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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묘(墳墓) 이야기

분묘(墳墓) 분묘란 무덤의 총칭인데, 대체로 풍수 지리설에 의하여 자리를 잡는 것은 마찬가지다. 즉 산을 뒤로업고 남쪽을 향하면서 산의 줄기는 왼쪽으로 청룡(靑龍), 오른쪽으로 백호(白虎)를 이르고, 앞에는 물이 흐르며 주산(主山)의 약간 높은 곳에 위치하고 앞은 몇 층의 단상(壇狀)을 이르면서 주의에 호석(護石)을 두르고있는 것이 전반적인 형태이다. 배위가 한데 매장된 곳을 합장, 합묘 또는 합폄(合폄)이라 하며, 각각 매장된 것을 각 장 또는 각 폄이라 하고 이를 다시 좌우 쌍분 또는 상하 쌍분으로 구분하여 이르기도 한다. 묘를 조(兆)라고도 한다. 영역(塋域) 무덤을 쓰기 위하여 마련된 그 지역을 일컫는 말인데, 이를 묘역이라고도 한다. 봉분(封墳) 시체를 매장할 때에 무덤을 나타내기 위하여 큰 함..

망주석(望柱石)과 세호(細虎)에 관한 이야기

인릉(순조)의 망주석 세호 정릉(중종)의 망주석 세호 선릉(성종)의 망주석 세호 세호(細虎)란 가늘게 조각한 호랑이 문양을 말합니다. 세호는 고대의 전설 속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로서 기린, 용, 이무기, 해태 등이 있는데 이들은 덩치가 큰 동물인데 반해 덩치가 작은 상상의 동물도 있습니다. 이것이 세호입니다. 더하여 천록, 산예 등도 있는데 모두 나쁜 액운을 막아주고 잡귀를 쫓는 수호신 역할을 합니다. 이 세호를 망주석에 조각하여 새겨 넣는다 함은 분명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의 의미가 클 것입니다. 망주석이란 글자 그대로 (望柱石; 바라보는 돌기둥)이라 하겠습니다. 즉 무덤을 바라보며 지키는 것입니다. 혹자들은 마실 나갔던 귀신이 멀리서도 이 망주석을 보고 자신의 무덤이라는 걸 알고 찾아온다 하는 이도 ..

'어묵'은 우리말, '오뎅'은 일본말?

우리나라 '어묵'의 성장과 어두운 역사 어묵은 오뎅, 가마보코, 덴푸라, 간또, 고기떡, 생선묵, 어묵 등 세대별·지역별로 부르는 이름이 각양각색이다. ‘오뎅(おでん)’은 일본말, ‘어묵’은 우리말, 보통 이렇게 배웠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가면 어묵은 생선살을 익힌 것이고, 오뎅은 익힌 생선살로 만든 탕이나 전골이라고 알고 있다. 일반인에게 이 정도 지식이면 충분할지 모른다. 하지만 오뎅과 어묵은 왜 한동안 같은 의미로 사용됐을까. 나름의 역사가 있다. 오뎅? 어묵? 어묵과 비슷한 음식으로 ‘어환(魚丸)’이란 것이 고대 중국에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에도 있다. 숙종 45년(1719년)에 간행된 에는 생선숙편(生鮮熟片)이 등장한다. 생선을 으깨고 여기에 녹말, 참기름, 간장을 넣고 쪄낸 다음 잣가루를..

天下大將軍, 地下大將軍은 장승(長栍)이 아니고 벅수(法首)라 불러야 옳다.

장승이란? 신라 21대 소지왕(炤知王) 9년(서기 487년)에 역참(驛站)제도를 도입하여, 나라의 땅과 길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목적으로, 장승(후, 堠)을 만들어 5리 또는 10리마다, 촘촘하게 나라(官)에서 세우고, 현재의 위치, 이웃마을의 이름과 거리, 방향 등을 꼼꼼하게 표현하여, 관로(官路/國道)의 가장자리에 세워서, 길의 정보를 알려주었든 기능을 가진, 나라에서 관리 한 푯말(里程標)을 장승이라 하였고, 장승이 세워진 곳을 '장승배기' 또는 '장승백이'라 불렀다. 5리(里)와10리에는 작은장승을, 30리에는 큰장승을 세웠고, 장승에게 지내는 제사의식은 없었다. 장승은 길을 알려주는 단순 기능의 '이정표'이고, '푯말'이였기 때문이다. 장승에는 길을 따라 대륙(中國)에서 들어올수 있는 전염병과 잡..

