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언저리길 답사후기

잊혀져 가는 보문산의 추억

돌까마귀 2022. 10. 4. 16:55

4천 3백 쉰 다섯 번 째 하늘이 열린 날 밤부터 시작된 장대비를 아침나절까지 뿌리든 비구름은

'색경산'을 넘어 옥천으로 흘러가고, 북쪽부터 개어오는 한밭벌엔 굴삭기 소리가 요란하다.

 

공설운동장이었던가? 한밭종합경기장은 산산히 부서지고 '이글스 드림파크'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가을비를 맞으며 범골에서 올라 선 '보문산행복숲길'이 석교동과 부사동을 지나 대사동 산마루에 닿으니,

얼마 있지않아 공설운동장과 같은 신세가 될 보운대가 운무 속에서 반겨주고 한밭벌은 밝아 온다.

되돌아 내려오다 찻길을 버리고 화장실 앞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목재문화체험장으로 내려가는 탐방로다.

낡은 후지츠 간장공장 사장 '쓰지 만다로'의 별장 뒷모습
숲 치유센터
목재문화체험장

옛 보문산드림렌드 터에 새로 지은 '목재문화체험장'과  옛 관리사무소를 활용한 '숲 치유센터'  한 켠의 울타리속에는

인동에 있던 후지츠 간장공장의 2대 사장 '쓰지 만다로'의 별장이, 수 년 전까지 보문사라는 절이 차지하고 있었으나

보문산공원 정비사업으로 떠나가고 별장건물은 문화재청의 처분을 기다리며 한해 두해 늙어만 간다.

울타리 끝자락의 비좁은 팔각정자 옆을 빠져 나오면 바로 눈앞에 UN탑이라 불리는 '대전지구전승비'가 보이는데

위 사진의 오른쪽 모서리에 자리하던 아래 사진의 1960년대 5.16 군사정권의 비석은 간곳이 없다.

아래 사진 오른쪽의 흐미한 오솔길은 옛 보문산케이블카 상부 승강장으로 가는 길이고

여름이면 애 어른없이 바글거리던 '푸푸렌드' 자리는 다목적광장과 주차장으로 변했는데... 

낡은 엘범속에 숨어있던 "보문산의 옛 추억"을 다시 꺼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