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 온 글, 토론, 강의, 역사와 전통 183

잠수함 이름이 왜 ‘홍범도함’일까?

해군 함정, 무기이자 문화와 정체성 상징 잠수함 명칭, 해양 국난극복 및 독립운동가 이름 붙여 홍범도함, 해외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민족 자긍심 반영 모든 무기에는 이름이 있다. 그런데 육.해.공 3軍마다 무기 이름을 짓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 그중 해군의 무기 작명법은 독특하다. 해군은 대표적인 무기로 함정을 가지고 있는데, 이름마다 상당한 의미가 있다. 해군은 함정을 단순한 무기로만 보지 않고 자신들의 문화와 정체성으로 간주한다. 장기간 함정에서 생활하는 까닭에, 해군에게 함정은 무기이자 생활의 기반이고 존재의 근거가 된다. 함정에는 구축함, 호위함, 초계함, 잠수함 등이 있다. 해군에겐 함정을 진수할 때마다 나름의 작명 규칙이 있다. 구축함은 광개토대왕과 같은 역사적 영웅과 국난극복에 헌신한 인물의 ..

청남대 앞 대청호 무인도 큰섬·작은섬의 비밀

주소지는 대전시 소유는 충북도 대전 대덕구가 황호동 큰섬·작은섬 소유권을 찾아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대덕구 황호동의 행정주소는 대전이지만 실소유는 충북도이기 때문이다. 대청호 무인도 큰섬·작은섬은 충북 청남대 인근에 위치한 곳인데 청남대 개방으로 정부가 청남대와 함께 일부를 충북도에 넘겨주면서다. 당시 어떤 형태로 황호동이 충북도로 이관됐는지를 확인할 필요성이 있고 이관 방법에 따라 구가 취할 전략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워낙 오래전 일이라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3일 구와 충북도 등에 따르면 청남대는 지난 1983년 전두환정부부터 2003년 국민의정부까지 사용된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 별장이다. 충북 청주 상당구 문의면에 소재했으며 2003년 취임한 노무현 대통령이 민간 개방을 선언, 소유권을 ..

2024년 1월, 박은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의 과거 SNS글

5.18의 아픈 기억 때문에 신군부와 맥을 같이하는 정치집단에 반감이 큰 광주에서 태어나, 건국대통령의 과오만 서술해 놓은 교과서를 보며 자란 나는 이승만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해방전후사의 인식’ ‘백년 전쟁’같은 컨텐츠에서 볼 수 있는 교묘하게 짜여진 퇴보좌파/수정주의 역사관에 찌들어 민주당만을 지지하던 2014년... EBS에서 방영된 허동현 교수님의 ‘21세기에 다시 보는 한국근현대사’를 보고 마치 매트릭스의 모피어스가 건넨 진실의 빨간약을 먹은 듯 큰 충격을 받았다. 나의 역사인식이 「특정 정치집단이 추구하는 이념을 지지하도록 필요한 사실만 선택주입된 결과물이구나」 하는 일종의 배신감이 들어 닥치는 대로 세계사 관련 책들을 읽고 부족한 부분은 인터넷을 참고해가며 공부하게 ..

늙으면 왜, 음식을 흘리며 먹을까

입둘레근 강도 청년보다 2배 약해…‘선 삼킴, 후 토크’가 미덕 “아니, 왜 당신 식사한 자리만 지저분한 거야? 이거 봐 이거 봐, 음식 흘린 거!” 안 보는 척 식탁 밑을 보니, 내 자리만 음식 파편이 가득하다. 턱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하다. 회식 때는 더 가관이다. 휴지가 없으면 처리가 안 될 정도로 음식물 파편이 뛰쳐나온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이비인후과 채성원 교수에 따르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단다. 젊은이와 노인의 구륜근(입둘레근) 강도와 지구력을 비교해보니, 노인의 경우 거의 두 배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음식을 먹을 때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게 막는 덮개가 부실하니, 입속 내용물이 쉽게 뚫고 나올 수밖에 없다. 회식은 단순히 밥만 먹으려고 모이는 것이 아니다. 대화와 함께해야 진정한 회식..

