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 3백 쉰 다섯 번 째 하늘이 열린 날 밤부터 시작된 장대비를 아침나절까지 뿌리든 비구름은
'색경산'을 넘어 옥천으로 흘러가고, 북쪽부터 개어오는 한밭벌엔 굴삭기 소리가 요란하다.
공설운동장이었던가? 한밭종합경기장은 산산히 부서지고 '이글스 드림파크'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가을비를 맞으며 범골에서 올라 선 '보문산행복숲길'이 석교동과 부사동을 지나 대사동 산마루에 닿으니,
얼마 있지않아 공설운동장과 같은 신세가 될 보운대가 운무 속에서 반겨주고 한밭벌은 밝아 온다.
되돌아 내려오다 찻길을 버리고 화장실 앞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목재문화체험장으로 내려가는 탐방로다.
옛 보문산드림렌드 터에 새로 지은 '목재문화체험장'과 옛 관리사무소를 활용한 '숲 치유센터' 한 켠의 울타리속에는
인동에 있던 후지츠 간장공장의 2대 사장 '쓰지 만다로'의 별장이, 수 년 전까지 보문사라는 절이 차지하고 있었으나
보문산공원 정비사업으로 떠나가고 별장건물은 문화재청의 처분을 기다리며 한해 두해 늙어만 간다.
울타리 끝자락의 비좁은 팔각정자 옆을 빠져 나오면 바로 눈앞에 UN탑이라 불리는 '대전지구전승비'가 보이는데
위 사진의 오른쪽 모서리에 자리하던 아래 사진의 1960년대 5.16 군사정권의 비석은 간곳이 없다.
아래 사진 오른쪽의 흐미한 오솔길은 옛 보문산케이블카 상부 승강장으로 가는 길이고
여름이면 애 어른없이 바글거리던 '푸푸렌드' 자리는 다목적광장과 주차장으로 변했는데...
낡은 엘범속에 숨어있던 "보문산의 옛 추억"을 다시 꺼네본다.
'한밭언저리길 답사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문산공원 / 백골저수지에서 보운대까지 (0) | 2022.10.23 |
---|---|
10월19일 수요 벙개 / 보문산 한절골에서 美친 사람들 (0) | 2022.10.20 |
코스모스 향기 따라 장동 기지촌의 흔적을 찾아서 (0) | 2022.09.29 |
2012 대전천의 봄 (0) | 2022.07.17 |
성북동 숲체원에서 빈계산 넘어 수통골로 (0) | 2021.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