을 어디로할까 망설이다 가까운 옥천의 청풍정과 석호리 호반으로 정하고 공지를 하였으나 무더운 날씨와 별다른 풍광이 없는 곳이라 많은 님이 오시리라는 큰기대는 갖지않고 길을 나섰다.

 

조금은 이른시각인 8시10분에 607번에 오르니 아우라지님과 메나리,청소부님이 반겨주시고 옥천시장에 내리니 실버대둘산행에서 만난 최고령 정봉교님이 기다려주시고 지평선1,2님이 푸르나님과 함께 개인차량으로 오고있고 현처리님도 오시는 중이시다.

 

뒤 이어 온 607번에서 많은 분이 내리시고 막둥이님이 뒷차로 오신다기에 09:00발 보은행 버스로 횐님들을 먼저 보내고 개동님과 둘이서 기다리니 아마추어님과 묘령의 여인이 함께 와 막둥이 포함 모두 5명이 택시를 타고 국원삼거리에 닿으니 거금 10000원을 아마추어님이 쓰셨다.

 

국원삼거리 보건지소 마당에서 인사를 나누고 기념촬영을 마치고 출발하려는데 신라의 달밤님이 9시20분차로 뒤 쫒아오시니 모두 28명의 횐님들이 나오셨다.

 

시멘트 포장길이지만 호반을 구비구비 돌아가며 대청호 물구경을 하니 지루하지는 않지만 햋볕이 따갑다

 

물건너 막지리 산 능선 5개가 나란히 물속으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니 오형제골 전설 한구절도 있을법하고 청풍정으로 돌아드는 횐님들의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구한말 풍운아 김옥균과 기생 명월의 전설이 있는 청풍정과 명월암에서 풍광을 즐기며 아마추어표 찐계란에 막걸리 한잔씩 나누니 어찌 시한수가 없으랴?

 

한참을 풍광에 취하여 소나무에 매어놓은 그네도 타며 보낸 뒤 대나무밭 사이로 산길을 넘어 다시 시멘트길을 걷다가 왼편 호반길로 내려선다.

 

연꽃이 진 연못에는 연밥이 영글어 가고 우거진 갯버들 정글을 지나 대청호반에 닿으니 물빠진 시기에 따라 야생초가 층층을 이루어 펼쳐지고 쩍쩍 갈라진 뻘바닥위로 말조개 껍질이 딩굴고 있다.

 

점심상을 펼칠 묘지를 찾아 오르는 길은 무성한 갈대가 길을 막지만 앞장서 헤치고 나가니 거침이 없고

 

멋진 소나무 밑에서 진수성찬을 마치고 이어지는 산사람 합창과 신참님들의 노래소리에 땅속의 님들도 즐거웠으리라.

 

푸르지오,푸르나,둥지마루,동천님에 이어 최고령 정봉교님의 백세아리랑 노래에 박수가 쏟아지고 

 

옆지기를 때놓고 오신 죄로 끌려나오신 늘행복님의 판소리 한마당에 사랑채님의 춤사위가 범상찮다.

 

되돌아 나오다 삼거리에서 석호리 선착장으로 돌아들어가 대청호보존운동본부에서 세워놓은 장승공원 정자에서 한숨 돌리고 꼬불꼬불 농로를 따라 이평리로 넘어간다.

 

내리막 길 복숭아 밭은 일손이 모자라 방치되어 있었지만 철 맞은 복숭아는 횐님들 입 맛을 돋우니 좋아들 하시고

 

물 건너 고리산은 지난 신년 해맞이 때 올라보고 오랫만이라 반갑다. 이평리 마을회관 정자에서 쉬는동안 시원한 지하수에 머리도 감고 목도 축이는데, 친절한 이장님이 마을회관 현관문을 따 주셔서 여성횐님들을 배려해 주시니 너무나 감사하게 시골 인심을 느껴본다

 

충분한 휴식을 마치고 235봉을 넘어 국원리 안마을을 향해 골짜기를 들어서니 등산로가 없어졌다. 잘나가던 길이 개인 경작지에서 사라지고 칡넝쿨과 잡초에 덮힌 골짜기에 지난해 11월에 따라넘었던 전깃줄만 뻗어있다.

 

아우라지님과 지도를 펴놓고 상의하니 뚫고 나가자 하신다, 경운기가 다니던 옛길이 분명한데 앞신 아우라지님이 잘 찾아 나가시어 20여 분 만에 능선길에 닿으니 횐님들의 환호성이 하늘을 찌른다.

 

이제부터는 푹신한 낙옆이 쌓인 룰루랄라길, 235봉 삼각점을 지나 국원리 안마을 뒷 능선에 닿으니 동네 지붕은 보이는데 또 길이 없어졌다.

우측 비탈 대나무밭으로 뚫고 내려와 옥수수밭을 지나니 마을 안길이 나오고 길섶의 잘 익은 자두나무가 일행을 반기는데 스틱으로 때려보다가 옆에있는 대나무장대로 흔드니 떨어지는 자두를 주우며 자지러 지는 여성횐님들 소리에 모두 다 따가라는 할머니의 인심에 감사하며 모두들 한웅큼씩 손에 쥔 시고 달콤한 자두맛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출발지 국원리 보건지소에 되돌아 나왔다.

 

무더운 날씨에 큰 불만없이 따라 와준 횐님들께 감사하며 8월의 테마는 시원한 물놀이를 다녀올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