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한국전쟁이 끝나고 삶이 궁핍하여 여가(餘暇)를 즐길 마음의 여유(餘裕)도 없었던 시절, 그 무렵의 겨울이 되면, 내고향 시골마을에서는 논, 밭 농사의 가을걷이도 모두 마쳤고, 김장도 담궈 뒷켠 담장 밑 양지 쪽 텃밭에 묻어 두었으니 먹을 문제는 해결이 되었었다. 그리고 초가지붕도 이엉을 엮어 새로 이었고, 안방, 사랑방, 건너방의 미닫이, 여닫이, 드닫이 방문과 봉창(封窓)도 모두 창호지(窓戶紙)를 새로 바르고 문풍지도 붙여 외풍(外風)을 막았고, 나뭇간에는 콩대, 깻대를 비롯하여 솔잎깔비에 장작까지 겨울나기 땔감을 가득 쟁여놓아 추위에 떨 걱정도 덜었었다. 이렇게 월동준비(越冬準備)와 농삿일이 끝난 농한기(農閑期), 낮의 길이가 짧은 동지섣달, 우리들의 보통 엄마들은 길쌈이라 불리는 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