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는 무자년이시여!
가시는 길 아쉽드라도 이것만은 갖고가소
들고 진짐 무겁드라도 이것만은 갖고가소
힘겨워도 넘치드라도 조금만 더 갖고가소
여의도에 모인 이들 분탕질도 보기 싫고
입고 먹고 잠잘거리 높은값도 꺽어가고
일할자리 틀어막은 높은담장도 걷어가소
길거리에 나뒹구는 삼강오륜도 줏어가고
남의 목숨 귀한줄 모르는 아귀들도 델꼬가고
지천사방 널린 잡놈 쓸어담아 들고가소
나라살림 갉아먹는 살쾡이도 잡어가고
이웃살림 갉아먹는 쥐새끼도 잡어가고
내집살림 갉아먹는 좀버러지도 잡어가소
머리속에 들어있는 근심걱정 빼어가고
팔다리 마디마디 쑤시는놈 잡어가고
복창속에 들어있는 우환덩어리도 가져가소
오시는 기축년이시여!
가라앉은 우리 살림 한뼘 만큼이라도 띄워주고
널부러진 이웃 살림 윗몸이라도 세워주고
깨져가는 나라살림 튼튼하게 붙여주오
방방마다 넘쳐나게 입성부리 채워주고
집집마다 웃음꽃이 만발하게 하여주고
골골마다 일손모자라 안달나게 하여주소
오다가다 만나는 사람 미소띄게 하여주고
신문방송 보는사람 끄덕이게 하여주고
병원 약국 찾는병자 하나없이 하여주소
지하철역 찬잠 자는이 집에 들게 하여주고
쇠창살에 같힌 사람 하나없이 하여주고
방콕하는 젊은이들 일 할수있게 하여주소
때지어 몰려 다니는 폭력패거리도 없게하고
나랏돈으로 바다건너 놀다 오는놈 없게하고
여의도 투구집 속 악다구리 없게하소
무자년(2008) 섯달 스무엿셋날
까마귀 손녀 배꼽세배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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