봄 꽃 이야기

봄꽃 피는 계절이다.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리는 봄꽃 중엔 헷갈리는 것이 많다. 어린이집 아이들이 봄꽃이 활짝 핀 곳으로 소풍을 나와 선생님께 묻는다 "선생님 이 꽃 이름이 뭐예요?" "응 이 꽃은 벗꽃이야" 사진에 보이는 만개한 꽃은 무슨 꽃일까? 벚꽃처럼 보이는 연분홍빛 꽃은 살구꽃이었다. 줄기 지저분하면 산수유 산수유꽃과 생강나무꽃은 줄기로 구별하면 쉽다. 산수유 줄기는 수피가 벗겨져 지저분하다. 남도에서 봄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꽃 가운데 하나가 산수유꽃이다. 비슷한 시기에 피는 생강나무꽃이 산수유꽃과 헷갈린다. 좁쌀 같은 자잘한 꽃이 뭉쳐 있는 모습이 비슷하다. 그러나 산수유와 생강나무는 아예 다른 종이다. 산수유는 층층나무과, 생강나무는 녹나무과다. 꽃보다 줄기를 보면 의외로 차이가 확연하다..

"야호" 소리

점심 후에 오르는 산이 힘겹다. 입이 즐겁게 배를 채우고 나니 그만큼 다리가 수고로움을 감당하게된 것이다. 여러 기관들이 모여 한 몸을 이루고 있는 터라, 한 쪽의 흡족함이 때로는 다른 쪽의 짐이 되는 모양이다. 모자란 듯이 식사 양을 조절했어야 하는데 입 욕심을 덜어내기가 아직도 쉽지 않다. 식식거리며 오늘 산행의 마지막 오르막길에서 땀을 흘리는데, 저 멀리 산등성이 위에서 누군가 연달아 내지르는 “야호”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그건 퀴퀴한 소음으로 청정한 산 속을 오염시키고 있었다. 꼭대기에 올라 의기양양하게 산울림을 즐기려는지 모르지만, 목까지 차오른 욕심 덩어리들을 토해내는 것처럼 역겨운 것은 웬일일까. 바닥까지 훌훌 다 내려 놓고 잠잠하게 겨울 햇살을 즐기고 있는 산 속 토박이 거주자들을 놀라게..

미안해! 사랑해! 이 말을 못했습니다

저만치서 허름한 바지를 입고 엉덩이를 들썩이며 방 걸레질을 하는 아내... "여보, 점심 먹고 나서 베란다 청소 좀 같이 하자." "나 점심 약속 있어." 해외출장 가 있는 친구를 팔아 한가로운 일요일, 아내와 집으로부터 탈출하려 집을 나서는데 양푼에 비빈 밥을 숟가락 가득 입에 넣고 우물거리던 아내가 나를 본다. 무릎 나온 바지에 한쪽 다리를 식탁 위에 올려놓은 모양이 영락없이 내가 제일 싫어하는 아줌마 품새다. "언제 들어 올 거야?" "나가봐야 알지." 시무룩해 있는 아내를 뒤로하고 밖으로 나가서, 친구들을 끌어모아 술을 마셨다. 밤 12시가 될 때까지 그렇게 노는 동안, 아내에게 몇 번의 전화가 왔다. 받지 않고 버티다가 마침내는 배터리를 빼 버렸다. 그리고 새벽 1시쯤 난 조심조심 대문을 열고 ..

