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까마귀(石烏) 창작글 모음

두견주와 찔레꽃이 되고싶다

돌까마귀 2022. 7. 16. 13:31

 

두견주가 되고싶다

                                              

평생을 아름다울것 같이

단풍옷 갈아입고서

나를 유혹하던 저산이

오늘은 하얀눈 뒤집어 쓰고

고요에 잠겨 말이 없으니

저산은 변덕스런 님의 마음 닮었다

 

두견주 삼키고 붉게 물든 예쁜 얼굴로

사랑을 맹세하던 님의 입술이

하얀 냉정함으로 굳게 잠겨 있으니

님 또한 변덕스런 저산을 닮었다

 

손바닥이 아프도록 가슴을 쳐도

결코 오지않을 붉은 추억은

가여운 가슴만 아프게 한다

 

아! 나는 차라리

고운 앵두빛 입술 적시고

님의 가슴속 까지 파고들수 있는

두견주가 부럽다

두견주가 되고싶다

 

<청죽산악회 "우리들의 이야기" 풍운아님의 글 퍼옴>

 

 

찔레꽃이 되고싶다

 

찔레꽃이 되고싶다

날 지나쳐 그냥 가시는 무정한 님의

바지 가랭이라도 잡을수 있게

 

그래도 매섭게 뿌리친다면

작은가시 돋아내어 님의 손목 긁으리라

생체기에 피 딱지 앉고 다 나을때 까지라도

생체기를 볼때마다  내 생각은 하시겠지

 

 찔레꽃이 되고싶다

그것도 붉은 찔레꽃이

기다림의 모진 세월에 가슴을 쥐어 뜯으며

긴긴 겨울밤 소리죽여 흐느끼다가

봄날에 빨갛게 피어나는 두견화를 닮은

빠알간 찔레꽃이 되고싶다

그런 찔레꽃이 되고싶다 

 

 

2010.1.19  간밤의 과음으로 쓰린 속을 달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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