김여정 “안보 불안 일상사 된 건 尹 공로…文처럼 영특하지 않아 수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2일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 “안보 불안이 대한민국 일상사가 된 것은 전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공로”라고 비난했다. 윤 대통령의 적대적인 태도가 자신들의 군비 증강을 정당화하는 명분이 됐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영특하지 않아 수월하다고도 했다. 김 부부장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신년 메시지’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윤석열이 1일 발표한 이른바 신년사라는 것을 보면서 가뜩이나 어수선한 제 집안에 ‘북핵·미사일 공포증’을 확산시키느라 새해 벽두부터 여념이 없는 그에게 인사말 겸 지금까지 세운 공로를 찬양해주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조선반도의 안보형세가 당장 전쟁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매우 위태로워지고 안보불안이 대한민국의 일..

1987년 대한항공 K-858기 실종, 2020년 미얀마 해저에서 잔해 발견

전두환 정권, 한 구의 유해도 찾지 못한 채 사건 발생 열흘 뒤 서둘러 수색 중단 제13대 대통령 선거일을 보름쯤 앞둔 한국시간으로 1987년 11월 29일 오후 2시 1분 미얀마 안다만 상공에서 사라진 KAL 858기 실종 사건은 국민에게 메가톤급 충격을 줬습니다. 외국인 2명을 포함한 탑승객 115명이 탄 KAL 858기는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을 떠나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를 경유해 다음 기착지인 태국 방콕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비행기가 감쪽같이 사라졌지만 전두환 정권은 사건 직후 대한항공과 함께 KAL 858기가 테러에 의해 공중 폭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전두환 정권은 먼저 중간 경유지인 아랍에미리트 공항에서 내린 15명의 외국인 탑승자 명단 가운데 일본인 국적의 하치야 신이치와 하치..

“내가 ‘마루타’를 보았다… 일본이 한국에 사과해야 마땅”

731부대의 만행 증언한 시미즈 히데오씨 “큰 병에 사람을 통째로 넣어 포르말린으로 보존하고 있었다. 신체 일부를 절단해 유리병에 넣기도 했다. 임신부의 배를 갈라, 태아가 밖에서 보이도록 한 포르말린 병도 목격했다.” 지난달 14일 일본 나가노현에서 만난 시미즈 히데오(清水英男)씨는 “엄마의 배 속에 있는 태아마저 포르말린에 넣고…”라는 대목에서 잠시 말을 멈췄다. 그는 ‘731부대의 마지막 증언자’다. 전날 도쿄 신주쿠에서 고속버스와 완행버스를 갈아타고 6~7시간 걸려 도착한 나가노현의 한 시골 마을. 아흔세 살의 고령인 시미즈씨는 흰색 와이셔츠를 맨 윗단추까지 잠근 채 한국인 기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 정부는 반(反)인륜적인 ‘마루타 생체 실험’을 여전히 부정한다. 시미즈씨는 1945년 3월 3..

천재를 품지 못하는 나라 대한민국

천재(天才) 하늘이 내려준 영재라는 뜻으로 어린시절부터 천부적 재능을 보유한 사람을 일컫는다. 남들보다 일찍 재능을 발견한 영재들이 꾸준히 학습하고 시각을 넓힐 수 있도록 돕는 게 교육의 목적이다. 하지만 송유근·백강현 등 다수의 영재들은 제도권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고 갈 길을 잃는다. 한국의 영재 수난사를 통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러브콜로 영국행, 국제 블랙홀 연구 참여 천재소년 송유근 군(26)이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러브콜을 받고 연구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UCL은 QS(Quacquarelli Symonds) 세계 대학랭킹 9위 명문대로, 국내 최상위권 학교인 서울대·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40~50위권이다. 특히 송 군은..