재미있는 사투리와 표준어 이야기

*한겨레21, 2015.8.4 기사 퍼옴 먼저 시 한 편.시골 버스 정류장에서/ 할머니와 서양 아저씨가/ 읍내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제멋대로인 버스가/ 한참 후에 왔다// -왔데이!// 할머니가 말했다/ 할머니 말을 영어인 줄 알고/ 눈이 파란 아저씨가/ 오늘은 월요일이라고 대꾸했다// -먼데이!// 버스를 보고 뭐냐고 묻는 줄 알고/ 할머니가 친절하게 말했다// -버스데이!// 오늘이 할머니의 생일이라고 생각한/ 서양 아저씨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해피 버스데이 투 유!오탁번의 ‘해피 버스데이’라는 시다. 재미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시가 재미있기 얼마나 어려운데. 이 시의 포인트는 사투리와 외국어의 만남이다. 전혀 섞일 일 없는 두 개의 세상이 우연하게 만나 발음..

한국이 너무나 사랑해서 씨가 말라버린 왕년의 국민생선, 명태

서울시장 선거가 끝난 지 2주가 넘었는데 아직도 머릿속엔 생태탕이 떠나질 않는다. 과음한 다음날이면 뜨끈한 국물에 푹푹 삶은 생태 살 한점 먹고 땀을 쭉 빼던 한국인의 소울푸드 생태탕. 시장 선거를 거치면서 그 무엇보다 정치적인 음식이 됐다. 그런데 생태탕을 즐기는 건 점점 힘들어진다. 국내산 명태는 2019년 이후 발자취를 감췄다. 일제시대 최대 어획량에 비하면 0.0001%도 안되는 명태만 최근 잡혀왔다. 일본이 2년 안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풀겠다고 하니, 우리나라 생태탕집 원재료의 99%를 차지하는 일본산 생태도 먹기가 꺼려질지 모른다. 왕년의 국민생선 명태 내장으로 만든 창난젓 명태는 오징어와 고등어를 제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어 왔던 생선이다. 생태학에서는 통상 변종이 ..

'멍에', '너무합니다', '애모' 가수 김수희의 삶

1990년대에는 신승훈, 김건모, 서태지와 아이들이 우리가요계를 주름잡았던 시대였고, 특히 서태지와 아이들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았지요. 서태지와 아이들은 우리나라의 문화대통령이라는 닉네임이 붙을 정도로 젊은이들 사이에 대중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던 시기가 90년대랍니다. 90년대 중반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는 인기가요순위 프로그램에서 4주연속 1위를 수상하면서, 이제 곧 5주연속 골든컵을 수상할 것이 예상되던 시기였는데요. ​ 그런데, 가요순위프로그램에서 넘사벽이나 다름없는 서태지와 아이들을 꺾고 당당히 1위에 오른 여자가수가 있었는데, 바로 그주인공은 김수희였고, 그녀는 ‘애모’라는 곡으로 가요순위 프로그램에서 당당히 1위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아무도 예상치못했던 센세이셔널한 일..

성북동 숲체원에서 빈계산 넘어 수통골로

언 제 : 2021년 8월 11일 수요일 어디서 : 대전 유성구 성북동 국립대전숲체원-대전둘레산길 10구간 대정임도-빈계산-9구간 성북동삼거리-수통골 누구와 : 코로나19와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과 함께 밑의 사진 2컷 잘 살펴보세요 베낭 가득 먹거리를 가져오신 산벗님들~ 덕분에 몸보신 잘하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산마루에서

가린 곳 하나 없이 탁 트인 산마루에 사방을 둘러 싸는 찬란한 붉은 장막 그 속에 갇혀 있는 내가 바로 신선일세 땅거미가 짙어 지고 밤하늘에 별이 뜨면 정겨운 님과 함께 술잔을 높이 들고 오작교를 넘나 들며 사랑을 나누리라 새벽 닭 울음소리에 미리내는 사라지고 서쪽 하늘 초승달 옆엔 샛별이 빛나는데 또 다시 붉은 장막은 마루금에 드리우네 사랑하는 벗들이여 훌훌 털고 일어나라 저 찬란한 태양을 향해 힘차게 날아보자 가슴 속에 품은 큰뜻 하늘 높이 펼쳐 보자 2021년 7월 31일 / 코로나19 사태의 빠른 종식을 기원하며 사진은 2009년 12월31일과 2010년 1월 1일 구룡산 삿갓봉에서 비박하며 촬영

