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까마귀(石烏) 창작글 모음

大淸湖 讚歌

돌까마귀 2022. 7. 16. 13:38

전라도 장수땅 신무산서 발원하여

진안땅 지나면서 정자, 주자 두 물줄기

함께 품어 흘러 내려 적등강이 되드니만

무주땅서 남대천 만나 호강으로 불렸었네

 

영동과 금산을 휘돌아 가르면서

봉황천 끌어 안고 차탄강이 되드니만

아래로 내려오며 화인진강으로 불리우고

옥천에서 보청천 만나니 말흘탄이 되었구나

 

한밭땅 북쪽끝 물놀이 마을 건너 

청원군 현도면의 구룡산 절벽아래

형각진강 여울목에 물막이를 하였으니

이름하여 크고 맑은 대청이라 부르노라           

 

사백구십 오미터를 흙과 돌로 막았으니

댐높이는 칠십이요 해발고도 팔십삼미터

만수위는 팔십미터  홍수위는 팔십이점 오

물넓이는 칠십이점 팔  제곱키로미터

 

평상수위 담은 물은 십사억 구천만톤

칠십오년 삼월부터 팔십년 십이월까지

총공사비 일천사백육십사억 원을 들여

한반도서 세번째 큰 민물못이 생겼구나

                   

일천구백 칠십구년 물담기를 시작하니

구비구비 골골마다 정든이웃 작별하고

가까운 곳에서나 멀리 떠난 곳에서나

고향땅 바라기에 산천은 세번 바뀌었네

물속에 잠긴 마을  돌담 자취만 남아있고

무너진 집터에는 풀꽃들이 가득한데

산기슭 밭떼기가 무논으로 바뀌어서

새끼오리 무리지어 벼포기에 숨어들고

                                                                

옛길은 흔적없이 물속에 잠겼지만

새로닦은 신작로의 무궁화꽃 가로수엔 

바람결탄 향기쫓아 벌 나비가 찾아들고

큰길가 비닐하우스 청포도가 익어 간다

 

정원이 탐스러운 길섶의 아담한 집

마당옆의 남세밭엔 풋고추가 익어가고

나무그늘 멍멍이는 개슴츠레 눈을 감고 

처마끝에 매어 달린 백열등도 졸고있다

생명의 호수인가 충청의 젓줄인가

그 맑음의 원천은 비단물길 아니던가

구비 구비 휘돌아 내려 한곳에 모이더니

쪽빛 함박 머금고 하늘과 맞다았네

 

크고 맑은 이름처럼 한밭, 충청 아울러서

생명의 젓줄로 기리기리 남을래라

보듬어진 뭇 생명들은 다함께 기원하니

대청호! 대청호여! 깊고 맑게 영원하라!

 

바닥 드러낸 호수가엔 갈대밭이 우거지고

골골마다 옛님들의 삶의 흔적 남었으니

유구한 세월을 변함없이 지켜 누워

대청호! 대청호여! 그대여 영원하라 

 

 2008.7.7  무자년 소서날,  대전 동구 주산동 B지구 대청호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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