여성 생식기 가려움증 유발 원인 4가지

많은 여성이 외음부 혹은 질이 가렵거나 따끔거리는 경험을 한 번씩은 하곤 한다. 이러한 생식기 가려움증은 저절로 없어질 때도 많지만,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재발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질 분비물이나 골반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불편함을 느낄 때가 많다. 생식기 가려움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을 알아본다. 칸디다 질염 외음부 가려움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질염이다. 질염은 질이 세균에 감염돼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질염에 걸리면 *가려움증과 함께 *분비물이 많아지고 *분비물의 색깔이 평소와 다르게 변하고 *냄새가 심하게 나며 *따가움도 느껴질 수 있다. 특히 곰팡이균의 일종인 칸디다균 번식에 의한 칸디다성질염은 여성의 75%가 일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주로 면역력이 저하되거..

30년 전 12월의 어느 날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위대한 발견

30년 전 12월 충남 부여군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위대한 발견이 있었습니다. 국보 중의 국보라 불리는 백제금동대향로가 수천 년의 세월을 걷어내고 세상에 빛을 봤습니다. 1993년 12월 12일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능산리에서 주차장 공사를 하던 중 발견된 백제의 향로는 고고학계 최대의 수확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작품성이 뛰어난 발견이었습니다. 백제금동대향로가 언론에 공개된 날은 발견 후 열흘이 지난 12월 23일입니다. 당시 전국 주요 일간지 1면을 장식했고 중도일보 역시 3개면에 걸쳐 백제의 위대한 발견을 대서특필했습니다. 중도일보 지면 기사에는 백제금동대향로를 龍鳳蓬萊山(용봉봉래산)향로라 소개했습니다. 현재의 공식 명칭이 지정되기 전 용이 향로를 받치고 봉래산 위에서 봉황..

800m 높은 산 속 사라진 산성마을... 억새 명소로 부활한 순교자 마을

칠곡 가산산성과 한티순교성지 경북 칠곡군 동명면 팔공산 기슭으로 접어들면 동명저수지가 보인다. 수변공원 현수교 꼭대기에 커다랗게 ‘호국평화의 도시 칠곡’이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칠곡군 곳곳에 흔한 도시 브랜드로 대표 상징은 왜관철교다. 경부선 약목역과 왜관역 사이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왜관철교는 한국전쟁 때 낙동강 방어의 최전선이었다. 1950년 8월 유엔군이 적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작전상 파괴했다 다시 복구하는 곡절을 겪으며 ‘호국의 다리’로 불리고 있다. 국군 제1사단이 낙동강전선에서 북한군의 공세를 성공적으로 방어한 다부동전투 역시 칠곡이 ‘호국평화’를 내세우는 이유다. 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과제가 한국전쟁에만 국한될까. 팔공산 자락 가산산성은 또 다른 호국의 상징이다. 주변의 오래된 사찰과 ..

'서울의 봄' 그 후 이야기

반란군에 맞선 대가는? 12.12 당시 군인의 본분을 지키며 반란군에 맞섰던 핵심 인물들은 이후 오랜 세월 분노와 고통 속에 수모를 견뎌야 했습니다. 군사 반란 이후 달라진 그들의 삶을 "MBC뉴스데스크 팩트체크 "에서 퍼 왔습니다. 12.12 당시 병력을 동원해 반란을 막으려 했던 정병주 특전사령관 영화 '서울의 봄' 대사 중에서 "너희가 지금 서울로 진입하면 그 즉시 전쟁이야." 결국 강제 전역을 당한 정 전 사령관은 전두환이 아직 대통령이었던 1987년 11월, 기자회견을 자처했습니다. "12.12는 지휘계통을 무시한 하극상"이었다고 규정하며 진상규명의 전면에 선 겁니다. 1987년 11월 정병두 전 사령관 기자회견 "모든 국민들이 이걸 올바르게 알아줬으면 하는 것이 저희들의 충정이고, 군도 좀 더..