더위를 피해 토끼봉 휘돌아 구정리 터널 속으로

언 제 : 2021년 7월 25일 일요일 어디서 : 대전 동구 신상동 흥진마을 억새 갈대밭 길-신상교 밑-대청동주민센터-금강생태마당-구정리터널-비룡동 누구와 : 무더위와 코로나19에 지친 사람들과 함께 신샘님이 정성을 드려 준비한 시원한 샤베트와 막둥이표 찹쌀떡으로 기력 보충을 마치고 다시 출발 황새바위전망대와 계족산성이 건너다 보이는 시원한 바닷가 백사장(?)에서 정오를 넘기고 다시 출발 대청호오백리길 4구간 호반낭만길과 5구간 백골산성낭만길의 끝머리와 들머리에서 옛 경부고속도로 신상교 밑을 지나 대청동주민센터가 있는 원세천 마을을 향한다. 흥덕슈퍼에서 시원한 얼음 붕어빵으로 땀을 식힌 뒤 새로 생긴 금강생태마당을 지나 구정리 터널에 아예 자리를 펴고 마냥 피서를 즐긴다. 가자 원미면옥으로! 시원한 냉..

2021년 大暑날 벌어진 雀螂大戰

22일은 '염소 뿔도 녹는다'는 대서, 이날 서울 낮 최고기온은 36도까지 치솟았다. 푹푹 찌는 더위에 지쳐가는 건 사람만이 아니다.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불볕더위 속에서 작은 생명들도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날 정오경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내 식수대. 2~3분 만에 고작 한 방울씩 물이 떨어지는 수도꼭지에 사마귀 한 마리가 매달렸다. 수분을 섭취하기 위해 찾아온 작은 생명이 힘겹게 목을 축이려는 순간 어디선가 날아온 참새와 맞닥뜨리고 말았다. 그러나 순식간에 천적을 만난 사마귀는 결코 물러날 뜻이 없었다. 물 한 방울을 놓고 참새(雀)와 사마귀(螂)가 대치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 이야기

1950년대 후반 코흘리게 국민학생 시절 형들과 함께 '한국전쟁 낙동강방어선'의 최전방 고지였던 작오산(鵲烏山) 자락을 누비며 주워온 탄피(彈皮)나 탄띠를 엿장수에게 엿으로 바꿔 먹다가, 차차 돈에 눈을 떠 이동고물상인 리어카 엿장수와 현금거래를 하면 빨간 1園('원'으로 읽지 않고 '환'으로 읽음)짜리 몇장을 받아 챙겨 놓았다가 학교를 파하고 바로 읍내의 만화방으로 달려가 눈깔사탕보다 더 단단한 돌사탕을 입에 물고 만화책에 빠져들던 시절이 있었다.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 1959년에 탄생한 '김산호(필명 산호)'의 시리즈 만화. 한국의 토종 슈퍼히어로물. 59년 당시로는 생각하기도 힘들었던 장르로 발간되어 대박을 쳤던 한국 최초의 SF시리즈물 이기도 하고, 한국 최초의 슈퍼히어로 만화이기도 하다. 게다가..

제헌절에 찾은 장령산에서 멋진 전망에 취하다

언 제 : 2021년 7월 17일 토요일 제헌절 어디서 : 충청북도 옥천군 군서면 금산리 장령산과 금천계곡에서 누구와 : cafe daum 대전둘레산길잇기 길벗들과 함께 607번 옥천행 대전시내버스를 타고 옥천 삼양네거리에 내리니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미선나무와 구 한말 대원군이 전국에 세운 척화비가 반겨주고 09:50 옥천버스 종점을 출발한 금천리 휴양림행 39번 버스는 백제 성왕의 목숨을 잃은 월전리 '구진벼루'를 둘러 왔는데도 25분만에 종점에 닿았다. 집결지 거북가든에는 많은 길벗들이 개인차량으로 도착해 있어 서로간에 인사를 나눈 뒤 휴양림 주변 산책팀은 남겨 놓고 산행을 위해 길을 나서니 여덟분의 길벗들이 함께 나선다. 잠시 숲 산책로에서 해매다가 11:17에 제2코스에 들어서니 초..

