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를 대지 마라”1980년대 중후반 육군사관학교를 다닌 한 예비역 영관급 장교에게 “한국 현대사에서 육사가 쿠데타의 주역이 된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그는 “육사 생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누가 봐도 명백한 불법 명령은 따르지 말아야겠지만, 상관의 명령이 내가 보기에 부당하더라도 일단 따라야 한다고 배웠다”고 전했다. 현재 군 지휘부를 구성하는 육사 출신 장군들이 다녔던 1980년대 중후반 육사 교육과 학교 분위기가 ‘생각의 힘’을 키우기보다는 상관에 대한 충성과 명령에 대한 복종을 지나치게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2월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도대체 그 상황에서 왜 그랬냐’ 하는데, 맞고 틀리고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