박정희가 한탄할 김포-서울 편입 구상

김포를 서울에 편입하자는 주장은 수도를 안보 위험지대로 만드는 꼴이다. 수도 안에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이 생긴다. 군사적으로 수도 방위에도 틈이 생긴다. 갑자기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는 걸 추진한단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다. 김포의 서울 편입은 수도를 전방 지대로 만드는 일이다. 가뜩이나 지리적 위치 때문에 안보 불안정성을 안고 있는 서울의 리스크가 더 커진다. ‘코리아 리스크’를 서울이 다 떠안게 될 것이다. 역대 정부가 우려했던 바다. 김포를 서울에 편입하면 수도 안에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이 존재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서울은 더 이상 자유와 창의력이 충만한 역동적인 도시가 아니다. 안보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안보 불안을 초래하는 발상이다. 정치인 김대중이 행정수도 이전을 처음 제기한 ..

[정희준의 어퍼컷] 병립형 선거제의 유혹

민주당, 꼼수 부리려다 폭 망한다 한국정치 볼 만하다. 품격은 내다 버린지 오래고, 조롱과 비아냥이 난무한다. 민주당이 입법독주를 이어가면 대통령은 연이어 거부권을 날리고 국민의힘은 좋다고 박수를 친다. 국민의힘이 법안을 만들면 이번엔 민주당이 걷어찬다. '국정 올스톱'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보는 '극한 대치,' '국회 파행'은 '국민 불행'이다. 국민은 내년 총선에서 양 당을 심판하고 싶다. 이건희 회장은 "한국 정치는 4류,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게 1995년이다. 지금은 어떠한가. 기업은 '글로벌 1류'가 됐다. 정치는 몇 류인가. 국회의원들을 선거가 아닌 제비뽑기로 뽑아도 이보다는 낫지 않을까 의구심이 들 정도다. 핵심은 의사 결정 과정: 거대 양당 구조를 탄핵해야..

저 하늘에서 110번째 영화 만들까…김수용 감독 별세

안개' '저 하늘에도 슬픔이'…1960년대 한국영화 이끌어 " 한 마디로 충무로의 신사, 인격 있는 예술가였다. 술을 많이 드셨지만 주정하는 법이 없었고, 책을 좋아하셨다. " 3일 별세한 김수용 감독에 대한 정지영(77) 감독의 회고다. 김수용 감독 연출부로 충무로에 들어간 정 감독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평소에 ‘영화감독은 경험이 많아야 하는데 우리가 몸이 하나이니 경험을 많이 할 수 없잖니, 책을 통해 간접 체험해야지’라고 말씀하셨다”라고도 돌아봤다. ‘저 하늘에도 슬픔이’(1965)를 비롯해 109편의 영화를 남긴 김수용 감독이 3일 오전 1시 50분쯤 요양 중이던 서울대병원에서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 94세. 1929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안성 공립농업학교(국립한경대의 전신) 재학 ..

출산율 0.78명 한국이 망했다고요? 한국의 출산율 분명 높아집니다

한국 아버지들, 근로 시간 너무 길어 육아에 참여할 수 없다고 해…가족의 관점에서 근로시간 줄이는 노력 필요 예비 부모들 위한 소득 지원 강화해야…한국의 지원금, 선진국 평균 금액에 비해 현저히 낮아저 출산 정책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로서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긍정적…위원회 권한 확대-강화돼야 합계출산율 0.78명을 두고 한 명은 '망했다'고 했지만 또 다른 한 명은 '희망'을 이야기했다.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법대 명예교수가 우리나라의 출산율 수치를 듣고는 "대한민국 망했네요(Wow, Korea is so screwed)라며 머리를 부여잡았다. 하지만 카렌 보겐슈나이더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인간발달가족학과 교수는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한국은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고. 2023 대..

