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아란 가을하늘 한켠의
새털구름 한무리는
흩어졌다 다시모여 양털구름으로 커지고
누우렇게 고개숙인 벼포기 사이 사이로
갈라졌든 가을바람은
신작로길 코스모스 꽃잎 흔들며 다시 만난다
주린배 움켜쥐고 떠나왔던 고향길
등터진 손 흔들며 옷고름에 눈물닥던 그어미가
말없이 담뱃대 입에물고 헛기침하던 그애비가
지금은 양지바른 언덕에 누워 기다리시는 고향길
코스모스 하늘거리고 알밤이 뒹구는 그 고향길을
형제 친구들 만날 설레임 가득안고 간다
남과 북이 한데엉킨 뜻모를 밀고 당기기 끝에
영문 몰래 갔던 님도 끌려서 갔던님도
찬바람부는 부두에서 고향 버리고온 님도
물결에 휩쓸려 넘어간 님도
죽어서도 못잊을 그리움 가슴에안고
고향소식 애타게 기다리든 그님들도
얼굴 가득파인 그리움의 골 만큼이나
기나긴 세월을 넘어 만난다
만남은 언제나 반가운것
만남은 언제나 새로운것
만남은 언제나 설레는것
만남은 언제나 풍요로운것
그래서 만남은 언제나 좋을레라
2009.9.25
추석을 앞둔 이산가족 상봉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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