세동에서 백운봉 자락 임도 휘돌아 성북동으로

언 졔 : 2021년 7월 14일 수요일 어디서 : 대전광역시 유성구 세동 林道, 성북동 林道에서 누구와 : 한밭언저리길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대전서남부터미널에서 09:00에 출발한 세동행 42번 버스가 유성구 세동 506번지 '쉼터공동체' 승강장에 닿으니 아침 산책을 나온 건장한 동네 주민이 뒷걸음으로 눈인사를 보내고 길가의 무궁화와 백일홍이 잘 다녀가라며 반겨준다. 늙은까마귀 평생 실물로는 처음보는 개미성을 지나 살짝 시원한 골바람이 불어오는 그늘에서 제1주유소를 펼치니 따호표 수육과 주향기표 홍어회가 길벗들 입맛을 돋우고 백운봉 등산로와 세동 돌담길, 성북동산림욕장길이 갈라지는 임도 삼거리에서 제2주유소를 펼쳐 남겨진 안주를 모두 비우고 길벗 모두가 처음 걸어 볼 미지의 숲길로 들어 간다. 18..

조선초 경복궁 깔아뭉갠 일제 박람회 터 드러났다

동궁 남쪽 조선물산공진회 자취, 박람회 건물 육중한 기둥자리들, 육백년전 전각 흔적 무참히 파괴 참혹했다. 오륙백년 전 세종대왕이 거닐던 옛 경복궁 터가 으스러진 몰골로 드러났다. 불과 100여년 전 일본인들이 500년 조선왕조의 정궁이었던 경복궁을 거리낌 없이 깔아뭉갰다는 사실이 의심의 여지 없는 유적의 실체로 증언하듯 나타났다. 일제는 조선 통치의 성과를 보여줄 근대박람회 건물을 세운다며 사람 키만한 너비 150~160㎝의 사각기둥 자리를 경복궁 옛 전각터 곳곳에 박았다. 작은 크기의 깬돌들로 건물의 초석을 놓을 적심을 파거나 아기자기한 모양새의 기단을 쌓은 조선 초 경복궁 전각들의 흔적은 무참히 파괴되었다. 동서남북으로 열을 지은 일제의 육중한 기둥 자리에 마구 짓눌려 여기저기 흩어지고 폐허가 된 ..

초복날 찾은 동산고개 모래톱은 물속에 잠기고

언 제 : 2021년 7월 11일 일요일 어디서 : 대전 동구 신하동 일원에서 누구와 : 대청호 모래톱길을 기대하고 오신 길벗들과 함께 장마가 시작된 7월 3일부터 새차게 내린 장맛비는 밤마다 금강상류 무주,진안,장수 지방에 무진장 쏟아부어 대청호 수위를 72m로 끌어 올려 6년만에 들어내었던 속살이 다시 물속에 잠겨버려 길벗들의 아쉬움이 가득했던 初伏날 대청호 벙개였다. 아래의 2015년 사진처럼 야생화가 핀 모래밭을 걸어 볼려든 꿈을 접고 세상에서 가장 긴 벗꽃길로 불리는 회남길 데크길로 올라서 충암 김정선생의 묘소에 들러 문안 인사를 드리고 비금마을 앞을 지나 철책 문을 열고 동산고개로 나아간다. 그래도 물가에 닿으니 탁 트인 시야가 길벗들의 마음을 조금은 녹인 듯 먹거리가 쏟아져 나오고 추억앨범을..