두 배로 넓어졌어도 서울은 조선의 外四山 안쪽

조선 수도로 일제강점기, 강남 개발 거치며 팽창한 서울, 1987년 이래 ‘국토 균형개발’ 위해 확장 억제 서울은 왕도(王都)이자 수도(首都)를 의미하는 순 우리말이고, 한양(漢陽)은 신라 진흥왕 때 한양군이라는 행정구역이 생긴 뒤 세월이 흐르면서 한산(북한산) 이남 한수(한강) 이북 땅에 고착된 지명이며, 한성(漢城)은 조선왕조 수도(서울)의 이름이다. 1910년대 서울 도성 안 사진. 옛 서울은 내사산과 성저십리로 둘러싸인 도시였다. 1392년 새 왕조를 개창한 조선 태조 이성계는 1394년 도읍을 한양으로 옮기기로 결정하고 성 쌓을 자리를 물색했다. 논란 끝에 백악(白岳)을 주산으로 하고 목멱(木覓)을 안산(案山)으로 하며, 낙타산과 인왕산을 각각 좌청룡 우백호로 하는 도성의 터가 결정됐다. 이 네..

이리역서 화약운송 열차 폭발… 사상자만 1400명 人災

1977년 11월 11일 밤 9시 15분. TV에서는 한국 대 이란의 월드컵 예선전이 중계되고 있던 그때, ‘쾅! 쾅! 쾅!’ 15초 간격으로 천지를 뒤흔드는 세 번의 폭발음과 함께 거대한 불기둥이 전북 이리역(현 익산역)에서 솟아올랐다. 건물 천장이 무너지고 유리창이 깨지면서 파편이 날아들었다. 익산역 주변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됐다. 놀란 이리 시민들은 전쟁이 난 줄 알았지만, 이리역에 정차 중이던 다이너마이트와 전기 뇌관 등 40t에 달하는 고성능 폭발물이 실린 화물열차가 폭발해 발생한 사고였다. 30㎞ 떨어진 전주까지도 폭음이 들렸고, 이리역에는 지름 30m, 깊이 10m의 커다란 웅덩이가 생겼는가 하면 열차 파편이 700m까지 날아가 가옥을 부술 정도로 강력한 폭발이었다. 59명이 사망하고 13..

'조국 비판' 못하는 민주당, 거슬러 올라가 보니…

황두영 작가의 "성공한 민주화, 실패한 민주주의" 서평 프레시안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어렸을 적 운동권에 대한 이상한 선망 같은 게 있었다. 그 이유에 대해 본격적으로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아마 내가 호남 출신이었기 때문 아닐까 싶다. 고등학생 치고 꽤 유식한 척을 떨던 나는 몇몇 86 인사들의 이름을 어디선가 주워들어 알고 있었다. 86이 한국 사회의 희망이고 횃불이라고 생각하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대학 졸업 후 기자가 돼 국회에서 처음 마주한 86은 뜨악한 존재들이었다. 낮에는 '민주주의' 같은 거대하고 멋진 말을 구사하다 저녁이 되면 '개저씨'가 되었다. 술을 강권하고 담배를 뻑뻑 피워대다가(실내 흡연 금지법 시행 전이었다) 취기가 돌면 '라떼' 이야기를 읊어대는. 10년..

사촌누나 희롱한 일본인, 그를 향해 달려든 16살

11월 3일은 '학생독립운동기념일'입니다. 1929년 11월 3일 광주에서 일어난 광주학생독립운동을 기념하는데요. 1953년 '학생의 날'로 제정되었다가, 1973년 박정희 정부가 폐지했습니다. 학생들이 유신 독재에 반대하는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벌였기 때문인데요. 그러다 다시 1984년 제11대 국회에서 '학생의 날'이 법정 기념일로 부활하였고, 2006년 '학생독립운동기념일'로 명칭이 변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은 1919년 3.1운동, 1926년 6.10만세운동과 더불어 일제강점기 3대 민족운동으로 손꼽힙니다. 당시 10대 청소년들이 세상을 뒤흔든 대사건이었습니다. 1929년 10월 30일 나주역 사건을 계기로 촉발되어, 1930년 5월까지 전국과 간도, 미국, 중국 심지어 일본..