장맛비가 그친 계족산 황톳길에서

언 제 : 2021년 7월 7일 수요일 어디서 : 대전 대덕구 장동누리길, 산디마을 산신제길, 계족산 황톳길에서 누구와 : 한밭언저리길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와동 현대아파트 승강장에서 09:20에 읍내동에서 출발한 장동산림욕장 경유 산디마을행 74번 버스를 타고 산디마을 버스 종점에서 개인차량으로 먼저 오신 길벗들과 합류하여 용호천 둑방길로 들어서니 장맛비가 그친 하늘은 흐리지만 습도가 높은 바람결은 살같에 닿으니 바로 땀방울로 변한다. 장동누리길이 끝나고 산디마을 산신제길로 들어서자 왼쪽으로 국가사적 355호 계족산성이 반겨주고 바람결은 한결 시원해 지는데 수십년을 버티고 선 "鬼谷山裝"엔 칡 넝쿨이 덮혔다. 자유인 풍운아 벽당 / 멋있다! 아름드리 메타쉐콰이어가 줄지어 선 "산디마을 산신제길" 초..

상소동 산림욕장 둘레산길 한바퀴

언 제 : 2021년 6월의 마지막 날 어디서 : 대전광역시 동구 상소동 산림욕장에서 누구와 : 한밭언저리길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초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많은 길벗들이 상소동의 오토캠핑장 주차장에 모였다. 상소동 산림욕장 입구에서 오늘 산행코스를 설명하며 자신있는 길벗들만 나를 따르고 나머지는 산림욕장 내의 편안한 산책로를 걸으시며 산림욕을 즐기시라 분명히 강조하였건만 물놀이장 위의 사방댐 밑에서 시작되는 장장 1km의 된비알 돌길을 겁 없이 올라가는 길벗들이 늙은 까마귀는 무척 안쓰럽다. 속으로만 ㅎㅎㅎ 애고 이제 5분의2 밖에 못 왔어! 1시간 여의 사투끝에 올라 선 정상은 대전둘레산길 3구간 머들령길의 골넘이고개를 지나 머들령 방향의 첫 봉우리로 대전둘레산길 안내도와 평상이 있는 곳이다..

술 마신 뒤 되도록 피해야 할 음식 다섯가지

술을 마시면 과식을 하게 된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이 식욕을 억제하는 뇌의 시상하부에 직접적으로 지장을 줘 고칼로리 음식에 대한 욕구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술에 취한 상태에서 먹는 특정 음식이 건강에 해로운 경우가 있다. 이와 관련해 '코스모폴리탄닷컴'이 소개한 술을 마신 뒤 먹으면 안 좋은 음식을 알아본다. 1. 매운 음식 매운 음식은 술을 마시지 않았을 때에도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술을 마신 뒤 먹는 매운 음식은 소화기계통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2. 사탕 짠 음식과 마찬가지로 매우 단 음식도 음료수를 찾게 만든다. 술을 마시다 사탕 등 단 것을 먹으면 물보다 술을 더 마시게 돼 좋지 않다. 3. 오렌지 오렌지의 산 성분이 소화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술을 마신 뒤 과일을 먹고..

산길 물길이 좋고 넓은 대청호가 좋아! 대전이 좋아!

2009년 1월에 쓴 글인데 요즘같은 코로나19시국에 다시 한번 읽어 볼 만해서 올립니다. 한밭 땅에 들어 와 산지 어언 30년 시내버스표 한장으로 거의 매일 산을 찾지만 그동안 올라 본 산봉우리는 불과 200여개 그것도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다 올라 본 봉우리는 20여개에 불과하다. 한밭벌을 둘러 싸고있는 두겹의 산줄기에는 봉우리라 부르는 꼭지점이 400개가 넘으니 평생을 매일 올라도 대전의 산에 다 못올라 보고 눈을 감아야 하기에 그래서 나는 매일 산에 오른다. 하나의 봉우리라도 더 올라보고, 하나의 물길이라도 더 걸어보고, 하나의 사연도 더 들어보려고... 연분홍 색 진달래 향기를 맡으며, 산기슭을 타고 올라오는 노란색에 가까운 신록을 보았든가? 계곡을 흘러 내리는 물소리 들으며 솔향기에 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