홍범도 장군 바로 알기

항일 무장투쟁의 독보적인 존재 여천(汝天) 홍범도 장군(1868~1943)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흉상 이전에 이어 이제는 홍범로장군로 폐지 움직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기구한 삶 불구 일평생 무장 독립투쟁에 헌신하다 홍범도 장군은 1868년 8월 27일(음력) 평양의 외성 서문 안에 있는 문열사 앞마을에서 가난한 농부(또는 머슴)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해산 후 7일 만에 출산 후유증으로 숨졌고, 아버지 홍윤식 역시 고역에 지친 나머지 병에 걸려 1877년 세상을 떠났다. 장군은 작은아버지 댁에서 자랐지만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웃 마을 지주 집의 꼴머슴으로 들어가 생계를 유지했다. 어린 시절 삶이 얼마나 기구했을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는 대목이다. 장군이 ..

길어도 너무 긴 아파트 이름

장미, 개나리, 무지개, 은하수…. 흡사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떠오르게 하는 단어들은 원래 아파트 이름이었다. 한글로 지어진 아파트 이름은 언제부턴가 달라졌다. 처음엔 영어와 불어 등 외래어로 시작해, 이젠 좋아 보이는 단어란 단어를 죄다 갖다붙여 외우기도 힘들 정도로 복잡한 이름도 나왔다. 아파트 브랜드 네이밍에 불어닥친 이 광풍, 근본있는 유행일까? “쇼미더머니 찍는 줄”…길어진 아파트 이름 언제부터? “불지옥 아파트 갑니꺼” 푸르지오를 ‘불지옥’으로 발음하던 어르신들의 에피소드도 이젠 옛말이 됐다. 2023년 기준 전국에서 이름 제일 긴 아파트는 자그만치 25글자다. 전남 나주의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빛가람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 1차와 2차다. ‘울산블루마시티서희스타힐스블루원아파트’, ‘동탄시범다은..

10월 5일 세계한인의 날 이야기

합계출산율(合計出産率) 여성 한 명이 가임 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 출산이 가능한 연령대인 15세부터 49세까지를 기준으로 한다. 2023년 현재 대한민국은 합계출산율 0.78명, 인구성장률 -0.14%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할 정도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 급속한 인구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한다면 '지방소멸'을 넘어 '대한민국 소멸'로 이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마저 나온다. 세계한인의날 먹고 살기 힘들어 구한말 하와이, 멕시코, 구바로, 일제강점기 만주로, 연해주로, 한국전쟁 후 60년대 아르헨티나, 브라질로 떠나갔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자손들이 세계 6위 경제대국으로 발전한 조국으로 돌아와야 "배달민족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소멸되지 않을것 같..

더 늙기 전에 한번 생각해봅시다

추석 연휴 고향가는 길 자주 내려가는 길이지만 즐거웠습니다. 고향의 가을 역시 정겨웠습니다 조상님께 茶禮를 올리고 모두 둘러앉아 나누는 飮福자리 愛酒하시던 家兄께서 飮福盞을 마다하십니다 못난 동생은 얼큰한 술기운에 형님 앞에서 건강 자랑을 합니다 年老하신 형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안방으로 들어가십니다. 일흔이 넘어도 철없는 동생은 이번에는 휴대폰에 저장된 것을 쉰이 넘은 맏조카 형제와 從姪, 再從姪, 三從姪들에게 보여줍니다 사후장기기증서약과 연명치료거부등록증을... 올라가는 무궁화호 열차 안에서 낙동강 철교를 건너며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이런 자랑은 많이 할수록 좋을것 같다고...

대전시내버스와 지하철 무료 탑승, 여행에서 기쁨을 찾는다

65세 이상 노인에게 주는 지하철 무료 승차 혜택으로 하루종일 열차를 타고 돌아다니는 ‘열차 나들이’를 하루의 낙으로 삼는 한국 노인들의 일상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조명했다. NYT는 23일 ‘나이 든 지하철 탑승자들이 여행에서 기쁨을 찾는다’는 제목의 지면 기사에서 많은 노인이 지하철을 타고 종착역까지 가거나 특별한 목적지 없이 다니다 돌아오는 데에 하루를 보낸다며 열차 나들이를 즐기는 노인들의 다양한 일과와 목소리를 전했다. 특히 노선이 많고 긴 수도권 지하철은 인기가 좋다. 평균 기온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여름에는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데다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에 더할 나위가 없기 때문이다. NYT는 서울의 지하철 무료승차 대상이 연간 승차인원의 15%를 차지하게 되면서..

잃어버린 미군도 못 찾는 '스텔스' 전투기 이야기

세계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 F-117 나이트호크 미국 해병대 소속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B 전투기가 최근 미국 상공에서 실종됐던 사고가 발생하면서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기체 결함으로 조종사가 탈출한 상황에서 해당 실종 전투기가 자동조종돼 비행 도중 추락하면서 레이더로 찾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었죠. 미군은 주민들에게 수소문한 끝에 실종 하루가 지나서야 해당 전투기 잔해를 발견하면서 제대로 자존심을 구겼습니다. 한편에서는 미군의 스텔스 기술력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요. 미군조차 스텔스 전투기의 수색이 불가능한 것이 확인되면서 스텔스 성능의 우수성이 재차 부각됐기 때문이었습니다. 1980년 미국이 공개한 스텔스 기술은 여전히 미국의 최고 군사기밀에 속해있고, 러시아나 중국도 스텔스 전투기를..

가을 산에서 만나는 위험 요소

장수말벌 말벌에 쏘이면 피부에 박혀있는 벌침을 손으로 뽑으려 하지 말고 카드로 밀어서 빼내라는 내용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말벌은 독침을 주삿바늘처럼 찔렀다 뽑았다 할 수 있기 때문에 말벌에 쏘였다고 해서 사람 피부에 독침이 남아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사람 피부에 독침을 남기는 것은 대부분 꿀벌입니다. 꿀벌은 침끝이 갈고리 모양으로 생겨서 한번 침을 쏘면 사람 피부에 박히고 그 끝이 독주머니와 연결돼 있어 독주머니가 뽑혀 나옵니다. 이걸 손으로 만지면 터져서 벌독이 인체로 더 주입될 수 있기 때문에 독주머니가 터지지 않도록 카드나 핀셋을 이용해 조심스럽게 침을 뽑아내라고 하는 것이죠. 장수말벌이 꿀벌의 독보다 작게는 백배, 크게는 수백 배 강하다는 말이 퍼져있는데요. 사실이 아닙니다..

철조망에 갇힌 태안 안흥진성 50년 만에 열린다

[굿모닝충청 태안=김갑수 기자] 1976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센터 보호용 철조망에 갇혀 있던 충남 태안군 안흥진성이 50년 만에 일반 국민에게 개방된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김홍일)는 21일 태안군 근흥면사무소에서 김홍일 위원장 주재로 군민 1만9544명이 제기한 ‘안흥진성 정비 및 개방을 위한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관련 집단 고충민원을 조정했다. 이에 따라 안흥진성은 발굴과 복원을 거쳐 2026년부터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안흥진성은 서해안 방어를 위해 선조 16년(1583년)에 지어진 높이 3.5m, 둘레 1717m 규모의 석성으로, 지난 2020년 11월 국가사적 제560호로 지정되는 등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무기시험소인 ..

庚戌國恥

'경술국치’란 ‘경술년에 일어난 치욕스러운 일’이라는 뜻으로 일제에게 우리나라가 주권을 완전히 빼앗긴 사건을 말합니다. 일제는 무력을 앞세워 1905년 을사늑약(을사조약)을 통해 외교권을 빼앗고, 1907년 한일 신협약을 통해 군대를 해산하는 등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차근차근 준비해 갔습니다. 1910년 일본 육군 대신 데라우치가 3대 통감에 취임하면서 이와 같은 조치는 더욱 빠르게 추진되었습니다.일본의 헌병이 경찰 업무를 대신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협했으며, 일본의 정책에 반대하지 못하게끔 신문·잡지를 엄중하게 검열하였습니다. 한국은 사실상 일본의 통제 아래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 놓은 후, 친일파 총리대신 이완용에게 한일합병 조약안을 통과시키도록 하여, 결국 이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